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비용 부담에 관한 남여간 논쟁이 있을때면 아내와 연애하던 시절을 떠올려본다.
100만원 남짓 월급을 받던 당시 여자친구였던 아내와 일주일에 3,4번을 만났다.
변변한 직장없이 여기저기 알바로 연명하던 내게 데이트 비용은 커녕 교통비도 빠듯했다.
어림잡아 2년도 넘는 기간동안 그런식으로 데이트를 이어갔지만 한번도 여자친구가
돈이 부족하다느니, 차라도 한잔 사라는 얘기를 한 적이 없었고 하물며 몰래 지갑에 돈을 넣어준 적도 있었다.
논쟁 중 의견들처럼 데이트 비용은 남자가 내야한다거나, 더치페이를 해야한다거나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았던 것이다.
한 방송 중 사유리가 말한 데이트 비용에 관한 명쾌한 한마디를 던졌다.
"남자도 그 여자가 좋아서 돈 내는 거잖아요. 저도 그 남자가 좋으니까 돈 내고 싶어요."
또 다른 방송에서 한 여성 방청객이 결혼비용에 관해 의견을 내어 놓았다.
"여자들은 대신 애를 낳아주잖아요."
마치 데이트 비용 논쟁에서도 비슷한 얘기를 들어봤던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여자들은 데이트하기 전에 많은 시간을 꾸미고 치장하는 노력을 기울이잖아요."
맞다, 아니다를 생각하기 이전에 그런 얘기들이 오가는 것에 뭔가 슬픈 기분이 들었었다.
'우린 지금 어떤 거래를 하고 있는건가...?'
아내와 자주 가던, 지금은 사라진 부산 서면 ' WHO'라는 생맥주집에서 알바 월급을 탄 날,
OST매장에서 산 5만원짜리 연분홍 가죽 시계 선물에 눈물을 흘리며 고맙다고 말하던 아내모습이 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