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CGV에서 상영된 6월 민주항쟁을 소재로 한 영화 '1987'을 관람한 것이 언론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함께 영화를 관람하고 나서, 감독과 배우들을 만난 후에 영화제작에 대한 수고를 격려하고 짧은 감상평을 남겼다고 한다.
영화 '1987'은 이한열 열사의 죽음으로서 민주화운동의 도화선이 만들어졌었던 87년 6월 민주화항쟁을 소재로 한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다룬 영화이지만, 상업영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갈수록 국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보기드문 영화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직접 영화관을 방문하여 과거의 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를 관람한 것에 대해서, 언론과 인터넷매체들을 통한 전반적인 평가는 아주 긍정적인 평론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고, 대부분의 평가는 국민과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정치권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이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입장이다.
과거의 정권들이 보여주었던 국민들과의 불통과 독선적이고 억압을 내세운 정치행보에 대해서 지끔껏 국민들이 곱지못한 시각을 가지고 있던 상황에서, 대통령의 문화예술에 대한 직접적인 관심과 이를 통하여 국민과의 소통을 중요시 하는 행보는 누가 보아도 아주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이번 문재인 대통령 내외의 영화관람을 단순히 국민과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고 있고, 또한 앞으로도 소통을 중요시하려는 대통령의 정치철학을 아주 잘 내비췄다라고만 평가하기에는 가장 핵심적인 코드가 한 가지 결여되어져 있음을 알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영화관을 방문하여 국민들과 함께 영화관람을 하였다는 것은, 앞으로의 정치문화에 대한 일반적인 국민들의 가치관이 급속하게 변화될 것이고, 또한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차원의 정치문화가 꽃피게 될 것임을 아주 상징적으로 드러내 준 시대적 흐름의 메세지임을 알아야 하는것이다.
지금까지의 시대에는 정치라는 것에 대해서, 국가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뛰어난 능력자나 권력을 가진 자가 사회구성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통제하고 국가정책의 목적을 실현시켜나가는 일이라는 사전적인 의미로서 이해를 해왔었고, 또한 정치인들은 이 사전적 의미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면서 그들의 정치적 행각을 펼쳐왔다고 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여러 부작용과 순수한 정치이념과는 모순되는 병폐를 낳아온 것 또한 사실이었다.
그 과정에서 가장 많은 주장이 이루어져왔었고 또한 가장 중요한 정치적 이념의 슬로건으로 내세워졌던 것이 '대통합과 소통' , '다양성의 존중' , '민주적인 평등성 실현' 이라고 축약시켜서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이상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일 뿐이었지 이것이 현실적으로 이루어진 적은 없었고, 이 단계를 이룩하기 위한 노력의 미완성적 과정이었다고만 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서 대통합과 민주적인 평등성을 기초로 한 소통 그리고 다양성의 존중이라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각 사회구성원들의 욕구와 바램을 불평없이 들어주고 입장을 대변해주고 다른 이들과의 모순적인 갈등을 중재하면서 화합시켜나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 것인데, 현재까지의 정치역사를 본다면 사회의 각 다방면에서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성향 다양한 직업군의 정치인들이 동등하게 입성하고 정치력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이 전혀 아니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오히려 지금까지의 정치역사를 본다면, 지역군에서도 돈 많은 집안의 귀한 자제들 중심으로 고학력자에 젊은 시절부터 정치판에 뛰어들어서 오로지 정치생태계에서만 생존을 해온 정치적 투사들 혹은 정치적 입성에 유리한 배경을 가진 자가 오랜세월동안 정치계거물과의 유착관계를 형성하면서 입지를 굳혀온 자들이 정치판을 좌지우지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지금까지의 정치판 세상이라는 것은, 정치를 하기 위한 정치요, 정치인을 하기 위한 정치인들이요, 정치판을 위한 그들만의 정치판 이었던 것이다.
태생적 근본 밑바탕 자체가 이렇듯 모순적이고 기형적인데, 이런 구도에서 사회모든 구성원들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들의 욕구와 바램을 충족시켜주면서, 평등하고 민주적인 사회질서를 유지키시켜나간다는 것은 모순 위에 새로운 모순을 쌓아올리는 꼴 밖에 안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올바른 정치판의 형성을 위해서는, 그 사회의 다양한 연령대 다양한 직업군 다양한 이념 다양한 목적성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평등하고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서 정치적 힘을 얻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고, 그 속에서 가장 합리적인 정치법안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그들끼리의 대화와 소통과 설득과 이해의 과정을 거치면서 국가의 미래를 이끌어나가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든다면, 새로운 국회의원과 새로운 행정부 주요 공직자들, 심지어는 대통령까지도, 10~20대의 젊은 학생층 에서 등장하는 인물이 있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고, 또는 미술작품을 잘 그리는 전문예술가 중에도 등장하는 인물이 있어야 하는 것이고, 프로야구 스포츠 선수 중에도 등장하는 인물이 있어야 하는 것이고, 재래시장에서 콩나물 장사하는 아주머니 중에서도 등장하는 인물이 있어야 하는 것이고, 시내버스를 운전하는 버스기사 중에서도 등장하는 인물이 있어야 하는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흔히 현대사회에서 '경제정치" 라는 단어를 들어보면, 어떤 국가기관이 떠오르는가? 당연히 최상부에 있는 대통령과 국무총리 경제부총리, 그리고 실무에서는 중앙은행 수출입관련 행정기관들 중소기업 지원기구들 등등의 행정공공기관들을 떠올릴 것이고, 경제가 잘 되고 못되고는 이들 경제를 주물럭거리는 국가주요기관들이 얼마나 머리를 잘 짜내어서 일을 잘하느냐에 달려있다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사회에서의 경제현상을 경험해보면 잘 알겠지만, 경제라는 것이 오로지 '경제적 논리' 에 입각한 경제적 정책만으로 원활하게 경제가 굴러가던 적이 얼마나 있던가?
그래서 현대사회는 그 질적 팽창성이 과거시대에 비해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다변하고 그 발전의 속도와 진화의 주기가 빠르기 때문에, 과거시대의 시각으로는 오늘날의 경제라는 것을 올바르게 파악할 수도 없고, 그 사태의 진전을 통솔 관리해나가기 어려운 시점에 도달해 있는 것이다. 만약 아직도 경제를 오로지 경제라는 이론적 논리에 붙들어 매어서 해석하고 대처방안을 궁리하고 있다면, 아주 시대에 뒤처진 해법임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경제가 좋아지기 위해서는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복합적으로 연결되어있음을 간파해야 하는 것이다. '경제가 살아난다' 라는 표현을 하는 것이 서민층 입장에서 돈을 잘 벌고 장사가 잘되고 취업이 잘 되고 있다는 등의 가시적인 성과의 수치적 측면으로만 해석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사회의 모든 다양한 측면이 복합적으로 연결되어져서 해법이 강구되어져야 하는데, 정치와 행정 사법은 기본이요, 군사 외교 공공부분등과 더불어서 국민들의 여가생활 문화예술 창작 스포츠 교육 등의 간접적 관련 부분들도 상호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임을 알고서 경제정책을 운영해 나가야 하는 시대인 것이다.
과거 이명박 정권이 등장할 때 선거직전에 국민들의 표를 구하기 위해서 내세웠던 주요공약중에서 가장 으뜸은 다름아닌 "경제 살리기' 였다. 그 당시 전반적인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해있던 국민들은, 그들의 입장에서 '경제살리기'를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당신들 돈 많이 벌게끔 만들어줄게" , "당신들 장사 잘 되게끔 만들어줄게" 를 외쳐대는 이명박 선거캠프의 공약 떠벌리기에 혹해서 넘어갈 수 밖에 없는 수준들이었고 이것을 역으로 잘도 이용하여 그들은 표를 얻어내었던 것이다. 이 때의 시대적 상황을 파악해본다면, 국민들이나 정치인들이나 그들의 머릿속에 들어있던 '경제" 라는 단어에 대한 관념은 "내가 돈을 많이 벌수 있게끔 되면 그것이 경제가 살아나는 것이다" 라는 생각으로만 가득찬 의식구조였었고, '경제' 라는 것은 '경제' 라는 것만의 문제일뿐 그것이 크게 관련이 없을 듯한 도덕 교육 이념 철학 문화 예술 스포츠 등등의 여러 다방면들과 복합적이고 유기적으로 상호연결되어져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의 아둔한 시대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제점들은 거짓말 하나 보태지 않고 지난 10년의 세월동안 여지없이 그 숨겨진 잠재적 위험성을 표면으로 모두 드러내었으니, 이제와서 국민들의 어리석음과 생각이 짧았음을 후회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러므로 앞으로의 시대에는 정치판이, 지금까지의 시대와는 전혀다른 신세대 페러다임으로 전환을 해야 할 것이고 또한 그러한 추세로 가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는 등장하게 되는 정치인들의 색깔과 출신배경과 학력과 직업과 계층이 아주 복합적 유기적으로 구성될 수 있도록 다양성을 띠게 될 것이다. 문학인 정치인, 가수 정치인, 축구선수 정치인, 운전사 정치인, 의사 정치인, 교사 정치인, 군인 정치인 등등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경력과 다양한 논리를 가지고 다양한 사회의 구조속에서 다양한 그들만의 정치이념을 가지고서, 그 다양성 속에서 통합을 만들어가는 정치판이 만들어질 것이다.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이 용산 CGV를 방문해서 문화예술인들과 나란히 앉아서 영화를 감상하였다는 것은, 그냥 "대통령께서 영화 한 편 보고 가신 것이 국민들이 보기에 아주 좋았더라"는 식의 해석만을 할 수 있는 개념추론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숨어있는 더 깊은 속뜻을 파헤쳐본다면 그것은 바로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펼쳐질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치색이 어떠한 것이며 그것이 곧 등장하게 될 것임을 예시해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보는 것이다. 대통령이 문화예술인이 되고, 영화인이 국회의원이 되고, 예술평론가가 사회정치를 평론하면서 잠재적인 사회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현직 고등학교 수학교사가 국회에서 연설을 하면서 경제정책의 헛점을 비판하는 등의 새로운 이념의 새로운 정치가 열리게 되리라는 것을 가르쳐 주는 시대적인 메세지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