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추억

yoonwonlim(61)
Published in
#kr
Words
200
Reading
1 min
9y
Listen to this post
~1 min

설날은 돌아가신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신 명절로 기억된다.
항상 음식을 넉넉히 장만하여 친인척들이 모이면 거창하게
먹는 것을 행복으로 아셨던 것 같다.

마치 1년동안 열심히 벌었던 돈을 이날 처남,처제, 아랫동서들을 위해 쓰고 싶어서 날잡고 기다린듯 했고, 장모님에겐 인정받는 사위가 되고 싶어서 잔뜩 호기를 부렸던 것 같다.

이런 사위를 딸보다 더 좋아한 장모님은 딸에겐 더 없이 얄밉고 야속한 엄마가 되었다.
항상 우리사위 최고! 를 연발하며 죽이 척척 맞는 장모와 사위였다고 하면 아마도 믿는 분들이 드물것이다.

아버지의 설은 잔치집을 방불케하는 그런 떠들썩한 모습이 아니라면 상상할 수 조차 없다.
그날을 위해선 엄마손에 몇 백만원을 떡하니 쥐어주며 음식장만하고 엄마친정식구들을 다 초청하라고 엄명을 내린다.

그래서인지 나의 기억 속의 설날은 시끌벅적 술잔이 오가고 화투며 윷놀이며 가족대항전을 벌였던 기억들만이 생생하다.

결혼해서 시댁의 설날은 너무나 차분하고 큰아들인 우리가족만 달랑 모여서 차례지내고 시누나 제부들과 어울려 놀아본적이 한 번도 없었다. 시아버지가 냉정하고 형제들과 어울리고 베푸는 성격이 아니라서인지 조용한 명절이었다.

가족간 분위기가 완전 반대였고 우리집은 아버지가 대장, 시댁은 시어머니가 대장인 상황이었다.

가족마다 명절분위기가 제각각이란 것도 결혼해서 알게되었고, 난 털털하고 호탕한 기분파인 우리아버지의 방식을 더 좋아했다.

사실, 명절날 아니면 온 가족들이 모이기 어렵기에 더욱 친목도모의 기회가 아니었나 생각하며 냉정한 시댁의 설풍경보다는 촌스럽고 인간적인 아버지의 설명절 풍경이 너무나 그립다.

설 명절날이면 행복해 했던 아버지.
햇살이 항상 먼저 미소짓는 예쁘고 자그마한 산소
항상 그자리에서 반겨주시고 계시죠.^^
20180216_09562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