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ustration by @carrotcake
발자크가 쓴 <고리오 영감>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처녀 시절 성이 <드 콩플랑>인 보케 부인은 늙수그레한 여인으로, 40년째 파리의 라탱 구역과 생마르소 동네 사이의 뇌브생트주느비에브 길에서 하숙집을 운영하고 있다.
오노레 드 발자크, <고리오 영감>
<보케 하숙>이라는 이름이다. 발자크는 너스레를 떨며 책을 시작한다.
한가롭게 이 책을 들고 있는 당신, 푹신한 의자에 깊숙이 엉덩이를 파묻고 앉아 <이 책 재미있겠는걸> 하고 혼잣말하는 당신은 바로 다음과 같이 할 것이다. 고리오 영감의 은밀한 불행 이야기를 읽은 다음 당신은 자기의 무심함일랑 저자의 탓으로 돌려 버리고 맛나게 저녁을 먹을 것이라는 말이다. 참 과장도 심한 저자라고 토를 달며, 시적으로 썼다고 탓하면서 말이다.
오노레 드 발자크, <고리오 영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