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영광군 칠산바다에서 잡히는 조기를 일명, 영광굴비라고 부른다. 영광 앞바다에서 잡히는 참조기를 소금에 절여셔 말린 것을 굴비라고 하는데, 오랫동안 밥상의 도둑이라고 불리우기도 하며 예부터 임금님의 수라상에 으뜸으로 오르는 진상품으로 타지방의 조기에 비해서 유별나게 맛이 좋은 것이 특징이다.
분명 영광굴비는 전남 영광군 법성면 법성리의 항구인 법성포 앞바다에서 잡은 참조기를 말린 것을 지칭한다. 하지만, 그 생김새가 중국쪽 앞바다에서 잡힌 참조기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중국산 참조기를 영광굴비라고 속여서 판매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얼마전 보도에서는, 지난 10년 가까이 수백억원대의 가짜 영광굴비를 판매해온 일당이 검찰에 적발되었다는 소식이 있었다. 그런데 이 기사 내용을 읽으면서 생각 드는것은, 도대체 중국산 참조기와 영광굴비가 얼마나 구분하기 어려웠으면 무려 10년 동안이나 속여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제서야 발각이 되었을까 의아하기도 하다.
더구나 국내의 영광굴비 전문 가공업체들마저도, 대량가공을 하는 과정에서 중국산을 섞어서 포장을 하고 판매를 한다고 하니, 어지간한 전문가라도 진짜 영광굴비가 어떤 것인지를 구분하기는 아주 어렵다는 것이겠다.
이러한 현상이야, 영광굴비가 워낙에 가격이 높고 인기가 좋으니 상술적인 눈 속임수로서 싸고 질낮은 중국산을 끼워서 팔아먹는 전형적인 수법을 구사하는 것이야 얼마든지 흔하게 예상될 수 있는 것이겠다. 어차피 얄팍한 계산머리로 한 푼이라도 더 벌어보겠다는 욕심에, 이런 짓을 하는 판매업자들이야 걸리면 재수없는 것이고, 안 걸리면 좋은 것이겠지만 말이다.
어차피 속고 속이는 세상에서, 멍청하게 당하는 사람만 바보병신인 것이고, 속이는 놈은 걸리지만 않으면 되는 것이니까,,
그런데 영광굴비 판매의 속임수와 비슷한 경우를 어린시절에 참 많이도 목격을 했던 것이 또 하나 있었으니, 바로 참새구이라고 불리우는 가짜 병아리구이가 있었다.
지금이야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참새구이를 파는 것이 많이 사라져 버리고, 전문 참새구이집에서나 간혹 구경할 정도이지만, 예전에는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단골메뉴중의 하나가 당연히 참새구이였다. 그러나 말이 참새구이지, 실제로는 진짜로 참새가 아니라 병아리를 구워서 판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다만, 이름을 그냥 그렇게 붙여서 그렇게 팔고 있으니 그 가짜 참새구이를 먹는 사람들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 주면서 병아리구이를 참새구이라고 불러주고 먹어대는 것이었다.
참새를 잡는다는 것이 분명 쉬운 일이 아닐것이다. 그 작은 몸집에 공기총으로 쏘아본들, 다 부서져서 먹을만한 고깃덩이도 없을 것이고, 설령 그물을 쳐서 일일이 잡는다고 해도 그 많은 참새들을 대한민국 땅의 어디에서 다 잡고 있을 것인지, 상식적으로는 앞 뒤 계산이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포장마차의 메뉴에서 이름만 참새구이라고 올려놓는 것일뿐, 실제로는 비슷한 몸집에 집단 사육이 가능한 병아리들을 대체재로서 가져와서 구이요리를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영광굴비와 참새구이를 비교해보면, 참 묘한 공통점이 있다. 영광굴비에도 싸구려 중국산 참조기가 워낙에 흔하다는 것을 대부분이 알고 있고, 이름만 바꿔치기를 해서 영광굴비로 속여판다는 것 쯤은 상식적으로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참새구이의 경우에도 대부분이 병아리 구이를 참새구이로 속여서 판다는 것을 거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면서도, 여기에 대해서는 검찰의 추적을 받았다는 소식을 접해보기가 참 어렵다는 것이 너무 불공평한 것 같다.
영광굴비는 속여서 팔기만 하면 경찰 검찰의 대대적인 단속이 뜨지만, 병아리 구이는 참새구이로 속여서 팔아도, 그냥 '흐흐흐' 하고 웃으면서 넘어가주는 것은 왜 그런것일까?
아마도 영광굴비는 제법 고깃살이 많아서 그런 것이지만, 병아리구이는 워낙에 고깃살이 적어서 차별대우 하는 것일까?
영광굴비와 참새구이를 이렇게 차별대우하는 진짜 이유는 모르겠다만은, 장사치들의 양심을 들먹거리고 속임수가 있니 없니를 이야기하기 전에, 그냥 있는 그대로 중국산 참조기와 병아리구이라고 써 붙여놓고서 판매하는 것이 더 속편하지 않나? 왜 꼭 굳이 돈 몇푼 더 받아먹으려고 가짜 참조기와 병아리구이를 그럴듯한 이름값으로 포장을 해서 팔아먹고들 있는 것인지?
워낙에 싸구려 음식이라고 하면, 쪽팔리는 것을 싫어하는 한국인들의 문화적 특성 때문에 잘 팔리지 않을 것 같아서 인가? 가급적 그럴듯하게 이름값 하는 조금이라도 더 비싼 제품으로 포장을 해두어야 판매가 더 잘 되는 것이 한국인들의 소비심리이기 때문일까?
어쨋든 가짜 영광굴비는 단속을 하면서 가짜 참새구이는 단속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좀 불균형적이기는 하다. 어차피 영광굴비이든, 참새구이든 서로 적당히 속여주면서 눈감고 그냥 넘어가준다는 것은 뻔하게 알고 있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