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으로의 초대 - 18.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아름답니?

yangmok701(63)
Published in
#kr
Words
279
Reading
2 min
Listen
Play
9y

인류역사상 최고의 발명품이 거울이라고 한다면 믿어질까?

인류는 상상력을 통해서 수 많은 것들을 발견하고 거기에 더해서 발명을 거듭하고 최첨단을 향해서 나아가지만, 그 상상력을 처음으로 불러일으킨 소재가 거울이었다고 한다면,  모든 발명품의 모태가 거울이었다고 말하는 것이 충분히 인정할만하다.

다른 대상은 눈에 보이고 인식하면서도, 자신을 볼 수 없는 답답한 마음에 누군가는 호수를 찾아 물 위에  얼굴을 비추어 보고, 또 누군가는 차가운 얼음에도 얼굴을 비추어 봤을 것이다.
또한 언어와 문자 인식을 시작하면서 가족에게 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는 어떻게 생겼는지'를 물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청동거울이 처음으로 개발 되었을 때는,  보고 또 봐도 신비로운 자신의 얼굴을 보고 또 보면서,   타인과 다른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고 자기애를 느끼게 되면서,  아주 기초적이지만  상대적 존재론의 철학이 처음으로 형성되었을 것이다.
마침내 유리로 만든 거울이 등장하자, 거울을 보는 것이 가져다주는 자기인식의 신비로움이 그냥 자신만의 신비로움을 느끼는 차원을 넘어서,  드디어는 자신만의 세계에 환상을 가져오고 백설공주라는 가상의 소설을 등장시키게 되었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가장 아름답니?"
마녀가 자신의 소원을 담아 거울에게 묻게 되면 거울은 매번 백설공주를 보여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젊었을때는 어느 누구도 거울을 보면서 누가 최고로 아름다운지를 묻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말할 필요없이 거울을 보고 있는 자신이 최고이기에 그 누구와도 비교 대상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거울보는 횟수가 줄어들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드디어 묻기 시작한다.
"거울아 거울아 이세상에서 누가 제일 아름답니?"
거울은 여지없이 백설공주라 말하지만 그 백설공주는 젊은 시절의  '나'이다. 늙어가면서 점점 마녀로 변해가는 자신을 인식하지 못하면 거울은 계속 나 아닌 백설공주 만을 보여줄 것이다.

그래서 내 모습이 늙어가는 순간, 내가 바로 그 동화 속 마녀라고 느끼는 순간, 우리는  유리 거울 대신 마음의 거울앞에 서야 한다.  그리고 백설공주 대신 아름답게 늙은 인자하고 자상한 사랑으로 가득찬 소년 소녀가 내 눈에 보여져야 한다.  

내 마음속에 영원히 아름다운 모습으로만 살고 있는 백설공주는, 마녀의 추한 몰골로 변해가고 있는 우리를 보며 안타까워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인문학으로의 초대 - 18.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아름답니?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