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0. 28 꿈과 음악 사이 어딘가] 결혼은 현실이다?

zionjohn(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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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대학동기 녀석에게서 연락이 왔다. 결혼 전에 준비할 것이 있어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 오랜만에 얼굴을 보기로 했다. 7년의 긴 연애, 결혼얘기까지는 어떻게든 도달했는데, 아직까지 2세 문제까지는 완전히 협의가 안되어 사실 결혼식도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란다.

인도네시아에 사는 사촌 여동생이 조카를 보러 한국에 온다며 연락이 왔다. 오랜만에 연락한 김에 이런저런 얘기 중 결혼, 출산에 대한 여러 궁금증을 물어왔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원화 30만원 정도면 2시간마다 깨 유축기로 짠 모유를 먹여주고 아이가 크면 한글까지 가르쳐주는 유모가 있다는 꽤나 흥미로운 얘기를 들었다. 한편으론 돈이 얼마가 됐든 2시간마다 깨어나야하는 유모 걱정이 되긴 했지만 말이다.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생기게 되자 주위에 결혼과 출산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대해 의문을 가진 이들의 질문은 늘 결혼생활과 육아에 대한 것이 되기 마련이다.

'결혼은 현실이다.'

결혼에 대한 얘기를 할 때 한마디로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하지만 결혼과 출산에 대한 어떤 얘기를 듣던 간에 카더라 통신에서 들을 수 있는 얘기는 추상적일 수 밖에 없다.

영상에서 남편에게 속마음을 얘기하는 여성은 간접경험이나 주위 여러 경험담을 통해 출산과 육아에 대해 걱정하고 조심스러워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 경험하지 않았지만 관념적인 생각만으로도 출산을 망설이고 있는 것이다.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가면서도 집에 있는 아내를 생각하며 한편으로 이런 의문이 들었다.

'과연 출산과 육아가 카더라가 아닌 실제 경험을 해보고 선택할 수 있는 문제라면 쉽게 결정할 수 있을까?'

내 인생을 포기해야한다는 그런 거창한 얘기를 하지 않더라도 누군가 아이가 수시로 깨 잠을 잘 수 없다고 얘기해줬다고 하자. 우리집만 해도 아내는 출산 전 시골에서 나고 자라 저녁 9,10시쯤 잠에 들어 7시에 잠이 깰 정도로 잠이 많은 아가씨였다. 아이가 태어나자 그 잠많던 아가씨가 잠을 못자니 삶의 질이 굉장히 떨어졌고 살이 있는대로 없는대로 빠져 보기만 해도 매일 안스럽기 그지 없었다. 비슷한 시기 쌍둥이를 출산을 했던 직장동료 아내는 새벽에 도무지 틈을 주지 않고 깨대는 통에 엄마도 못 알아보는 아이들 앞에서 엉엉 울었다고 하고 또 다른 동료 아내는 말도 못 알아듣는 아이 앞에서 진짜 정신병 걸릴 것 같다고 외쳤다고 한다. 카더라와 실제 내가 마주치는 상황은 정말이지 극과 극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본가에 계신 어머니와 처가에 계신 장모님이 가지신 고질병이 다 우리들 키우다 생긴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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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을 앞두고 똑같이 미지의 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 싶은 생각에 먼저 결혼해서 아이를 낳은 친한 동생에게 여러 질문을 던진 적이 있었다. SNS에 매일같이 아들과 셀카를 찍어올리며 행복해하는 모습에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둘째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둘째 계획도 있어?'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아니요. 죽어도(안 낳을거에요.)

그러면서 아내와 불침번을 서며 서로서로 바꿔가며 잠을 잤다는 얘기를 들려주었다.(이런 배려깊은 남자를 만난 것도 행운이다.) 애가 이쁜건 이쁜거고 육아가 힘든건 힘든거다. 물론 경험이 없던 내게 그 얘기는 조금은 극성스런 얘기로 들렸지만 '그 만큼 힘든가' 보다 하고 가볍게 흘려 들었을 뿐 지레 겁을 먹거나 하진 않았다. 그리고 현재, 첫째를 낳기 전까지만 해도 혼자는 외로우니 동생 한명은 있어야겠지 당연스럽게 얘기나누던 우리부부는, 요즘 일체 그런 얘기를 꺼내지 않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김태원의 '엄마는 준비하는 게 아닌데'라는 말에 공감하게 된다. 엄마를 미리 실습해볼 수 있다면 선택의 여지가 있겠지만 출산과 육아를 축복이라는 이유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누군가에게는 엄마의 무게가 견딜 수 없을만큼 버거울 수도 있는 법이다. 그 또한 낳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법이지만.

그렇다면 원화 30만원이면 2시간마다 일어나 모유를 먹여주고 한글까지 가르쳐주는 유모가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아내가 얘기한다.

'난 싫어, 그냥 조금 힘들어도 내가 키울래.'

몸은 좀 힘들지 모르지만 모성애를 충족할 수 있는 시간 또한 엄마에게 있어 소중하고 행복한 경험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각자에게 맞게 지혜로운 방법이 필요할 것 같다. 누군가에는 인도네시아 유모가 좋은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물론 한국에서는 아주 많은 비용이 들겠지만.

종종 아내에게

"내가 어릴적 읽었던 위인전집 중에 분명 자기 이름이 있었던 것 같은데"

라며 우스개 소리를 하곤 한다. 한 평생 살면서 존경한다는 말을 할만한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아이를 낳는 순간부터 함께 사는 바로 옆사람에게 늘 경의를 표하게 된다. 엄마의 사랑과 희생은 정말이지 늘 새롭고 경이롭다.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이 존경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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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엄마가 얼마나 고생하는지 아니? 당연히 모르겠지? 아빠도 몰랐으니까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