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도 어느 시간까지는 잠자리에 들어야 할지 몸은 잘 알고 있다.
이제는 몸을 누이면 기절하듯 무의식의 세계에 빠져들거란 것도 알고 있다.
이 이상 더 늦는다면 내일 분명 업무에 지장이 있을 거란 걸 잘 알고 있고
노래를 한다는 놈이 이렇게 악기관리를 못하니,
이번 생에 온전한 목소리를 듣는 일은 힘들지도 모른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 누구도 아닌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목소리.
반은 '나의 아저씨' 탓 같은데 무엇 때문인지 마음의 비커가
좀 처럼 채워지지 않아 정처없이 이렇게 마음이 떠돈다.
이렇게 마음이 좀처럼 채워지지 않을 때면,
메워지지 않는 어떤 마음의 흔적을 되짚어 본다.
잊고 살아갈 뿐, 누구에게나 그런 상처의 흔적들은 남아있는 법이니까.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입은 치유자가 된다.
예상치 못하는 타이밍에 원인모를 이유로 마음을 잃어버리고,
원인을 아는 병을 이해하기는 쉽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에는 숱한 검사들이 동반된다.
마음 구석구석에 청진기를 대보고는 가만히 소리를 듣는다.
불치의 병은 함께 세월을 보내며 그를 더 이해하게 하고
결국 그와 평생 친구가 되게 한다.
간혹 증상이 너무 심하게 나타날 때면,
그에 맞는 처방약의 강도가 더 세어지기도 한다.
조금만 더 듣다가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