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으로의 초대 - 56. " 부뚜막 위의 얌전한 고양이" - 속담 해석의 또다른 관점

yangmok70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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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뚜막'은 전통식 가옥의 구조에서 솥을 걸어두고 불을 때는 화덕의 윗부분을
가리키던 용어이다. 아궁이를 통해서 불을 지피게 되면, 화덕 전체에 열이
올라오면서 윗부분인 부뚜막이 서서히 뜨거워지는 것이다. 겨울철에 날씨가
추워지면, 고양이들은 추위를 잘 타기 때문에 집 안에는 못들어가고 바깥에서
기웃거리다 부뚜막 위에 올라가서 몸을 녹이게 된다.

그런데 우리조상들은 고양이가 부뚜막 위에 올라가는 행태를 보고서
속담을 만들어내었으니,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 위에 제일 먼저 올라간다"
는 속담이다. 이 속담이 품고 있는 원래의 뜻은, "겉으로는 얌전하고 아무것도
못할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딴짓을 하거나 자기 실속을 다 차리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로 해석이 된다.

이 속담의 풀이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람이 뜻 밖의 이상한 짓을 하거나
놀라운 능력을 발휘한다는 비꼬는 말이 되거나 혹은 칭찬 겸 비아냥의 말도
될 수 있기는 한데, 왜 하필이면 그냥 고양이도 아니고 얌전한 고양이라고
하였을까? 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물론 얌전한 고양이라는 은유적인 표현이, 처음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이거나 깊은 의도를 교묘히 숨기고 있었던 사람, 혹은 멍청하거나
모자르게 보이던 사람이라는 의미가 담겨진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지만, 상식적으로는 날래고 재빠르고 눈치빠른 고양이가 겨울에
추워지면, 다른 고양이들을 제치고서 따뜻한 부뚜막 위에 제일 먼저
올라가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이 속담을 이해함에 있어서, 얌전한 고양이를
그냥 단순하게만 얌전한 고양이라는 의미로 해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우리 조상들은,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 위에 제일 먼저 올라간다" 라는
속담을 만들어내면서, 아마도 또 한가지 숨겨진 의도를 담아놓은 것이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얌전하다'는 것은, 다르게 말을 하자면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남의 말을 잘 듣기만 하거나 잘 경청하고 자기 주장을 고집피우지 않는
겸손함을 가지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이것을 단순히 얌전하기 때문에 내성적이고 순해가지고 말도 못하고 이리저리
끌려다니기만 한다는, 조금은 줏대 없고 멍청한 성격이라고도 풀이를 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얌전하기 때문에 자신의 내면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여서 내공을
착실하게 쌓아간다는 의미로 사용된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겨울날 저녁 무렵, 들고양이 산고양이 길고양이 집고양이들 까지 모두 모여서
주고 받는 그들의 대화들 속에, " 어느집이 언제쯤 부터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어느 집 부뚜막이 제일 따뜻하고 , 어느 집 아궁이에는 장작을 적게 넣기 때문에
새벽녘에 빨리 추워지고 등등의 나름대로는 고급정보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주고 받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 제일 똑똑한 고양이는 중간에 가만히 앉아서
다른 고양이들이 나름대로 분석해온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을 잘 주워들으면서
실질적으로 제일 중요한 핵심 정보를 가지게 되고, 바로 그 고양이가 제일 따뜻한
부뚜막이 있는 집으로 가서 가장 포근하게 겨울밤을 보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 위에 제일 먼저 올라간다" 는 속담에 숨겨진
진짜 교훈의 의도는, 바로 겸손함으로 남의 말을 잘 경청하고 자기주장을 내세우지
않으면서 안으로 내공을 잘 쌓아야만, 가장 빨리 성공한다는 가장 지혜로운 삶의
방식을 우리 조상들이 가르쳐주었던 속담이 아니었을까 라고 조금은 색다른
관점으로 해석을 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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