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전설적인 왕 미다스는, 무엇이든지 닿기만 하면 황금으로 만들어버리게 하는 손을 가진 왕이었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매우 탐욕스러웠던 미다스 왕은 엄청난 재산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더 많은 부귀를 원했다. 그래서 그는 술(酒)의 신 디오니소스에게 손에 닿는 모든 것을 황금으로 변하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디오니소스는 소원을 들어주었고, 미다스는 정원수, 조각물, 가구 할 것 없이 닥치는 대로 황금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했다. 만지기만 하면 황금이 되어버리니, 도대체 음식을 먹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상심한 그는 무심코 자기 딸을 끌어 안았다가 기겁을 하고 만다. 사랑하는 딸이 금 조각상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미다스는 디오니소스에게 다시 원래대로 되돌려 달라고 간청하였고, 디오니소스의 선심으로 미다스는 팍톨로스 강물에 목욕함으로써 원래의 미다스로 회귀할 수 있었다. 금 조각상으로 변한 딸도 강물에 담갔다고도 한다. 그래서 딸이 다시 인간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오늘날 '미다스'는 '탐욕, 과욕'을, 미다스의 손(Midas touch)은 '돈 버는 재주'라는 뜻을 지니는 것으로 통용된다.
황금을 얻어서 부를 축적하고 참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미다스는 황금 만드는 손을 원했을 것이다. 그런데 미다스는 황금이 많아질 경우에, 자신이 더욱 행복해질 것이라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것은 미다스 혼자만의 행복에 대한 가치관 일뿐이지, 진리에 입각한 가치관은 아니었을 것인데도 말이다. 궁극적 목적이 '행복' 을 얻고자 하는 것이었다고 본다면, 그 방법론적인 측면이 어떻게 되느냐에 있어서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이것에 대해서 '아리스토텔레스' 는 그의 <행복론>에서, 행복이 과연 무엇인지를 보다 더 명백하게 탐구해야 하고 이것을 위해서는 우리 인간의 고유한 기능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인간의 고유한 기능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곧 행복의 열쇠이고, 인간에게만 있는 고유능력은 이성적 활동이며, 인간의 궁극적 목적인 행복은 바로 이성적 사고와 사유기능을 탁월하게 발휘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론의 관점에서 본다면, 미다스의 왕은 이성적 사고와 사유기능을 탁월하게 발휘하는 인간의 고유능력이 미천하였던 모양이다. 그런데 인간의 이성적 사고와 사유기능이라는 것은, 결국은 절대적 사랑의 갈망으로 향하게끔 되어져 있다. 황금으로도 구할 수 없는 가장 소중한 자신의 딸을 황금으로 변하게 만들어 버리자, 그제서야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깨닫고, 황금보다도 더 소중한 사랑을 다시 되찾기 위해서 디오니소스 신에게 원래대로 되돌려주기를 간청하였다는 것은, 바로 인간의 고유한 이성적 판단의 기능이 목적하는 바는, 사랑의 지향점이라는 것을 상징화하는 스토리가 아닐까.
오늘날은 황금의 손을 가진 천재적인 사업가 투자가 금융기술자들의 천국이기도 하다. 그들은 하루아침에만도, 남들은 평생 구경도 못할 정도의 엄청난 황금을 만들어낸다. 바로 그들의 신비스러운 황금의 손으로 말이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그 황금을 가지고도 얻을 수 없는 진짜 사랑의 만족감이, 충만한 황금의 창고만큼이나 가득하게 채워져 있을지는 궁금하다. 어쩌면 진짜 황금의 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인간의 고유한 능력인 이성적인 기능으로 진짜 행복을 얻어낼 수 있는 사람은 우리 이웃의 평범한 사람들이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