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나랏꽃은 무궁화이다. 무궁화의 원산지는 학술적으로 인도와 중국지역으로 알려져 있지만, 문헌상 기록에 의하면 아주 먼 옛적 상고시대부터도 한반도에서 널리 펴져서 자라고 있었음을 알려주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중국의 〈산해경 山海經〉이라는 문헌의 기록에는 "군자국에는 훈화초가 아침에 피고 저녁에는 시든다" 라고 나와있다는데, 문헌상으로 훈화초가 무궁화인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 수천년전부터 한반도에서 무궁화가 자라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일제시대 이전까지만 해도 한반도 전역에는 무궁화가 아주 흔하디 흔한 꽃이었다고 한다. 아마도 애국가를 지으면서,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이라는 가사내용이 들어간 것은 그냥 들어간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일제 침략으로 인하여 창씨개명과 한글 말살 장책뿐만 아니라 한민족의 얼이 담긴 무궁화 꽃도 민족 말살 정책의 일환으로 많이 잘라지고 뽑히고 대신에 일본의 국화인 벚꽃 나무를 많이 심어놓은 영향으로 봄이 되면 벚꽃구경은 아주 흔하지만, 무궁화 구경하기는 아주 어려워진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그리고 애국가에 무궁화꽃을 넣은 또 다른 이유는, 분명히 무궁화꽃에서 느껴지는 정서적인 기운이 한민족의 특성과 비슷한 면이 있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무궁화의 꽃말은 일편단심 혹은 영원이라고 한다. 그래서 한민족의 특성이 끈질긴 생명력과 지조있는 절개를 추앙하는 하는 것이 강하기 때문에 무궁화를 한민족의 성품을 닮은 상징적인 꽃이라고도 해석들을 한다.
무궁화는 한자어로 이름자를 풀이하자면, 없을무(無) 다할궁(窮)으로서 끝이 없는 무궁무진한 영원한 꽃이라는 의미가 된다. 옛날부터 쓰여 오던 무궁화라는 한글명은 16세기부터 나타나는데 한자어로는 목근화(木槿花)로 표기하고 있었다. 이로써 볼 때, 목근화 → 무긴화 → 무깅화 → 무궁화의 형태로 변했으며 여기에 뜻이 좋은 무궁화(無窮花)로 차음(借音)하여 표기하였음을 알 수 있다.
어쩌면 목근화(木槿花)라는 더 오래된 한자어기록은, 한민족을 전지구의 뿌리민족이라고 해석을 하고 있는 것과도 연관이 있어서 그러한 의미를 내표한 한자어 표기를 병행했던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무궁화가 한국인을 닮은 꽃이라고 그 의미를 풀이해보고 싶다.
무궁화의 가장 큰 특성은 새벽에 꽃이 피기 시작하고 오후에는 오므라들기 시작해서 해질 무렵에는 꽃이 떨어지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꽃은 7월~10월 사이의 가장 더운 여름시기를 거치면서 자라게 되는데, 이것은 당연히 일조량과 연관이 있다.
한반도에서 구경할 수 있는 꽃들 중에서는 이러한 독특한 특성을 가진 꽃은 무궁화가 유일할 것이다. 밝은 해가 떠오르면서 햇빛을 향해서만 얼굴을 든다는 것이 마치 "밝고 환하고 빛이 있는 것이 아니면 바라보지도 않으려는 고결한 성품"을 가진 것과 흡사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인은 고대로부터의 문화정신이 올바르고 품격있고 가치있는 것이 아니면 바라지도 않고 추구하지도 않으려는 고지식하고 강직한 면이 있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어쩌면 한국인들의 성품이 "보리서말이라도 있어서 죽을 먹을 수만 있어도 남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는 식의 강한 자존심을 가진 것과도 연관을 지어서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환'과 '단'이라는 한민족 고유의 빛을 상징하는 단어들 역시도, 빛이 밝은 것처럼 아주 높고 이상적인 가치관을 추구하려는 순결하고 고매한 품성을 숭앙하는 것이 강한 문화가 있음을 알려주듯이, 이 고유의 밝은 빛을 상징적으로 동경하는 문화에 가장 적절하게 비유될 수 있는 꽃이 무궁화이기 때문이었을 것으로도 생각이 된다.
그래서 밝게 빛이 나고 환하고 널리 광명이 퍼져나가는 것처럼 바른 뜻이 있는 것이 아니면 그에 동하지 않으려는 자존심과 고지식한 꼿꼿함의 자세를 가진 한국 역사속의 청렴한 선비들과도 너무도 비슷하게 닮아있어서 무궁화를 나라의 꽃으로 인정을 한 것이 아니었을까.
반면에 일본의 나라꽃인 벚꽃은 봄철이 되면 피게되는 화려한 꽃이다. 벚꽃은 피어 있는 모습이 아주 화려하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매년 지역마다 '벚꽃놀이'를 즐길 정도이다. 하지만 벚꽃은 피어 있는 모습 못지않게 떨어지는 모습 역시도 인상적인 꽃이다.
꽃잎이 유독 얇고 하나하나 흩날리듯 떨어지기 때문에, 꽃비가 내리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 정도이다. 또 금세 활짝 피어 화려하게 물드나 싶다가 봄비가 내리면 잎만 푸르게 남기게 된다. 그래서 피어있을 때에는 짧은 기간동안의 화려함이 정말 돋보이지만 잠깐 숨 돌리는 사이 사라져버리고 마는,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만 가질 수 있는 덧없음을 느끼게 하는 꽃이다. 짧지만 화려하기에 더욱 더 잊혀지지 않는 추억으로 남는 상징성을 가진 꽃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벚꽃이 일본인들의 문화적 습성과 그 기질이 닮아있는 것은, 어느순간에 힘을 모아서 펄펄 끓어오르면서 응집할 때에는 아주 강력하지만 이것이 오래가지 못하고 폭 사그라지면서 식어버리면 존재조차 없어져 버리는 가벼움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 아닐까.
마치 화려하게 최정절의 상태가 되어져 있을 때에는 너무도 눈부시고 화려하지만 그것이 식어버릴 때에는 존재조차 기억못할 정도로 시들어버리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일본의 땅기운을 상징하는 오행기운이 뜨거운 불기운이고, 그들의 국기에서마저도 빨간 태양을 그려서 넣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아무튼 한반도에서 자라고 있는 벚꽃이 오늘날 우리에게는 무궁화보다 더 친숙하고 매년 봄마다 그 화려한 아름다움을 감상케하는 모습이, 현대에는 구경하기도 어려운 무궁화보다 더 아름답게 보여지기는 하지만, 분명히 한국인들의 습성과 벚꽃에서 풍겨지는 심성적인 느낌은 그다지 잘 어울리는 것 같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