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ustration by @leesongyi
전쟁은 도시를 굶주리게 한다.
독일군의 패색이 점점 짙어지던 1944년 말, 독일군은 네덜란드에 식량 봉쇄 조치를 내렸다. 1944년 11월 말, 네덜란드의 주요 도시의 시민들이 얻는 열량은 1,000칼로리에 불과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여성은 2,300칼로리, 남성은 2,900칼로리를 얻는 것에 비하면 절반 이상 감소한 수치였다.
식량 배급은 점점 줄어들어 1945년 2월 말에 이르면 네덜란드 서부 도시에서는 580칼로리 밖에 되지 않았다. 1945년 2월 연합국이 네덜란드를 해방시킬 때까지 기아로 2만 2천명의 시민이 목숨을 잃었다.
전쟁이 만들어낸 참혹한 대기근이었다.
대기근의 피해는 2만 2천명의 사망자 만이 아니었다. 살아남은 사람들도 악영향을 받았고, 임신부의 뱃속에 있던 아이들도 영향을 받았다.
네덜란드 기근의 연구
네덜란드는 기근은 시작과 끝이 명확했고, 네덜란드 사람들은 시민의 건강 상태를 꼼꼼하게 기록해 두었다. 이렇게 전쟁의 극한 환경 속에서 쌓인 데이터 덕분에 우리는 소중한 결과를 얻게 되었다.
굶주리는 환경에서 태어난 아기는 그 전에 태어난 아기보다 몸무게가 적게 나갔다. 영양분이 부족했으니 몸무게가 적게 나갔을 거라 생각해볼 수 있는데, 실제로 그러했다.
그리고 임신 중기(임신 1/3~2/3 기간)와 후기(임신 2/3~3/3 기간)에 굶주림에 노출되었던 태아가 나중에 자랐을 때, 기근 전/후에 태어난 사람보다 비만율이 약 2배나 높게 나타났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남자와 여자 모두 기근에 노출되었던 사람이 정신분열증 발병률도 높게 나타났고, 남자는 반사회적 성격장애 발병률도 높게 나타났다.
참고문헌
리처드 C. 프랜시스, <쉽게 쓴 후성유전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