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봄이다. 따뜻한 기운이 완연하게 느껴지는 계절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초여름의 더위도 느껴지는 계절이다. 이 5월의 날씨는 산과 들로 바다로 여행 다니기에는 정말 좋은 계절이다. 그래서인지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이름을 붙이게 된 이유에는 아무래도 가족단위의 야외활동을 하기에는 계절적으로 가장 좋은 시기이기 때문도 할 것이다.
'가정의 달'이라고 일컬어지는 5월에는 5일은 어린이날, 8일은 어버이날, 11일은 입양의 날, 15일은 스승의 날, 17일은 성년의 날, 22일은 부부의 날이 들어 있어서 가족관계 중심적인 기념일이 일년 중에서 가장 많이 몰려있는 때이기도 하다.
이 가정의 달 기념일들은 성년의 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한국에서 직접 제정된 것들이며, 성년의 날 역시도 전세계적으로 4월 경에 기념일이 잡혀있던 것을 국내에서는 청소년의 달이라고 일컬어지던 5월 달로 옮겨온 것이다.
5월달 기념일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것은 1923년 방정환을 포함한 일본유학생 모임인 색동회가 주축이 되어서 정해놓았던 5월1일을 어린이날로 지정했던 것이며 45년 광복이후에 5월5일로 어린이날을 정하여 지금까지 시행을 해오면서 5월달을 청소년의 달이라고 부르게 되었던 것이다. 이와 함께 가족중심적인 기념일들이 하나씩 제정되기 시작하면서, 청소년의 달에 함께 묶어서 시행하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 같다는 분위기에 의해서 5월달로 몰려들게 된 것이라고 한다.
어린이날과 청소년의 달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아무래도 자라나는 성장기 아동들의 기운이 풋풋한 생동감을 느끼게 하는 것처럼 봄이라는 계절이 가지고 있는 자연의 자라나는 생동감과 비슷하게 일치되는 기운의 고조라는 것이 관념적으로 동일하게 느껴지기 때문도 할 것이다.
그래서 자라나는 아이들을 중심으로 해서 부모의 역할이 재조정되어지고 가정의 화목과 행복을 다시 되새긴다는 것이, 아무래도 5월달에 비슷한 시기를 가짐으로써 가족전체의 화합하는 분위기를 만들기에는 가장 좋은 것이겠다.
그런데 이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는 여성중심적인 이미지를 가지고도 있다. 계절의 제왕도 아니고, 계절의 황제도 아니고, 계절의 왕자도 아니고, 계절의 공주도 아니고 말이다. 봄철은 여성의 마음을 흔들어대는 계절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어린 아가씨처럼 설익은 여성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이미 농후하게 성숙해진 젊은 여인과 같은 모성애가 있으면서도 성숙미가 느껴지는 여성스러움의 계절이다.
그래서 전세계적으로 미인선발대회는 5월달에 가장 많이 잡혀있기도 하고, 각 대학마다 축제분위기 역시도 5월 전후로 가장 많이 몰려 있는 것이겠다. 일명 "봄의 여심(女心)"이라고 하여, 봄철이 되면 여자의 마음은 아주 설레이기도 하고 사랑의 욕망도 강렬해지기도 하기 때문에 생리적으로 여성은 봄철에 가장 왕성한 여성적 기운이 강하게 발동되는 모양이다.
5월달에 화사하게 옷을 입은 여인이 보드라운 피부결을 곱게 단장을 하고 유원지 등에서 노닐고 있는 모습은 일년 사계절 중에서도 여성이 가장 매력적으로 보여지게 만들어주는 계절적인 기운이 분명히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므로 5월달은 어린이들과 청소년과 여성을 위한 달이자 가정을 위한 달이라는 것인데, 이것은 분명히 남성과 아버지를 위한 날이 포함되어지지 않은 개념이기도 하다. 흔히 남성의 계절은 가을이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봄이라는 계절은 남성적인 분위기와는 잘 맞지 않는 모양이다.
하지만 지금 이 시대의 5월달에 대한 관념은 아직도 과거시대와 비슷하게 가족친화적인 분위기의 기념일들이 많은 달이자 여심이 가장 강하게 발동하는 여자의 계절이라는 식으로 미화되고는 있지만, 과연 이러한 관념이 지금시대의 남성배타적인 분위기와 잘 맞는 것인지는 의문이 들기는 한다.
다음 세대부터는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아이들도 거의 구경하기 어렵고 결혼제도가 무너지고 가정해체가 더욱 심해진다면 5월달을 가정의 달이라고 부르는 것이 지금시대처럼 가능해 질지 의문이기는 하다.
하지만 인륜지대사는 언제 어디에서나 모두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라고 하니, 이러한 5월달의 풋풋한 생동감의 기운을 모두가 함께 나눌수 있는 기념일을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유지해나가는 것이 정말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일 뿐만 아니라, 시대가 갈수록 여성중심적 기운이 더욱 강해져가고 있는 시대적 흐름에 맞추어서 5월달을 가정의 달이라고 칭하면서 그 분위기를 돋우려는 노력은 결코 쉽게 허물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