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몰랑일기 160

zzing(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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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다.

🤧😂

근 십여년만에 최악의 겨울을 맞이했다.
내 체력이 이토록 저질인줄 몰랐는데, 저질이 맞구나 하고 강한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임산부의 감기는 꿀단지라는 이상한 글을 읽었다. 낳아도 다시 걸리고의 무한반복이라니...

첫째아기의 감기를 계속 옮는것인지 내가 아이에게 감기를 옮기는것인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일을하면 좀 괜찮지 않을까해서 꾹 참고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은 감기와의 사투 한달째를 맞이하여 도저히 가래기침과 콧물, 미열을 참을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 그까이꺼 항생제 먹자. 먹어.

말은 매번 그랬다. 그렇게 한달을 '그래. 그까이꺼 먹자!' 며 노발대발 했지만 막상 병원앞에서는 머뭇거렸다. 기형아라는 발목이 계속 붙잡는다.

어제도 기어이 보고 말았으니...
1차 기형아검사에서 통과해도 2차 기형아검사에서 다운증후군이나 다른것에 걸린것을 괴로워하며 그나마 자신은 나라에서 낙태를 허용한 질병이고 20주이내라서 수술하러 간다며 아기야 미안하다는 글을 보았다.

최근 확실히 많아졌다. 수정관 임신을 시도하면 더욱 그런 기형을 많이 보게되는데 요즘은 자연임신에서도 기형아를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한 카페의 인기글 4개이상이 자신의 기형아확진 글이였다.

맘들이 자주 모이는 카페라서 공유글을 보러갔는데 또 씁쓸하게 폰화면을 꺼버렸다.

사실 내 친남동생은 태어날때부터 뇌쪽에 종양이 있었다. 극히 작은 것이라 더 커지지않는지 지켜봐왔다. 악성은 아니였지만 그녀석이 점점 자라서 결국 제거해야 하는 수술을 받았다. 12시간이 넘는 수술이였다. 입천장을 뚫어서 진행된 수술에 의사가 3명이나 메달렸고, 동생은 마취도중 깨어난적이 있었다며 수술후 울었다. 아마도 평생의 트라우마가 되겠지...

수술 결과 종양은 모두 제거되지 못했고, 그 수술의 여파로 동생은 중1수준의 사고에서 멈춰버렸다. 아직도 정기적으로 관찰중이다. 그나마 다행이였던건 내가 고등학교 졸업후 제조직에 입사해서 여윳돈이 있어 수술비용을 댈수 있었다. 남동생은 그때까지 보험하나 들어있지 않았고, 지금도 보험가입이 되지 않는다.

그 아이를 키우며 맘고생을 한 엄마를 곁에서 지켜보며 누구보다 잘 알기에 기형이 무서우면서도 외면하고 싶었다. 이상하게도 반발심까지 생겨 임신중에 과자를 더욱 의도적으로 먹기도 했었지만...

첫아이가 정상으로 태어나줘서 고맙다고 어제도 꼭 껴안아 주었다. 큰질병이 없어서 고맙고 엄마딸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우리 둘째도 그랬으면 좋겠어.

일하다가 무슨소릴 하는건지 모르겠다. 이렇게 글을 쓰고서 또 병원에 안가겠지. 가려나. 모르겠다. 겨울임신이 이렇게 힘든건지 몰랐다.

요며칠동안 일기를 쓰고서 올리지 못한 날이 많았다. 너무 유치해서, 찌질해서 이웃들이 뭐라고 생각할까...하며 지워버린 글들이였다.

점점 익명성이 사라지는 곳이 되어가는 것 같아서 편히 일기를 쓰지 못하고 있다. 최대한의 익명을 지켜야겠다. 그게 이곳에 그나마 간신히 글을 쓰게 되는 이유가 될꺼니까.

아몰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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