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으로의 초대 - 40. 멍 때리기

yangmok70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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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은 스마트폰과 컴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하여 뇌가 쉴새 없이 혹사당하고 있으므로, 뇌를 쉬어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멍때리기를 하면 지친 뇌를 쉬어주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다"  이 설명을 들어보면, 참 좋은 아이디어 같다. 

요즈음 회자되는 용어중에 새롭게 등장한 것이 바로 멍때리기이다.  누가 이것을 생각해 내었는지는 몰라도 지친 현대인들의 뇌를 쉴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라며, 멍때리기 즉 아무 생각없이 멍하게 있는 것이 마치 휴식처럼 이해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생각해보면 그럴듯한 의미로 해석되고, 멍때리기가 아무에게나 충분히 가능하고, 이 방법이 충분히 효과적인 것으로 착각할 수 있지만,  그것은 정말이지 단순한 언어적 유희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인간이 멍때리기를 하면서 아주 생각이 없는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은, 생각이 없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또 하나의 몰입 상태로 들어가는 것을 말하는 것인데, 이것은 사색을 하거나 혹은 명상을 하면서 현상적인 상태의 자아를 본질적인 상태의 자아로 바꾸는 일과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누군가 멍때리기를 정말 잘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명상수련의 아주 대가이거나 아니면 깊은 사색에 빠져있는 뛰어난 시인인 것이다. 물론 누구라도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무엇인가를 집중할 수는 있고, 그 상태로 골똘히 생각을 하고 있으면 마치 멍때리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는 있다.  그러나 수없이 떠오르는 잡념들 속에서 벗어나려면, 역설적이지만 한가지 만으로 생각을 집중해 들어가는 방법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멍때리기는 몰입의 변형된 다른 형태일 뿐이며, 여기에 대중적 재미를 가미한 언어적 유희에 불과하다고 보는 것이다. 

몰입은 주위의 모든 잡념들과 방해물들을 차단하고 원하는 어느 한 곳에  자신의 모든 정신을 집중하는 일이다. 이 몰입의 상태는 내적인 것이며, 정신적인 강렬한 집중 다음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심리학자 칙샌트 마히이는 몰입했을 때의 느낌을 " 물 흐르는 것처럼 편안한 느낌이며 하늘을 날아가는 자유로운 느낌'이라고 했다. 일단 몰입을 하면 몇 시간이 한 순간처럼 짧게 느껴지고 '시간인식의 왜곡' 현상이 일어나면서 자신이 몰입하는 대상이 더 자세하고 뚜렷하게 보이게 된다. 또한 몰입대상과 하나가 된 듯한 일체감을 가지며 자아인식이 사라져 버린다. 

이 몰입현상은 꾸준한 학습과 노력의 과정을 거쳐서 얻어질 수 있는 것이며,  단점이 되는 것은 자신이 몰입하고 있는 대상에 대해서는 단 시간에  빠르게  정보를 흡수할 수 있지만, 반대로 관심을 가지지 않은 대상에 대해서는 전혀 기억을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몰입의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  

1925년에 노벨  문학상을 탄 조지 버나드쇼의 말이다. "일년에 두 세번 생각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또한 1950년 노벨 문학상을 탄 버트란트러셀은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생각 하기를 죽기보다 싫어한다".  아인슈타인은 또다른 말로 사람들이 얼마나 생각하지 않고 단순하게 사는지를 표현 했다.  "생각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고된 노동이다. 생각하는 사람이 그토록 적은 이유가 바로 거기 있다" 

이처럼 천재들은 한결같이 생각을 강조했었고, 그들의 말대로 무엇인가를 집중해서 생각하는 반복된 습관이야말로 의도적인 몰입의 최고 방법임에 틀림없다.  몰입의 절정은 형이상학을 경험하는 것이고 궁극적인 목적은 무아 상태까지 이르는 것인데 , 멍때리기라는 말로 그것이 마치 최고의 휴식인양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아마도 몰입의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정신수련 지도자의 발상으로 시작된 것이 멍때리기 라는 것이 아닐런지?  멍때리기를 잘 하려면, 결국은 멍때리는 상태을 만들기 위한 몰입을 해들어 가야 하고,  그 자체는 이미 뇌가 쉬지 못하고 한 가지  대상에  대해서만 고도의 집중을 하고 있는 상태가 되어버리는 것인데, 이것을 뇌가 쉬게끔 만들어준다는 것은 정말 앞뒤 안맞는 논리인 것이다. 차라리 지친 뇌를 아주 편안하게 쉬어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깊은 숙면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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