도전 나도 프로그래머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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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관람불가 : 1982, 이 장면에 주목

  • 애마부인 / 정인엽
  • 화녀 82 / 김기영
  • 안개마을 / 임권택
  • 꼬방동네 사람들 / 배창호
  • 안개는 여자처럼 속삭인다 / 정지영

위의 다섯 영화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1982년도 흥행 베스트 10’에 오른 영화도 2편이 있고, 원작소설이 있던 영화도 2편 있으며, 각각 연기상 혹은 감독상, 작품상을 탄 영화도 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모두 1982년에 제작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영화라는 것이 제일 큰 공통점이다.

이번 기획전은 1982년의 시대상을 알아보고, 그 당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영화는 어느 정도 수위의 영화였는지 살펴보는 데에 중점을 두고 보면 더 흥미로울 것이다. 또한 본인이 언급한 이 영화들의 재미 포인트(친절한 타임코드)를 참고해서 보면 좋겠다.

  1. 애마부인 / 정인엽

[애마부인]은 연출자는 다르지만 같은 제목으로 1982년부터 1995년까지 12편까지 제작이 된 영화이다. 그만큼 1편이 많은 이의 사랑을 받았다는 뜻일 것이다.
애마부인은 이중적인 의미가 있겠지만 여자 주인공의 이름이었다. 애마. 영화가 시작될 때 크레딧에 '애마 안소영'이라고 뜨길래 훗, 하고 웃음이 났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애마부인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스토리가 분명 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야한 장면(잘찍은 장면이라 느끼는)을 보다가 라면을 너무 오래 끓여서 불은 라면을 점심으로 먹게 되었다는, 본인의 실제 이야기. ‘설마?’가 ‘리얼’이 되는 순간. (타임코드 : 00555500 언저리)

  1. 화녀 82 / 김기영

김기영 감독의 하녀 시리즈 중 마지막 작품인 [화녀 82]. 이 영화가 궁극적으로 재밌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식모 역의 나영희씨 때문이다. 그분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다만 브라운관에서 많이 보았기에 낯이 익고,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주준영의 엄마로 출연해서 아는 것이 전부였다. 18세의 백치미 식모로 분한 나영희씨의 연기는 꽤 어색하다고도 볼 수 있지만, 내가 알고 있던 그 배우의 도도한 이미지가 아니어서인지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나영 같이 예쁜 배우가 바보 역할을 하는 것을 본 느낌이라면 비유가 될까. (타임코드 : 00514000 언저리)
또한 1960년 작품 [하녀]에서 안성기님이 아역으로 나왔다면, [화녀 82]에서는 장서희님이 아역으로 나와 주시니 역시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한 느낌.

  1. 안개마을 / 임권택

이 영화는 원작소설이 있는 영화이다. 원작의 제목 [익명의 섬]이 곧 [안개마을]이다. 익명이라는 가면을 쓰고 다수의 사람들이 한 사람을 희생양으로 삼는 일은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며, 영화 속 이야기만도 아니다. 그래서 무섭다. 특히, 선량한 얼굴을 한 시골 사람들의 이면까지 들여다보면 더욱 그렇다. (타임코드 : 엔딩 크레딧 나오기 전)

  1. 꼬방동네 사람들 / 배창호

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것은 ‘캐릭터’의 힘이다. 주석(안성기)은 몇 년 전부터 많이 회자되고 있는 '상남자'라는 표현에 걸맞는 캐릭터이다.

'진짜 남자, 남자 중의 남자' 라는 뜻을 가진 이 단어는 비단 주석에게만 해당되는 표현은 아니다. 명숙의 동거남이자 새로운 남편인 태섭(김희라) 역시 거친 남자지만 명숙(김보연)을 사랑함에 있어, 그리고 자신의 과거 죄를 인정하는 부분에 있어서 상남자의 매력을 풍기고 있다. 상남자 안성기와 김희라님. 아름다운 외모에 생활력 강한 엄마 역할의 김보연님. 모두 다 매력 있고 공감이 가는 캐릭터이다. 자꾸만 엇나가려고 하는 아들 역할을 맡은 아역 배우의 어색한 연기를 보는 것도 재미 중의 하나였다. (타임코드 : 01155500 언저리)

  1. 안개는 여자처럼 속삭인다 / 정지영 (이 작품은 영상도서관 VOD)

정지영 감독의 데뷔작인 이 영화는 당시 섹시 이미지를 부각시킨 친자매의 출연으로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남자 주인공의 복잡다단한 심리를 대변하듯 배경음악이 요란하게 깔리고, 자주 등장하는 정사씬에서도 배경음악은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 빠짐없이 흐른다. 게다가 그런 에로틱한 장면은, 관객들도 마음껏 충분히 즐기라는 듯 (과하게) 오래 지속된다. 또한 주인공의 집 조경사로 일하는 남자도 이곳저곳에서 정사를 벌여 주신다. 그래서 웃.음.이 난다. (타임코드 : 시도때도 없이 )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라이방을 쓴 혜련이 배신을 저지른 그들을 바라보는 장면에서 정지화면이 되는 것이다. 많은 영화에서 자주 사용하는 프리즈 프레임. 그 마무리가 나는 마음에 들었다. 내가 느끼기에 지.지.부.진.했던 에로장면과는 다르게 깔끔하고 심플한 마무리. 그래서 ‘끝이 좋으면 다 좋다’고, 기분 좋게 나도 이 글을 마무리해 본다.

본인이 태어난 1982년엔 우리 부모님이 20대였다. 지금의 내 나이보다도 젊은. 갓 아기를 출산하여 부모님이 된 그들이 겪은 시대를 들여다 볼 수 있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요즘 인기리에 방영하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만큼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청소년 관람불가 비디오테이프를 종종 빌려보던 밤잠 없었던 철부지 여중생이 이제는 부모님에게 그 당시를 추억할 수 있는 영화들을 컴퓨터 화면을 통해 함께 보고 즐겨보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어머니께 한마디.

" 엄마, 중고생 때 저 대신 빨간색 비디오 테이프 빌려다 주셔서 감사했어요. "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매년 진행하는 <도전 나도 프로그래머> 이벤트에 2015년 응모했던 글입니다. 2013년에 응모한 내용이 안뽑혀서 그 글을 조금 줄여서 또 도전한, 질척질척이는 글입니다.

★★
첨부된 이미지는 2015년 발표한 위아더나잇 싱글 [All Right] 앨범 아트입니다. 점차 잔잔하고 마음을 울리는 가사의 노래를 많이 만들고 있지만, 이 노래는 뭔가 일렉트로닉(?)하고 후렴구 가사가 섹시한 곡입니다. 신나는 노래도, 조용한 노래도 뭐든 만능으로 해내는 위아더나잇. 제가 사랑하는 밴드입니다. 지금보다 더 '유.명.한. 인.디. 뮤.지.션.'이 될 거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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