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강원도 평창의 상권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고 한다. 예상대로 숙박업소들과 음식점 등의 매출은 일시적인 반짝세를 타는 것이지만, 예상외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템이 있었으니, 그것이 뜻 밖에도 한국식 치킨집이라고 한다.
솔직히 치킨들 중에서도 한국식 간장치킨과 양념치킨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추어서 특화된 양념맛을 낸다. 그런데, 이 한국식 치킨이 평창올림픽 기간중에 우연하게 맛을 본 외국인들을 통해서 엄청난 입소문을 타고서 알려지고 있다고 하니 참 기쁘기도 한 일이다.
분명 서양식 치킨 요리와 한국인들의 독특한 입맛에 맞춘 치킨맛은 상당히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 기쁜 소식을 접하고 있는 나의 눈에는, 이 현상이 한국사회의 서글픈 현실을 알려주는 것 같아서 씁쓸하게 느껴지는 것이 왜일까?
한국식치킨의 개발배경을 파헤쳐보면 엄청난 치킨집들의 경쟁과 경쟁 속에서 이루어진 걸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국의 양념식 치킨이라는 조리법이 처음 국내에 들어온 이후로, 수십년동안 비슷한 양념비법들이 등장하기는 하였지만, 그 와중에는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양념방법을 개발하여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엄청난 고심과 노력의 과정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그 고심과 노력의 과정이라는 것이 어떻게 이루어졌느냐를 잘 생각해보라. 10년이상 지속된 경기침체 속에서 그리고 무한 경쟁주의적 가치관 속에서, 직장을 나오면 딱히 새로운 생계수단으로서 할 만한 것이 없다보니, 너도 나도 손쉽게 자영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시작하던 것이 치킨집과 피자집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한국사회의 서글픈 현실이라는 것이, 온 동네에 너도 나도 창업을 하여 개인자영업을 하게 되는 것이었지만 자영업자수의 과포화상태가 되어지면서 서로간의 출혈경쟁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고 결국에는 더 나은 맛과 더 좋은 양념맛의 비결을 개발해내기 위한 무한 경쟁 속으로 돌입하였던 것이고, 그 결과로 등장하게 된 것이 오늘날의 한국인들 입맛을 사로잡은 독특한 양념치킨조리법이 아니었던가?
그러니, 오늘날에 이르러서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정도로 뛰어난 양념치킨을 조리해내는 그 기술은, 오랜세월동안 한국의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생사고락의 눈물겨운 과정을 뛰어넘고 뛰어넘어서 만들어진 눈물담긴 맛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음식 특유의 복잡미묘하고도 종잡을 없는 섞이고 비벼진 맛, 그 맛은 서양인들의 입맛에서는 분명히 맛 볼수 없는 아주 고차원적인 복잡미묘함의 맛이기 때문에 전세계적인 맛으로 성장가능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더하여 수많은 한국의 자영업자들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서 끝임없는 경쟁과 경쟁을 해와야 했었던 고난의 과정이 녹아들어 있는 것이며, 그 속에서 독특한 연구개발의 눈물과 고됨의 역사가 결합된 것이었으니, 과연 한국식 치킨의 그 맛이라는 것은 천하일품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