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이야기] 김수근 비판에 대한 변호(Feat. 이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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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ration by leesongyi@leesongyi


김수근&김중업

김수근은 김중업과 함께 한국 현대 건축 거장으로 꼽힌다. 이들은 동시대를 살았고, 서로를 견제했던 걸로 보인다. 1967년 김수근이 설계한 부여박물관이 완공되고, 건물에 대한 비판이 쏟아진다.

첫 시작은 동아일보

<부여박물관 건축양식에 말썽 - 일본신사 같다>
1967년 8월 19일자 기사다.

김중업의 비판

보름 뒤 건축가 김중업이 중앙일보에 김수근을 비판하는 글을 싣는다.

김중업 부여박물관의 설계도를 면밀히 검토해 본 결과 몇 가지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결론부터 한마디로 말하면 이 건물은 일본 신사의 디포르메(변형)라는 인상이 확연하다. 내가 보건대 김 군은 일본에서 공부하면서 받은 영향을 충분히 여과시켜서 내면화하고, 다시금 우리의 전통을 깊이 연구하고 정관하여 독자적인 창작의 길을 열었어야 하는 그의 과제를 철저하게 수행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1967년 9월 2일자 글이다.

이런 글도 있다.

김중업 부여박물관은 일본건축(특히 일본전통건축의 현대화에 앞장선 丹下씨의 작품)과 같은 처리방법 즉 선과 선이, 또 면과 관통교호되는 디테일로 취급되어 있어 지독히 강렬한 일본 냄새를 풍기고 있으며 이 냄새 자체가 '김수근 자신의 것'이라면 그저 '작가 자신의 개성이 지독히 일본적이다'라고 말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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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부여박물관 이미지 검색 화면

김수근의 반박

김수근은 이렇게 반박했다.

김수근 새삼스럽지만 현대감각을 가진 건축가라면 기존양식을 모방한다는 것을 무엇보다도 기피해야 한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내가 명확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설계는 백제의 양식도, 일본의 신사양식도 아닌 현대건축을 전공으로 하는 바로 김수근의 양식이라는 것이다.

건축평론가 이용재의 글

건축평론가 이용재는 이러한 논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난 이 논쟁이 영 맘에 들지 않는다. 건축계의 대선배가 그것도 르 꼬르뷔지에의 제자가 후배의 창작품을 매도한다. 김중업의 양식이 소중한줄 안다면 김수근의 양식도 소중하다.*

이용재는 김수근을 지지한다. 그가 김수근과 연이 있고, 김중업과 연이 없어서 그런게 아니냐 하면, 오히려 그는 김중업에게 배웠다. 그는 이렇게 쓴다.

내가 김중업을 모신 건 1984년부터 2년간이다. 석사학위 논문을 쓰느라고. 참 달변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근데 몇 시간 듣고 나면 남는 게 없다. 감성적이고 즉흥적이다. 남 욕도 잘하고.*

국민들의 감정이 너무 좋지 않아 건물을 헐어 없애자는 여론이 드세 김수근도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고, 심의를 구성해 몇 가지 개작을 권고한다. 김수근으로서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다.

일본 건축가의 글

이러한 논쟁의 와중에 일본 건축가의 글

한국 사람들이 왜 그것을 보고 일본적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일본 사람인 내가 보았을 때 그것은 대단히 한국적이다. 대지에서 용솟음치는 원시적인 힘을 느낀다.

참고자료

이용재, <딸과 함께 떠나는 건축여행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