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r-Agora ] ◈ 동성결혼의 합법화는 새로운 시대의 트랜드일까?

yangmok70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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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결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변화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동성결혼은 '세계적'으로 논란거리다.  물론 빠른 속도로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15개 국가가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미국에서도 '동성결혼을 금지한 것은 평등권을 규정한 헌법에 어긋난다'는 판결이 잇따르면서 36개 주와 워싱턴 DC가 동성 결혼을 인정하고 있다. 2012년 이전까지만 해도 미국내에서  9개주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전세계적으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국가는,  네덜란드(2001), 벨기에(2003), 스페인 · 캐나다(2005), 남아프리카공화국(2006), 노르웨이 · 스웨덴(2009), 포르투갈 · 아이슬란드 · 아르헨티나(2010), 덴마크(2012), 브라질 · 프랑스 · 우루과이 · 뉴질랜드(2013) 등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동성결혼이 합법도 불법도 아닌 애매모호한 입지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지난 2013년 9월 7일 김조광수-김승환 동성커플이 공개적인 결혼식을 가지면서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하객으로 초대했었다. 이 결혼식은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사회적 이벤트 차원에서 치러진 것이었는데, 그만큼 사회적으로는 뜨거운 논쟁을 불러 일으켰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부정적인 의견이 다수였던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고의로 오물을 투척하기 위해서 결혼식장을 찾은 개신교도도 있었다고 할  정도이니, 사회적인 인식은 아주 냉담한 수준일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동성결혼 동성연애 등에 대해서,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냉담하지만, 성소수자의 인권 문제가 사회적 의제로 다뤄지고 있다는 점은 그만큼 대한민국 사회가 한걸음 더 나아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 당시에 동성결혼 당사자였던 김승환 씨도 "가장 큰 변화는 아직 동성결혼이 제도화되지 않은 한국에서도 동성 결혼식을 올릴 수 있다는 인식의 변화"라고 말했다. 

이쯤에서 '동성결혼'에 대해서 세제적인 인식의 변화와 더불어서 어떤 시각을 가지고 접근해야 할 지 좀더 고민을 해보도록 하자.  인지언어학의 창시자인 조지 레이코프의 설명을 인용해서 해법을 제시해볼까 한다.   

조지 레이코프는, '국가를 가정에 연결하는 은유적인 비유가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고서 보수주의 정치와 진보주의 정치 두 가지를,  결혼 생활의 모형에 비유하여 설명한다. 이른바 '엄격한 아버지 모형(strict father family)'과 '자상한 부모 모형(nurturant parents family)'이 바로 그것이다. 조지 레이코프는 이 두 모형에 따라 '동성 결혼'을 바라보는 관점에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엄격한 아버지 모형에서는, 남자는 도덕적 권위자이자 가정의 주인으로서, 어머니와 자녀들을 지배하고 필요한 규율을 부과한다. 현대의 보수주의 정치는 이 가정의 가치를 위계적 권위, 개인적 규율, 군사적 힘을 중시하는 정치적 가치로 변형시켰다. '엄격한 아버지' 가정에서 결혼이란 이성 결혼이어야 한다. 남성적이고 강하고 단호하며 지배적인 아버지는 아들의 역할 모델이며, 딸에게는 장래 남편감의 모델이 된다.

자상한 부모 모형에는 두 명의 동등한 부모가 있으며, 이들은 자녀들을 보살피고 자녀들이 타인을 보살필 수 있도록 가르칠 의무가 있다. 자상한 보살핌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바로 자기 자신과 타인에 대한 감정이입과 책임이다. 책임에는 강함과 능력이 요구된다. 강하고 자상한 부모는 자녀를 돌보고 보호하며, 신뢰와 유대를 쌓고 가정의 행복과 충족, 공정성, 자유, 개방성, 협력, 공동체 발전을 촉진한다. 이들은 진보주의 정치의 강력한 가치다. 이 모형의 전형도 이성애적 가정에 바탕을 두고 있기는 하지만,  '자상한 부모' 모형에는 동성 결혼을 배제하는 요소가 없다.

조지 레이코프는 결혼의 문제를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문제의 관점으로 바라본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고 해석을 하였던 것인데,  변질되어버린 유교적인 문화의 폐해가 낳았던 가부장적인 가족제도가 점차 사라지고, 신뢰와 유대감을 바탕으로 하는 '자상한 부모'의 유형이 많아져가고, 동성결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변화되고 있는 점에서, 조지 레이코프의 두가지 모델설은 상당히 신빙성 있는 주장이기도 하다. 앞으로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어진다면, 적어도 동성결혼을 배제하는 경직된 사고방식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 도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동성애는 여전히 혐오(嫌惡)의 대상이다.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과거보다는 상당히 진보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피부로 느끼는 현실은 기피와 경멸로 가득한 것이 현실이다. 사회적인 이슈가 일어날 때에 대부분이, 그냥 조건반사적으로 반응하면서, "말도 안되는 소리, 정신나간  미친자들" 이라고 악담을 할 뿐 진지한 이성적 사고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추세로 볼 때, 동성애는 시간이 갈수록 사랑의 한 형태로 인정되고 있고, 동성결혼은 합법화되어져 가고 있다. 이슬람 문화권에 이어서 동성결혼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아시아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점차적으로 이어질 것이다.  대한민국에서도 역시 동성결혼 동성애에 대한 고민이 전체적으로 서서히 필요로 하는 시점이다. 물론 당장에 사회적인 인식이 바뀌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에  혐오감을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지만, 외국에 비해서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짧았던 한국사회에서도 무작정 '혐오' 의  대상으로만 머물 것이 아니라, 적어도 이성적 영역에서 고민하고 판단해볼 필요는 있는 것이다. 

생물학적인 측면으로 본다면, 남과 여의 육체적인 결합으로서 자녀를 출산 양육하고 그와 더불어서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이고 정상적인 것으로 인식되어지지만, 시대적 흐름과 더불어서 '가족' 이라는 개념이 한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의 결합으로서 만들어지는 형식으로만 유지되어지지 않는다는 것도 현실이다.  같은 성향 같은 취미 같은 성격, 개인적인 친밀도 등의 여러가지 사연들로 인하여 가족의 울타리를 형성하는 사례는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수없이 목격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의 개념도 이처럼 시대적 사회적 흐름에 따라서 변화되어지는 것이 사실인데, 성소수자들의 관점을 무조건적으로, 지금까지의 우리가 가지고 있던 보편적이고 상식적이라고 믿어왔었던 관점으로만 재단을 할 수도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