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군대 연등의 추억

yhna(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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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대 들어 33대대! 금일 연등은 24시까지니 참고할것!"

상황병의 목소리가 중대 복도에 쩌렁쩌렁 울려퍼진다.

평소 눈에 불을 키고 내 실수를 찾아다니던 선임도 그 순간만큼은 자애로운 표정을 짓는다. 매일 실수를 해서 날 불려가게 만들었던 내 후임도 미워보이지가 않는다.
비로소 군대의 주말이 시작되었기 떄문이다.

소대원들끼리 3천원씩 걷어 px에 가 과자를 사온다. 이 과자는 내 선임이 좋아하는 과자니까 사고 이 과자는 내 후임이 좋아하는 과자니까 산다. 그리고 이건 내가 좋아하는 과자니까.
px에는 이미 다른 중대, 대대의 내 동기들이 와서 과자를 사고 있다.

"얌마 오랜만이다? 잘 사냐??"
" 잘 살긴. 하루하루가 지옥이다. 니네 대대는 편하다던데 살맛나겠다??"
"편하긴. 누가 그래. 나도 하루하루 못죽어 산다."
"우리도 상병 달면 편해지겄제. 난중에 상병 달면 우리도 px에서 회식이나 하자."
"그래. 야 담에 보자. 선임이 부른다."

오랜만에 만난 동기와 잠시 신세한탄과 담소를 나누고 이내 무운을 빌어주며 헤어진다.

순검이 끝나고 소등이 되기 전 내무실 책상에 신문지를 깔고 과자를 쏟아 붓는다.

그리고 케이블 채널에서 틀어주는 이미 극장에서 봤던 영화를 보며 과자를 먹는다.

'아 다이제는 이런 맛이었구나. 초코맛만 먹어봣더니 그냥 다이제는 이런맛인줄 몰랐네. 아 프렌치파이는 이런 맛이었구나. 밖에서도 맨날 먹었는데 새롭네.'

'아 이 영화가 이런 장면이 있었구나. 이미 두번은 본건데 이 장면은 처음 보네.'

이미 먹었던 과자 맛을 다시 느끼고 이미 봤던 영화를 다시 되새긴다. 하지만 질리거나 지루하지는 않다.
엄격한 군대의 틀 속에서 잠시 허락된 연등이란 시간 자체에 취햇었기 때문일 것이다.

시간은 빨라서 어느덧 24시이다. 연등은 끝이 났고 난 침상으로 올라간다.

잠들기 전 생각한다.

'내일은 토요일이니까 30분 더 잘 수있겠네. 행복하다.'

소등 후 허락된 2시간의 행복.

군대의 주말이 그렇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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