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내용은 전혀 다른 가출 청소년 학생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저는 이 영화를 엄마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엄마'라는 단어가 영화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이기도 하고, 박화영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기 때문이죠.
영화의 줄거리를 살펴보면
박화영과 어울리는 가출 친구들은 그녀를 엄마라고 부르며 그녀의 집처럼 여기며 보살핌을 받는다. 화영은 그들에게 라면을 끓여주기도 하고, 친구들을 재우기도 한다. 그리고 화영은 자신이 엄마라고 부르지 않으면 욕지거리를 퍼부어서라도 엄마 소리를 듣고 싶어한다. 그녀가 제일 아끼는 친구인 미정도 화영을 엄마라고 부르며 보살핌을 받는다. 미정은 무리의 왕인 영재와 사귀게 되면서 친구들 위에서 군림한다. 어느 날, 가출 소녀인 세진과 영재의 부적절한 관계를 알아챈 화영은 가장 아끼는 미정이 알기전에 이 사태를 해결하고 싶어 한다. 상황은 생각만큼 좋아지지 않고 더 악화되면서 점점 갈등에 휘말려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우선 이 영화는 욕설이 굉장히 난무하기 때문에 보기에 불편하고 낯설 수 있습니다. 적나라하고 현실적입니다. 그런 폭력이 난무하는 가운데 화영의 상처받은 마음이 드러나는 장면들이 몇몇 있습니다. 화영의 표정에서 말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화영이 진짜 엄마로서 갈등에 있는 순간 또는 상처를 받은 순간에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습니다. 저는 그 표정이 화영이 진정으로 상처를 받은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화영은 어쩌면 '엄마'라는 단어를 '희생'으로 바꿔서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화영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엄마가 되기 위해 '희생'을 실천하며 노력하지만, 정작 자신을 망칠 수 있는 희생 앞에서는 망설입니다. 미정은 화영에게 극단적인 선택을 요구합니다. 모순에 빠져버린 듯한 화영은 무표정을 짓다가 이내 엄마라는 단어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은듯 표정을 바꿔 이야기합니다.
극단적인 희생을 선택한 화영은 진정한 엄마가 될 수 있을까요. 영화는 그렇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영화는 비율을 바꿔가면서 과거와 현재를 드나드는데, 마지막 현재로 돌아온 화영은 미정을 만나게 되는데, 미정은 마치 어린아이가 다 커서 어렸을 적 기억을 잊어버린 것만 같습니다. 화영은 그런 미정을 보면서 예전처럼 해줄 수 있는 말이 없습니다. 화영도 진짜 엄마를 떠났듯, 미정도 그렇게 떠났으니까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따뜻하게 화영을 위로하는 것 같습니다. 엄마의 의미를 깨달은 화영은 자신이 생각하는 진짜 엄마의 모습은 다르기 때문에 진짜 엄마와 작별을 고하고(엄마같은 엄마를 만나라며), 엄마이고 싶은 화영은 그렇게 또 누군가의 엄마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