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부터 인간은 하늘에 닿고 싶어했다. 새로운 것을 알고 싶어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싶어하고, 새로운 문명을 일으키고 싶어하는 인간의 발전적 욕망은, 결국에는 하늘을 나아다니는 것 까지도 가능하게 만들었지만 그와 동시에 각 나라마다의 '랜드마크'라고 일컬어지는 초고층빌딩을 경쟁적으로 건설하는 것으로도 드러나게 되었다.
일명 마천루(skyscrapper) 라고 불려지는, 초고층빌딩의 역사는 역사적으로는 인류가 처음 문명을 일으킨 시원부터 맥을 같이 한다. 대형피라미드와 높이 솟은 신전에서부터 시작하여, 종교적 상징화의 대표격인 건축물들을 아름다운 조형미를 가미하여 건축하면서 하늘을 향하여 열렬히 나아가려는 종교적 이상향의 동경심을 발현하는 것과 함께 형이상학적인 세계를 추구해보려는 인간의 욕구를 투영시켜왔던 것이다. 그래서 더 크고 더 높고 더 웅장하고 더 화려하게 만들려는 생각으로 더 높은 건축물을 만들어왔었는데, 세월이 갈수록 새로운 건축공학적 기술들이 접목이 되어지면서 그 규모는 거의 거대한 하나의 도시를 하나의 초고층 빌딩 하나에다 모두 쓸어담아넣은 형태로까지 발전해왔던 것이다.
현대적인 의미로서의 초고층빌딩이라는 것은 과밀한 도시에서 토지의 고도이용이라는 측면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주로 사무실용의 고층건물을 상징한다고 정의를 내리고 있지만, 21세를 넘어와서는 이러한 20세기의 실용적인 사무실공간의 효율적 이용이라는 측면을 뛰어넘어서, 초고층 빌딩을 더 많이 보유한 국가와 도시 혹은 관광지를 전세계적으로 널리 알릴 수 있는 상징적 홍보물의 수단으로서 건설을 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덧붙여서, 어느나라가 일정높이 이상의 초고층 빌딩을 더 많이 소유하고 있느냐를 가지고, 그 나라의 과시적인 경제력과 자본력 군사력까지도 대변해주는 일명 '랜드마크' 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한 마디로 오늘날의 초고층 빌딩이라는 것은, 최첨단 공학기술의 결합체이자 동시에 소유국가의 잠재력과 대외적인 파워를 과시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자본주의 사회의 결정판이라고도 정의내릴 수 있는 것이다. 거기에 더하여 최첨단을 지향하면서 더 높은 수준을 끊임없이 추구해가려는 인간의 발전적 의욕까지도 투영이 된, 인류문화의 최종적 결합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그래서 마천루의 고층빌딩이 하나 세워진다는 것은 단순히 보기에 좋게만 보이는 시각적인 측면만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인류문화의 진화발전 과정이 보이지 않는 여러가지 욕구와 의식의 흐름이 밀접하게 결합이 되면서 유기적으로 세워지는 것이라는 측면을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최고층빌딩은 두바이의 버즈 칼리파(Burj Khalifa)로 알려져 있는데, 높이가 무려 828미터로 2위인 상하이의 '상하이 타워(Shanghai Tower)' 보다도 거의 200미터가 더 높다고 한다. 그런데 이 높이보다도 더 높은 초고층빌딩이 사우디 아라비아의 해안 도시인 '제다' 에 지어지고 있다고 한다.
현재 '제다타워' 라고 명명된 이 초고층빌딩은 2020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인데, 계획된 높이는 무려 1007미터라고 한다. 세계 최초로 1km 대의 건축물이 탄생하는 셈이다. 이 제다타워를 처음에 지을 때에 계획상으로는 약 1600미터 높이로 만들려고 했었다고 하니, 인간의 더 높은 하늘로 치솟아오르고 싶어하는 그 욕심에는 그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려되는 것은 거대한 건축물의 실질적인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더 높고 더 큰 건축물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사실상 그 욕구의 시발이 자본주의적 논리와 결합된 경쟁적 심리에서 남들에게 과시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돈 많은 자본가들의 외형적 논리에 맞추어서 만들어지고 있는 측면이 더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과연 이 거대한 초고층빌딩이 완성되어진다고 한들, 그 안에서 생활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 것이며, 어느 기업체가 엄청난 임대료를 감당하면서까지 입주를 하고 버틸 수 있을지도 의문인 것이다.
현재 자본주의적 논리에 의해서 외형적으로만 거대하게 부풀어오른 기업체들이 언제 무너지느냐를 기다리는 것은 어느나라에서나 공통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는 이 시점에, 과연 자본의 논리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거대한 건축물들이 얼마나 실질적인 사용상의 실효성을 가질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전 세계 대도시의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는 초고층빌딩들의 거대한 외형을 보고서 감탄을 하는 것은, 이것을 밑에서 충분히 떠 받들어줄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자본력과 그 나라 경제의 성장세가 유지될 때에만 가능한 것이지, 그 근간이 무너져내린다면 화려한 초고층 빌딩들의 아름다운 야경들도 이제는 추억속의 볼거리로만 남게 될 것은 아주 뻔한 것이다.
그래서 인간의 욕망이 투영되어지는 거대한 상징물들은, 시간이 흘러도 무너져 내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보이지 않는 저 깊은 밑바닥에서 부터 고달프게 떠받들어주고 있는 거대한 희생자들의 땀과 노력을 지속적으로 빨아들이면서 그 화려한 모습을 여전히 뽐내고 있을 뿐인 현대판 뱀파이어들의 천국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