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송대의 주희(朱熹)가 쓴 『소학(小學)』의 「가언(嘉言)」편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등장한다.
학문을 배우는 어린 아이에게는 무엇보다 먼저 인품(人品)의 높고 낮은 것을 분별할 줄 아는 능력을 가르쳐야 한다. 어떤 일이 성인(聖人)이나 인자(仁者 : 어진 사람)가 하는 일이고, 또 어떤 일이 어리석은 사람이 하는 일인가를 가릴 줄 알아야 한다. 이에 좋은 것을 따르고 나쁜 것을 버리는 능력을 당연히 먼저 가르쳐야 한다.
어린 아이들은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분별하지 못하므로 어른들의 말과 행동을 보고 듣는 그대로 따라 하려는 본능(本能)이 있다. 그러므로 배울 때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분명하게 가릴 줄 아는 능력을 무엇보다 우선해서 길러 주어야 한다.
만약 높은 뜻을 세우지 않으면, 배운다고 해도 보통 사람에 그칠 뿐이다. 안연(顔淵 : 공자의 수제자)이나 맹자(孟子)와 같은 성인(聖人)이나 인자(仁者 : 어진 사람)의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데도 감히 감당할 수 없다고 여겨, 마음속으로 "나는 어린 아이다. 어찌 감히 그 분들을 배울 수 있겠는가?"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아이는 뛰어난 인물이 될 수 없다.
「가언(嘉言)」편에 등장하는 이 내용은, 부모로서 그리고 어른으로서 어린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지도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내용이다. 한 마디로 어린시절에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분별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먼저 솔선수범해야 하며, 좋은 것으로 높은 뜻을 세울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올바른 행동으로서 모범을 보여주고 높은 뜻을 세울 수 있도록 용기와 희망을 주는 말로서, 어린아이들을 이끌어가는 것에 대한 교훈이라고 할 것이다.
근자에 한국에서는 중증외상센터 외과의사인 '이국종' 교수에 대한 찬사로 미디어가 뜨겁다. 최근에 JSA공동경비구역을 통해서 귀순하는 과정에서 총상을 입게 된 북한군 병사를 치료해주면서, 그에 대한 국민들의 인지도는 더욱 높아졌다. 그런데 현재의 이국종 교수가 외과의사로서의 소명에 사명감을 가지고 전념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었던, 어린시절 그의 주변에 있었던 어른들에 대한 회고 내용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국종 교수의 아버지는 한국전 참전용사이시고, 한쪽 눈을 잃고 팔다리를 다친 장애 2급 국가 유공자라고 한다. 그래서 어리시절 그에게는 친구들로부터 병신의 아들이라는 놀림을 받는 것이 많았고, 항상 가난과 함께 살아야 했다고 한다. 그러한 그에게 극적인 인생전환의 계기를 만들어 준 일이 있었는데, 중학교시절 축농증이 너무 심하여 치료를 받으려고 국가유공자 의료복지카드를 내밀면서 병원치료를 받으려고 했지만, 돈이 안되는 국가유공자 자녀라는 것 때문에 병원들이 치료를 꺼려하는 일을 겪은 것이라고 한다. 병원에서는 국가유공자 복지카드를 가지고 오는 환자의 경우에, 치료비 수급이 불리해지는 것이 있으므로 의사와 간호사들의 반응이 싸늘할 수밖에 없었던 것인데, 이것 때문에 다른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면서 전전했지만 여러군데에서 문전박대만 당하였다고 한다. 그 때에 이 사회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 수 있었고, 돈이 안되는 의료분야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섣불리 나서지 않는 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와중에, 우연하게 그를 정성껏 치료해주는 의사를 만나게 되었는데 '이학산' 이라는 외과의사였다고 한다. 그는 이국종이 내민 의료복지카드를 보고서, 냉대를 하기는 커녕 "아버지가 자랑스럽겠구나" 라고 말하면서, 이국종을 치료비 받지 않고 정성껏 치료를 해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치료후 그에게 말하기를 "열심히 공부해서 꼭 훌륭한 사람이 되어라" . 이 한마디를 들은 이국종은 그 이후로, 자신도 의사가 되어서 "가난한 사람을 돕고 아픈 사람을 위해서 봉사하며 살자" , "환자는 돈 낸 만큼이 아니라 아픈 만큼 치료받아야 한다" 라는 삶의 원칙을 세우게 되었다고 한다.
국가유공자이지만 장애인인 그의 아버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되는 의료복지카드를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던, '이학산' 외과의사의 근사하고 따뜻한 격려의 한 마디가 지금의 한국을 아름답게 만들어버렸던 것이다. 이러한 이국종 의사의 어린시절 회고의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이, 어른들의 진심어린 격려의 말 한마디가 아이들을 희망의 샘으로 이끌어가고, 나중에 그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갈 수 있도록 이끄는 원동력이 되어질 수 있는 것이다.
" 너는 정말 멋진 꿈을 가지고 있구나" , "그런 꿈을 가진 네가 정말 대견스럽고 자랑스럽다" ,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 꿈을 가져보렴", 사람의 꿈은 그것을 지지해주는 다른 한 사람의 말 한마디에 더욱 커지고 강해진다. 그래서 만약 당신이 자식과 아이들을 진정으로 위한다면, 그들의 꿈을 지지해주는 말을 해 줄 수 있는 그 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