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일을 챙긴다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지는 소통과 화합의 기회가 된다. 생일과 결혼기념일, 제삿날과 명절축제 등등 말이다. 이러한 특별한 날을 만들어 놓은 것은, 평상시에는 생각하지 못하지만 신경을 쓰지 않으면 잃어버리기 쉬운 특별한 사람과의 특별한 의미라는 것을 다시금 되새겨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특별한 날을 되새기는 것은, 아무래도 공동체 구성원들끼리의 만남과 소통의 기회이자, 연인과 부부와 가족과 친구의 돈독한 깊은 마음을 다시 재확인하기 위한 시간이다보니, 그러한 특별한 날의 기회가 많으면 많을수록에 더 좋은 것이라고 여기기 마련일 것이다.
하지만 이 특별한 날을 되새기면서 구성원들끼리의 마음과 마음을 다시 화합하고 서로 돈독함을 재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 다는 것은, 그만한 물질적 정신적 여유가 있어야 하는 것이고 또한 상호간의 긍정적인 교류관계가 꾸준하게 형성되어져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지, 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특별한 날이 다가온다고 해서 특별한 날을 맞이하기 위해서 준비하는 것이 정말 고역중에서도 고역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의 세태를 보고 있노라면, 이러한 특별한 날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특별한 날의 특별한 행사 자체를 아예 잊어버리고 사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가족의 해체와 독신자가구의 증가, 미혼남녀의 솔로생활 증가등이 원인이겠지만, 과거세대에 비해서 눈에 띌 정도로 특별한 날의 의미를 가지는 것에 무감각한 성향이 강해진 것은 사실이다.
과거에는 명절연휴가 되면 고향으로 찾아가기 위해서 너도 나도 지방으로 내려가던 것이 당연한 것이었지만, 요즘은 이 명절연휴를 이용하여 나홀로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사람이 더 많은 시대이고, 기념일을 챙기는 것이 확실하게 서로 마음이 잘 통하는 가족구성원들이 아니면 " 굳이 귀찮게 그런 실속없는 것 왜 신경쓰냐"라는 식이다. 다만 어린자녀를 두고 있는 젊은 부모들 입장에서는 " 남들 다 챙기는 아이들의 특별한 기념일을 안 챙길 수는 없기 때문에" 라는 의무감과 주변사람들 눈에 보여진다는 경쟁적 심리 때문에 , 어린아이들 기념일을 신경써서 챙겨주는 것이외에는 다른 것은 거의 신경을 쓰기 싫어하는 시대인 것이다.
최근의 언론보도기사에 의하면, 젊은 층들을 중심으로 하여 발렌타인 데이와 화이트 데이등 연인끼리의 기념일을 챙기는 성향이 부쩍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 영향으로 인하여 기업체들의 상술적 마케팅도 많이 시들해진 상태라고 하는데, 앞으로 시대가 가면 갈수록 공동체적 분위기에 편성한 문화적 상술은 점점 약해져 가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이러한 추세의 변화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사회적인 원인을 해명하기를, " 최근에 연인들은 오프라인, 온라인 등으로 연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이 얼마든지 있는데 굳이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등을 따로 떼어서 챙길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는 추세라고 해명을 한다. 즉 하루 24시간 실시간으로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한 SNS 시대에 굳이 특정한 기념일을 정해서 오프라인에서 선물을 따로 주고받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한 가지 해석으로는, 개인 중심의 소비풍조가 정착하게 된 것이 원인이라고 한다. " 최근 젊은 층에서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나홀로 족들은 혼자서 소비를 하는데 익숙해져 있고, 남에게 선물을 주고 받는 것에 관심이 시들하다"면서" 자기자신에게 선물을 하고,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고 싶어하는 풍조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 이라고도 해명을 한다.
시대가 변천해 가면 문화도 변하고 사람들의 사고방식도 변하고, 선호도 역시 변화하게끔 되어져 있다. 과거 시대에 특별한 기념일을 중요시하는 특별한 의미 부여와 특별한 날에 특별한 사람과의 특별한 챙겨주기 문화라는 것은, 그만큼 과거시대에는 오히려 특별한 날이 아니면 상호간에 신경쓰기 싫고 관심가지기 싫어했다는 역설적인 증거가 아니었을까? 과거시대에 가족공동체의 의미를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강조하던 시대에는 가족마다 특별한 기념일을 정하여 온 가족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는 것이 아주 중요한 특별한 일이었을 수 있지만, 이것은 역설적으로 특별한 날이 아니면 가족끼리 모이는 것이 많이 꺼려지고 평소에는 많이 소원했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 되는 것이기도 하다.
발렌타인데이과 화이트데이등의 상술적 마케팅이 만들어낸 특별한 날이라는 것들 역시 그러하다. 결혼적령기의 연령이 차게되면 더 늦어지기 전에 서둘러서라도 시집장가를 당연히 가야했던 과거의 시대적 풍조속에서는, 주변 사람들 앞에서 거짓말로라도 연인이 있어서 사귀고 있다는 식으로 꾸며내야 했었고, 주머니 사정이 안되고 하기 싫어도 시대적 분위기에 편승해서 초콜릿과 사탕바구니를 이성들에게 챙겨주어야 하는 것이었지만, 요즘의 세태는 더 이상 남의 눈치를 보면서까지 의미도 없는 것에 괜히 남들하니까 따라서 한다는 식으로는 하지 않는 풍조이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특별한 날의 억지적인 의미 부여, 남들 다하니까 자존심 상해서 덩달아서 해야 하는 억지적인 특별한 날 챙기기 문화 등은, 이제 시대를 고하는 것 같다. 오히려 시대가 가면 갈수록 자신의 소중함을 새롭게 인식하려는 자아개발과 자기만족의 특별한 기념일이라는 것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대로 변화해가는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연인에게 초콜릿을 전해주는 성 발렌타인데이가 사라진다면, 그 자리에는 자신을 너무도 사랑하여 죽음까지도 이르게 되었던 '나르키소스' 를 추모하는 '나르키소스 데이' 가 차지하게 되려나.
이미지를 그려주신 tata1님과 surfergold 님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