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아래 글을 읽었다.
[이벤트 : 첫 음주의 추억] 여러분들의 처음 술 마셨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https://steemit.com/busy/@goodhello/3wkiku
#soju 태그를 붙여서 음주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고 한다.
편안하게 포스팅하는 스팀잇의 문화도 좀 만들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매일 엄청난 글을 쓸수는 없는 것 아닌가...
https://pixabay.com/tr/pembe-panter-i%C3%A7ki-alkol-sarho%C5%9F-1653920/
나의 첫 음주의 추억은 별로 기억이 선명하지는 않다.
아버지의 친구분들이 집에 자주 오셨고, 그분들이 사오시는
과일이나 과자, 초콜릿 등이 엄청 좋았던 기억이 있고,
그렇게 벌어지는 술자리에서 남은 소주를 조금씩 맛본적이 있다.
아마 그게 처음일 것이다.
본격적이라고 할만하지는 않지만
고등학교때 조금씩은 다 술을 마신다.
맥주도 마시고, 소주도 마시고...
조금은 자유로운 생활을 했던 친구가 있었다.
어머님이 계시지 않아서 집에 늘 혼자 있는 친구였는데
그 친구 집에서 가끔 술을 먹었다.
맥주가 늘 냉장고에 있었다.
지금 교수를 하고 있는 그 친구를 못본지도
참 오랜 시간이 흘러버렸다.
이렇게 사람들과의 만남이 줄어들면서 늙어가는 것이겠지...
첫 음주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첫 "과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다.
대학 1학년, 그때는 왜 그렇게 "동문회" 모임이 많았는지 모르겠다.
동문회가 열리기 전에 각 고등학교 동문회의 팻말을 들고
매일 정문앞에 줄지어 서있었다.
지나가는 선배들에게 90도로 인사하고
모두에게 동문회 모임에 참석해 주십사 부탁하고...
정말 인간적인(?) ... 하지만 너무 후진적인 문화다.
난 1학년때 그렇게 서있는 그 모습이 너무너무 싫었다.
그 사람들을 만나기 싫어서 멀리 돌아서 뒷문으로 학교를 다녔다.
첫번째 동문회가 열리던 날,
엄청나게 그곳을 가기 싫었지만 처음이기도 하고
같이 학교를 들어간 학교 친구들도 많았기에
또, 안오면 죽인다는 선배들의 협박때문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좀 어려운 일이었다.
시작은 늘 신입생의 자기소개와 술한잔...
우리는 어떤 다른 학교처럼 냉면 사발에 소주를 마시고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았다. 다만 맥주잔 가득 소주를 따라서
한명 한명 소개를 하고, 마셔야 했다.
맥주잔 한잔의 소주 정도는 그리 엄청난 양은 아니었다.
먹은 후에 좀 속이 부글거리는 정도였지
20살 젊은이에게 그정도의 술은 아무것도 아니다.
문제는 늘 그 다음이다.
안주도 제대로 먹지 못한 상태에서 소주 반병 정도를 먹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그때 고래가 되었어야 했다 ㅠㅠ)
누가 누구인지도 헷갈리는 선배들의 술을 계속 먹어야 했다.
당연히 "필름이 끊긴다"
이때가 처음으로 필름이 끊어진 때였고
아마도 이때 나의 뇌 회로에 문제가 생겨버린 것인지 모르겠다.
요즘도 과한 술을 마시면 필름이 자주 끊어진다.
어떻게 집에 왔는지 잘 모르겠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아주 멀쩡하게 집에서 자고 있었다.
지갑도 가방도 ... 뭐 모든게 멀쩡했다.
기억은 나지 않았지만 크게 별일이야 있었겠나 하고 학교를 갔다.
학교에서 지난밤 같이 있었던 친구를 만났다.
"A가 누구니?"
편의상 이름을 A라 하겠다.
같은 과의 여자애 이름이었다.
"니가 A를 어떻게 아냐?"
그 친구는 다른 과였고 A를 알리없었는데
그 이름이 나오니 물어볼 수 밖에 없었다.
"니가 어제밤에 A 이름을 부르고 또 부르고,
고래 고래 사랑한다고 얘기하고, 아주 난리도 아니었다."
으악!!!! 이 무슨 날벼락 같은 얘기란 말인가!!!
내가 그런 행동을 했었다는게 믿어지지 않았다.
정말로 어이가 없었던 것은
내가 A를 그렇게 좋아하지도, 사랑하는 것은 더더욱 말도 안되고
아주 주목을 하고 있던 여인도 아니었기에 더 충격이었다.
학교에서 그녀를 봤다.
왠지 서먹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에게 고백을 한 것도 아니고
아니 고백을 할 만한 무슨 감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난 도대체 왜 그녀를 좋아한다 사랑한다는 말을 했던 것일까?
사실은 아직도 미스테리다.
인간의 무의식이 뭔가를 끄집어내어 술을 통해서 발현되는 것일까?
무의식 속의 나는 그녀를 좋아하고 있었던 것일까?
정말 술은 알수없는 많은 행동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술때문에 법정에서 감형이 이루어지는데 관대한
우리나라 법관들의 인식은 정말 문제다.
내 비록 술로 실수들을 하기는 했지만 결코
술 때문으로 용서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갑자기 술 얘기 하다가 생각나서 한마디 ...
그때 그렇게 술을 먹던 친구들과 선배들...
다들 어디서 어떻게 지내는지 정말 궁금하다.
연락을 하면서 지내는 사람들의 숫자는 정말 적은 듯 하다.
내 무의식 속의 연정을 품었던 그녀도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ㅎㅎ
사실 술과 얽힌 스토리는 정말 무궁무진하다.
한국인들처럼 술을 전쟁같이 먹는 사람들도 드물 것이다.
오죽하면 물보다 소주를 많이 먹는다고 하겠는가...
이번에는 @goodhello님의 이벤트로 "처음"에 대한 얘기를 했지만
나중에 진짜 황당하고 웃긴 얘기를 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술 "조금만" 즐거울 정도만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