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만이 언어구사능력을 가지고 있다. 단순한 소리의 흉내를 내면서 동료들끼리 생존에 필요한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다른 동물들도 가능한 것이지만 복잡한 사회적 체계 내에서의 관계 유지와 학습화된 지식을 논리적으로 다른 동료에게 설명을 할 수 있는 등의 언어구사는 분명 인간만이 가능한 능력이다.
어느 인류학자의 설명에 의하면, 인간의 언어구사능력과 관련된 뇌의 진화 과정은, 남에 대한 뒷담화를 위해서 촉발되었다고 설명을 한다. 인간의 대화기술은 분명히 일대일 관계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명이 동시에 대화를 하면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 대화의 주제 역시도 고상한 철학적 담론이나 문학적 소양을 위한 대화보다는 다른 이에 대한 험담이나 가십거리에 대한 풍문을 만들어내어서 확대시키기 위한 과정이 더 많다.
그래서 인간적으로 친한 사이라는 것 자체가, 어쩌면 '누가 누구랑 잤다더라' 혹은 '누가 누구와 싸웠다더라' 같은 가십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느냐 아니냐의 차이로 구분하는 것이 더 현실성 있는 구분법이기도 하겠다.
이러한 특성을 두뇌 인지학에서는 '사회적 뇌가설' 이라는 원리로 설명을 하는데, 악의적인 뒷담화의 이야기 일수록 집단 내에서 더 잘 퍼지는 경향이 있고, 이것은 인간사회의 어디를 가든 아주 보편적으로 당연한 것이다. 인간의 생존본능의 입장에서도 '누가 착하더라' 라는 말보다는 '누가 나쁘더라' 라는 정보가 자신의 방어본능을 강화 시키기에는 훨씬 더 유용한 정보이기 때문도 하다. 이렇듯 인간의 인지적 시스템은 부정적인 평판에 더 깊은 주의를 가지며,이러한 정보를 주변에 알려서 잠재적인 위험을 예방하도록 만들려는 것이다.
하지만 여러명에게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해 갈 수 있는 언어구사능려과 함께 문자를 통한 표현기록의 발전, 그리고 긍정적인 정보보다는 부정적인 정보에 더 주의를 기울이려는 인지적 편향성이 결합된다면 인간사회집단의 어디에서나 악성루머로 인한 소용돌이의 사건사고들은 끝임없이 발생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현대사회에서는 대중심리를 자극하고 이끌어나가는 측면에서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여러가지 기술적인 방법들이 개발되어져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밴드왜건과 같은 현상이다. 이것은 대중적으로 어떤 것이 유행을 하게 되면, 그것 때문에 어떤 정보가 힘을 얻게 되는 현상이다. 마치 어느 정치인에 대한 평판이 당선이 유력하다는 정보가 넘쳐나게 되면 실제로 오프라인에서도 표가 몰려들게 되고, 소비자가 어떤 상품에 대한 평판을 공통적으로 올리게 되면 오프라인에서도 그 상품의 선호도가 결정되어져 버리는 현상들과 같은 것이다.
이것이 비유를 하자면, 시장바닥에서 약장수가 약을 팔기 위해서 차력시범과 동물들 연기로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과정과 비슷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실상 약의 효력은 차력시범의 재미 있음과는 상관이 없는 것인데도, 차력시범이 재미있으면 효능이 의심스러운 약일지라도 잘 팔리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 현상이 오늘날에는 온라인상에서 댓글 문화가 만들어내고 있는 기이한 사회현상의 왜곡과 비슷한 것이라고 하겠다. 어느 기사가 올라오면, 그 기사에 댓글들이 달리고 어느 댓글에 공감 수가 많아지면 사람들은 그 댓글만 보게 되고 댓글에 댓글이 달리면서 왁자지껄한 논쟁이 벌어지게 된다. 비유를 하자면 지금의 온라인 언론기사의 특성은 차력시범을 핑계삼아서 약을 팔아먹으려는 약장수의 잔머리 계산과 비슷하게, 신문기사라는 것은 그저 주의를 끌기 위한 차력쇼에 불과한 것일뿐, 최종 결론은 공감을 가장 많이 얻은 댓글에서 결정이 나버리는 것과 같다.
지금의 시대는 가면 갈수록 신문이나 잡지와 같은 아날로그식의 문자언어에서 이탈하고 있고, 온라인 디지털 언어로 대화하고 소통을 한다. 최신정보와 뉴스 대부분이 온라인 세계에서 생산되고 소비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SNS 커뮤니티 서비스의 등장은 모든 사람들이 개인 언론사를 차린 것과 마차가지의 효과를 가져와서, 하나의 사건과 정보가 개인과 개인을 거치면서 계속해서 확대 재생산되어지고, 새로운 지식과 정보로 재가공 되어서 전달되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개인적인 여론 생산자의 무한대 양산이 가능한 시대에는 저질스러운 밴드왜건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밖에 없으며, 예전처럼 권위있는 언론사의 기사내용이나 혹은 평판이 좋은 칼럼니스트라는 희소적인 가치성이 훼손되어지고 있음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댓글러들 중에서도 가장 영향력이 크고 댓글로만 하루종일 생활을 하는 헤비댓글러들이 이끌어가는 밴드왜건 효과적인 여론형성이 치명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들 헤비댓글러들의 공통적인 심리적 특성은 긍정적이고 칭찬하는 식으로 좋은 효과를 가진 여론형성이 아니라 부정적이고 욕설적이고 비방하기에 좋은 여론형성을 주도하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이다. 익명성 뒤에 숨어서 공격성을 표출하는 통로로 댓글을 이용하면서, 자신들의 내면적인 열등감을 투사하고 있는 것이다.
분명 헤비댓글러라고 할 수 있는 인구는 전체인구의 0.1%미만에 해당하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0.1%의 극소수 헤비댓글러들이 펼치고 있는 온라인상에서의 여론주도 현상은 밴드왜건 효과 이상으로 아주 탁월한 여론주도의 힘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열등감과 분노감 등을 댓글문화 속에서 이유없는 트집과 시비거리로 욕설을 하면서 토해내고 기사내용과 언론사를 공격을 하고, 공을 들여서 사실에 입각한 기사내용을 작성한 기자들은 이를 막을 방법도 없고 억울함을 토로할 곳도 없다.
그들 대부분은 무직자이거나 댓글러로 알바활동을 하면서 수익성의 목적을 가진 자들의 하수인처럼 온라인상에서 분위기 형성을 위한 댓글작업을 하루종일 하고 있을 뿐이다. 차라리 돈을 목적으로 하면서 분위기 유도를 하려는 속셈이면 많은 다수에게 큰 피해는 주지않고 관심보이지는 자들만 옭아매고 끝낼 수 있는 것이지만,이것이 자신의 분노감과 열등감 등을 해소하기 위한 욕설과 비방의 배설창구로서 댓글공간을 이용하는 해비댓글러들이라면 문제가 상당히 달라지는 것이겠다.
병적인 자존감과 열등감을 가진 자들이 익명성이 보장된 온라인 공간상에서만 하루종일 집안에 숨은채로 수많은 악성 댓글과 이상한 관점의 논리로 여론을 형성해가고 있다면 한국사회의 갈등과 대립을 야기시키는 악성종양 중에서도 최고의 종양이라고도 할 것이다. 마치 사회전체가 시끌벅적 혼란스러워져서, 그 원인을 제공한 자를 추적해서 붙잡아보니 초등학생 댓글러가 장난스럽게 올린 글 들이었다는 웃지못할 코미디같은 헤프닝이 벌어진다고 해도 그에 대한 피해보상은 당한자들에게는 정말 막막할 뿐인 것이다.
최근에 댓글조작 논란으로 인하여 댓글 실명제와 댓글 갯수 제한 등의 조치가 검토되어지고 있지만, 이런 방법으로 과연 현재의 악성 댓글과 고의적 댓글 여론형성의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까. 내 생각에는 전혀 그렇지도 않다. 댓글을 쓰기 불편하게 만들어 놓으면 가끔 댓글을 달면서 개인적 의견을 개진하던 사람들만 그냥 빠져 나가버리지, 악성 헤비댓글러들은 더더욱 지능적인 방법으로 댓글을 조작하기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분명 악성 헤비 댓글러들의 악성댓글은 범죄라는 것을 인식하고, 오프라인에서의 강압적인 법적 제재처럼 이들에게도 동일한 방식으로 법적인 권한으로 순찰과 적발 그리고 형사처벌의 강력한 억제수단이 있어야만 이들의 정신병적인 해비댓글링을 막아낼 수 있을 것 같다.
어차피 악성비방 댓글을 달고 다니는 헤비댓글러들은, 일부러 돈을 받아먹고서 특정 집단을 옹호하고 그 쪽으로 관심을 유도하려는 고의적 댓글러들이 아니라면, 분명 심리적으로 분노감과 열등감이 심해서 온라인 상에서 익명성을 가지고 저질스럽고 욕설적이고 비방하는 댓글로서 그들의 정신병적 증세를 해소하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