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이라는 것은 태양의 일주운동으로 인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각 지방의 태양시는 경도 차이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기 마련이다. 따라서 같은 나라에서도 경도에 따라서 다른데, 한 나라 안에서는 편의를 위해서 특정 지방의 평균시를 전국이 공통으로 사용하게 되고 이것을 표준시라고 부르게 된다. 일반적으로 경도 15도 차이마다 1시간씩 다른 표준시를 사용하게 된다.
미국이나 러시아 등 대륙간에 걸쳐있을 정도로 국토범위가 아주 넓은 나라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나라가 그 나라 고유의 통일된 표준시를 사용하고 있다. 그 나라의 각 지방의 태양시는 각 지방마다 경도에 따라서 약간씩 차이가 생기는데, 중심시각을 정하는 지방의 자오선(子午線)을 태양이 지나는 시각, 즉 남중시각을 기준으로 하여 표준시를 정하게 되고, 그 지방의 표준시를 그 나라에서는 모두 통일된 시각으로 적용해서 사용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울릉도에서 태양이 남중하는 시각과 인천에서 태양이 남중하는 시각이 서로 다르다. 따라서 울릉도의 지방평균시와 인천의 지방평균시는 서로 다르게 되어져 있는데, 한 나라 안에서도 이와 같이 각기 다른 시각을 사용한다면 매우 불편하게 되므로 대개는 어떤 특정 지방의 평균시를 취하여 전국이 공통으로 쓰게 되는데, 한국에서는 서울을 기준으로 표준시를 정해서 사용해야 정상적인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현재 일본 동경 135°의 지방평균시를 표준시로 채택하고 있는데, 조선 시대에 동경 120°를 표준자오선으로 했던 것을 1910년(융희 4년) 4월 1일 종래의 11시를 12시로 고침으로써 동경 135°의 지방평균시를 택한 것이다. 그런데 동경 135°선은 울릉도 동쪽 350km 지점을 남북으로 지나는, 즉 한국의 영토를 지나지 않는 선이다.
따라서 현재의 한국표준시는 동경 127°선이 지나는 서울의 지방평균시보다 32분 정도 빠르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한 때 대통령령으로 1954년 3월 21일부터 동경 127°30 '을 표준자오선으로 하여 표준시를 고쳐 사용했으나, 1961년 8월 10일부터는 다시 동경 135°선을 표준자오선으로 하여 현재까지 과거와 같은 일본 동경을 기준으로 하는 표준시를 사용하게 되었다.
분명 한국에서는 동경 127.5도를 기준으로 하여 한국시를 정해야 하는 것이 옳은 것이지만, 일제시대의 문화로 인하여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하는 일본시를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서글픈 사실이다. 하지만 굳이 이것을 바꾸지 않는 이유에는 지금까지 고정관념식으로 1세기 넘도록 사용해왔었고, 또한 실생활에서는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바꾸지 않고 계속 사용해온 것이기는 하겠다.
그리고 1961년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끄는 국가재건위원회에서 일본 동경시를 다시 채택하게 된 이면에는, 그 당시 한국의 경제가 성장을 하려면 기술원조를 절대적으로 외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가장 가까운 일본을 통해서 선진기술을 들여오는 것이 가장 유리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일본과 같은 동경시로 변경한 이유도 있었던 것이다.
반면에 북한은 2015년 8월에 광복 70주년을 기념하여 우리나라의 표준시를 다시 되찾는다는 의미에서 원래의 표준시였던 127.5도를 기준으로 하는 표준시 변경을 하였다고 한다. 이로써 현재까지 북한의 시간은 남한보다 30분 늦게 흐르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하여 남북간 소통확대를 위해서 2년8개월만에 다시 일본표준시로 변경하였다고 하니, 표준시를 남한과 함께 통일시키려는 것은 북측 내부적으로도 많은 어려움과 비용을 수반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북측에서부터 통일을 위한 사전작업을 위한 의지가 확고했던 모양이다.
북한의 입장에서야 향후 예상되는 북미간 교류 협력의 장애물을 제거하겠다는 결단으로 표준시 변경을 한 것도 있겠고, 앞으로 증진되어질 남북교류를 위해서 더 유리한 표준시 통일 등을 미리 조치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는 계산이 있기 때문도 할 것이다.
또한 남북이 공동으로 채택한 '판문점 선언' 에서는 우선적으로 동해선,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해서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하기로 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경제협력에 유리한 사전문화적 규격을 통일화시키는 작업도 들어가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길게 보았을 때에, 이번에 북한과 남한이 모두 일본 동경시를 기준으로 하는 일본표준시를 따라 가기로 결정을 한 것은 현재상황에서의 실용적인 편리성을 위해서 선택을 한 것이겠지만, 앞으로 통일이 되어지는 시기 전후로 해서 한국의 중심지 경도인 127.5도 자오선 경도를 기준으로 하는 한국 표준시를 다시 되찾아야 함은 한국인으로서의 분명한 사명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