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한지 2시간후 남편의 카톡이 왔다.
어린이집 원장선생님이 폐원할꺼라서 3월중에 다른 곳으로 보내라고...
사실 그동안 내가 보낸 어린이집은 입소문도 안좋았고 지역맘카페에서도 좋아하지 않는 소위 좋지않은 어린이집이였다. 그 어린이집을 보낸다고 하면 다들 그런곳에 왜 보내냐고 물었다.
나도 나름대로 이리저리 원장들과 상담도 해보고 시설도 둘러보며, 아기와 같이 갔을때 반응도 살피고 고른곳이 그곳이였다.
딱 두가지 입소문과 맘카페를 조사하지 않았다.
어찌보면 입소문과 맘카페 반응을 보고 보내는 분들과는 다르게 청개구리처럼 행동한듯 하다.
그게 제일 중요한것도 아니라고 할 수 없다.
폐원소식을 접했을때 주변지인들과 나는 같이 분노하였다. 그럼그렇지 라고 들었고 나는 그럴껄그랬써라고 맞장구쳤다.
전화를 계속 해도 원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신호음 한번 들린후 바로 통화중이라 받을 수 없다고 친절한 안내가 나오고 그 얘길들은 지인은 그것봐 수신거부한거라고 했고 나는 그런것같다고 맞장구쳤다.
아기의 어린이집 담임선생님께 아쉽다는 카톡을 보냈고 자신도 오늘에서야 소식을 접했다고 답톡이 왔다. 그리고 이 모든 사건이 일어난 3시간동안 나의 가슴은 답답했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점심시간이 되기전, 문득 생각해보니...
그동안 아기를 데리러 갈때마다 힘든 표정으로 포대기로 아기를 안고 다른 아기를 보는 모습들과 원이 끝나고서야 내일 어린이집에서 먹을 반찬과 국을 집에서 끓여서 아침에 가지고 온다고 했던 원장의 모습이 떠올랐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도 그정도인데 오죽 힘들었을까 본인도 아들 딸 자식이 있는데 특히나 다른아기 보다 1시간은 더 늦게 데려가는 내딸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하고 그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보려고 노력했다.
휴...
꼬박 1달을 애먹이며 적응한 곳인데 다시 새로운곳을 찾는다는 것은 이미 복직한 내게는 기쁜소식은 아니지만..... 오늘 주변에 짜증을 낸 통에 여기저기서 추천하는 어린이집이 날아든다. 여기동네 저기동네 권해준다.
그리고 점심시간에 잠시 짬을 내어 만난 남편은 집근처 어린이집에 이미 전화를 걸고 있었다. 수첩에 볼펜으로 휘갈긴 보육시간과 폰번호가 즐비했다.
내가 다가간것을 눈치챈 남편이 신경질 적으로 어서와서 너도 전화 좀 해봐라고 했다.
남편은 2곳에 전화를 넣어 오늘 상담까지 확답받았고 내가 곁에 앉기 무섭게 또다시 전화를 걸었다. 그의 친절한 아빠목소리를 들으며 멍하니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집에서 1분거리 어린이집에 자리가 있고 마주보는 옆동에도 자리가 있었다. 두 곳 모두 이미 두어차례는 가봤던 곳이다. 그곳에 맡기지 않은 이유는 6시까지밖에 보육을 해주지 않아서다.
법적시간은 아침 7시반부터 저녁 7시반까지인데 내가 사는 동네에 그런 어린이집은....없었다.
그래서 지금 다니는 어린이집을 보육시간 하나만 보고 맡겼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 어쩌겠나. 다들 늦어도 5시만 되어도 원에 아기가 한 두명? 그뿐인것을.
복직한지 3개월, 남편의 출장으로 연차는 거의 없고, 이런 돌발상황으로 훅 하고 퇴직이 목전까지 찾아온다.
아기키우기
역시 생각보다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