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 아무런 예고도 없이 그것이 찾아온다. 한번 찾아온 그것은 다시 찾아올 가능성이 많고
같은 상황이 올 때마다 찾아온다. 그것이 오기전으로 되돌리는것은 쉽지 않고 시간이 꽤나 걸리며 정신적인 고통이 따른다.
나는 오늘 회사일을 마치기 전 정말 몇 주만에 그것과 마주했다. 지나치는 이들의 눈빛, 표정, 상황이 그것을 소환시켰다. 그 순간부터 말이 없어진다.
인사하는 이들도 지나치는 이들도 모두 날 비난하는듯 하다. 가만히 서 있는 내 옆을 아는 언니가 눈인사도 아는척도 없이 지나치고 그런 생각은 이때다 싶어서 더 나를 잠식했다.
왜 날 모른척 하지? 그정도로 내가 싫은 거야?
그리고 퇴근하는 길에 마주친 항상 많은 얘길 나누는 사람이 나의 인사에도 다른이의 옆으로 가서 얘길 나눈다.
이제 나랑 있기 싫어? 내가 그동안 질척거린거야?
혼자 우두커니 앉아서 나는 행복한 일들을 되뇌어 본다. 웃으며 걷다가 갑자기 화장실가는 모퉁이에서 마주친 이들의 속닥거림이 화근이였다. 나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거라고 그냥 폰이나 보지 그걸 또 혼자서 저 사람들 지금 무슨 얘기하는거지? 지금 날 욕하나? 궁금해하다 1초도 안되어 표정이 굳어버렸다.
그 이후 2시간동안 너무 고통스러운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나 자신을 갉아먹는 그것은 원래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내가 정신을 잃을 때까지 계속된다. 집에 와서 빵 우유를 대충 배에 집어넣고 손만 씻고 세안도 없이 그냥 누워 잠이 들었다. 자고 일어나면 사라질꺼야.
같이 사는 이에게 이런 류의 자가망상을 토로한적 있다. 평소 생각이 많아서 어떤날은 너무 행복해지는 생각도 솟아나지만 그어떤날은 나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생각도 솟아난다고. 누가 직접 나와서 말한적도 없는데 지레 짐작 하며 나스스로 힘들다고.
슬프게도 그는 이런 생각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단다. 그래서 이런 얘길 하면 날 이상하게 생각했다.
잠들기전이 아니라 아침이나 이른 점심쯤에 이런 생각이 들면 얼른 그녀의 목소리를 떠올린다.
찡씨는 이상하지 않아요^^ 그냥 그대로 살면 되요.
1년간의 정신상담중에 마지막 상담날 그녀가 내게 해준 인생 최고의 말이였다. 괜찮아. 그런 너도 괜찮아.는 단 한번도 내 주변이들에게 들어본적 없는 말이였다. 내 생각을 말하면 이상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 나이가 들수록 회사에서건 집에서건 입을 닫게 되었는데 그 시간은 유일한 나혼자 내생각대로 마음껏 떠드는 시간이였다. 나는 정말 거짓말이 아니라 그녀가 평생 내옆에서 그 얘길 계속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괜찮아. 그런 너도 괜찮아. 전혀 이상하지 않아.
이젠 내 얘길 차분히 들어주던 그녀는 떠났지만, 그녀가 해준 그 한마디가 나에게 빛나는 실타래처럼 어둠속에 있는 내게 따라오라고 날 따라서 밝은곳으로 가자고 하는듯 하다. 너무 감사한 사람. 난 어디에 가서 내가 정신과상담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숨긴적이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날 더 피하나?)
심지어 같이 일하는 회사동료 이야기를 들어주다 그곳을 추천해서 보낸적도 있다. 왜냐면 나에겐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그 상담사의 상담이였다. 아직도 새해가 되면 그녀가 생각나 안부카톡을 보내면 어찌그리 고운말만 하는지^^ 그녀도 분명 욕도 하고 나쁜짓을 했을지언정 내게는 거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로 묘사되고 있다. 고마운사람^^
이런.
그녀이야기를 적자면 너무 길지만, 적다보니 또 기분이 좋아진다. 정말 해리포터가 디멘터에게 영혼을 빨리며 죽어가는데
익스펙토 펙트로늄!
하며 주문을 외우면 사슴모양 마법이 나타나 치유해주듯 내게는 그런 주문이 있다.
괜찮아. 그런 너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