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무식한 촌부와의 대화록:
" 비트코인인가 뭔가 하는 거, 그거 가짜화폐 아이가! "
" 그게 왜 가짜화폐인데요? "
" 가상화폐라는 말이 가짜화폐라는 말 아이가? "
" 진짜로 있지도 않는 돈을 있는 척 해가지고, 돈이라고 하믄서,
상품으로 만들어 가지고 팔아묵을라 카는기~ 그거이 돈이가? "
" 가짜화폐가 아니구요, 불록체인상으로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상공간에서의 화폐라는 거에요."
" 예기 들어보니께네, 불록체인 그거는 아주좋은 기술이라카데, 근데 가상화폐 그거는 불록체인이라는 기술이 있다고 하믄서 가짜로 돈을 만들어 가지고 팔아묵는데, 그거에 돈 집어놓었다가 돈 잃은 사람 진짜 많다카데~~ "
" 내 작은동생 큰애가 신문사 기자로 있는데, 그 아가 얼마전에 신문에 기사도 올렸더만, 17세기에 네델란드 튤립투기 사건하고 비슷하다카믄서, 멋도 모르고 투자 한다고 덤벼들였다가 나중에 엄청 폭락해가지고 폭삭 망할거라고 하데, "
전형적인 무식한 촌부와의 대화는 이런 식이다. 머리에 든 것도 없고 무식한 것들이 오히려 목소리는 더 크다고, 모르면 입 다물고 있던가 아니면 배우려고 해야지 무식한 것들이 왜 아는척을 하면서 부꾸러운 줄도 모르고 사는 것인지,ㅎㅎㅎ 이런 대화를 나누다보면 나같은 사람들은 속으로 끓어오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무식한 촌부들의 선입견 속에는, 단단히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이 가상화폐의 실물적 화폐로서의 효용성이 얼마나 있느냐에 대한 의문이 있기 때문도 하다. 분명 화폐라는 것은 교환의 매개로서 인식하는 것이 전통적인 화폐의 의미였으니까,,,
화폐라는 것은 시장에서 교환되는 여러가지 상품처럼 하나의 상품이다. 다만 간접교환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상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화폐도 분명히 수요가 발생하는 재화이다. 즉, 간접교환을 수월하게 해주는, 그래서 엄연히 수요가 존재하는 교환의 매개라는 상품이다.
만약 화폐가 수요가 존재하는 하나의 상품이라면, 이 가격은 어떻게 정해질까?
이것은 화폐가 얼마나 많은 재화와 교환이 될 수 있는가, 즉 이 화폐의 구매력이 바로 화폐의 가격이 된다. 우리가 흔히 경제학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을 물가의 상승이라고 부르지만, 엄연히 말해서 인플레이션은 화폐의 구매력 하락에 따른 결과라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이 화폐의 가격인, 구매력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이것을 오스트리아의 경제학자였던 '루트비히 폰 미제스' 는 오늘 시점의 화폐 수요는, 어제 화폐가 가졌던 구매력을 기초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늘을 기준으로 하여 화폐를 얼마나 가질지는 어제 화폐가 얼마나 많은 재화를 구매할 수 있는지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래서 이렇게 거슬러 올라가면, 이 화폐라는 하나의 상품이 화폐이기 이전에 상품으로써의 시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이 상품은 화폐로써의 수요가 아니라, 원초적으로 수요가 존재했어야 하는데 이것을 회귀이론이라고 한다. 미제스는 이 회귀이론을 가장 잘 설명하는 화폐가 바로 금이라고 하였다.
즉, 태초에 인류의 화폐역사가 금에 연동되어서 시작되었던 것도, 금 자체는 이미 반짝반짝 빛나는 외형과 함께 희귀하다는 특성도 있고 장신구로 사용될 정도의 희소성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 역시도 원초적 수요가 존재하는 것일까?
비트코인이라는 것은 외형적 실물이 존재하지 않고 디지털 상으로만 존재하는 자산이기 때문에 손에 쥐고서 자랑할 수도 없고, 멋있게 장식할 수도 없다. 전통적인 경제학적 원리로서 판단해보면, 비트코인을 화폐로써의 가치가 매겨지기 전에 원초적인 가치가 충분히 있는 것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비트코인이 첫 교환의 매개로써 사용되었던 것은 2010년이는데, 2010년에 10,000 btc 로 2판의 피자를 구매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비트코인에 대한 원초적인 수요의 가치를 처음 발생시킨 사건이었지만, 비트코인으로 피자를 구매한 사람과 피자를 판매한 사람은 어떤 조건으로서 이러한 가격협상이 가능했던 것일까?
2009년에 비트코인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것 이외에도 비트코인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필요로 하였다. 그래서 그들은 비트코인을 불환지폐와 교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했는데, 비트코인 커뮤니티의 초기 일원들은 New Liberty Standard 라는 웹사이트를 만들었고 비트코인의 가치를 불환지폐인 달러로 표기하게 된 것이,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서 소모되는 전력의 비용을 바탕으로 계산을 하여 1 달러당 1,309.03 btc 라는 가격을 책정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초기 비트코인 옹호론자들이 정한 가격을 바탕으로 하여 10,000btc를 2판의 피자와 교환하게 된 것이고, 비트코인은 이렇게 화폐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 것이었다.
비트코인의 초기가격을 채굴에 필요한 전력비용을 기준으로 하여 계산을 하였는데, 왜 초기 비트코인 옹호론자들은 전력 소모를 감수하면서도 비트코인을 채굴하려고 했던 것일까?
그것은, 비트코인의 수학적 알고리즘에 열광했고, 탈 중앙화 되어져 있는 장부라는 개념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였기 때문이었다. 중개자가 없는 탈중앙화 메커니즘이 실질적으로 구현된 것이 비트코인이었고, 비트코인을 이루고 있는 수학적 알고리즘에 대한 가치를 상승시키는 것을 채굴이라는 행위로 나타낸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기존의 화폐 체제의 모순성을 극복하면서 미래의 화폐체제로 인정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았을 것이다.
분명히 이러한 여러가지 측면에서, 비트코인의 원초적인 수요는 존재했다. 만약에 이러한 원초적인 수요나 가치가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이 비트코인을 아무도 채굴하지 않았을 것이다. 비트코인이 탈 중앙화 장부인 블록체인으로 이루어졌다는 것과 특정한 정보를 수학적 알고리즘으로 저장할 수 있는 이 기능에 가치를 매기게 된 것이, 금과 같은 상품화폐의 기능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판단하게 된 시초인 것이다.
기존의 경제학적인 이론과 학자들의 논쟁들을 감안해 볼 때에, 비트코인은 분명히 원초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는 상품이자 화폐인 것이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비트코인이 가짜돈이라고 우겨대는 사람들은, 세상물정에 어두워도 보통 어두운 것이 아닌 아주 무식한 사람일 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