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만평(時代漫評) - 187. 대한항공 바퀴벌레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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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1969년에 설립된 대한민국 최초의 민간항공운송회사이다. 그 전에 62년에 설립된 대항항공공사가 있었지만 국가운영체제인 공기업의 형태였었고, 조중훈회장이 이끄는 한진상사(지금의 한진그룹)에서 69년 3월에 인수하여 민영회사로 운영되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그 당시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적기가 날고 있는 곳이 그 나라의 국력이 뻗치는 곳" 이라는 권유에 따라서 조중훈 회장이 마음을 돌려서 인수했다고 하니, 한국현대사에서 대한항공의 탄생은 국력성장기의 한 중심축을 담당하면서 수많은 에피소드를 만들어내었던 역사적 기업의 탄생이었음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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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70년대에 하늘을 날아가는 대한항공 여객기를 바라보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외국에 대한 동경심을 꿈꾸웠을 것이고, 자라나는 어린아이들은 책 속에서만 바라보던 멋진 외국의 대도시 풍경을 상상하면서 그 곳으로 태극마크가 새겨진 대한항공 여객기를 타고서 화려하게 날아가보는 동심을 가지고 행복한 시절을 보내기도 하였을 것이다.

70년대 ~ 80년대에는 한국인들에게 항공여행이라는 것이 극소수의 상류층 인사들이거나 아주 잘사는 부잣집에서만 가능한 최고급 문화라고 생각을 할 뿐, 일반인들이 누릴 수 있는 수준의 문화가 전혀 아니었다. 그러니 비행기를 탄다는 자체가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최고의 이벤트로 여겨질 정도였으며, 비행기를 한 번 타고 다녀오게 되면 그 자체를 가지고서 몇달 동안이나 주변사람들에게 자랑 삼아서 떠들어 댈 수 있을 정도의 대단한 이야기 거리가 되던 시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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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의 문화적 수준이 그러할진데, 대한항공에 취업하여 일을 하게 된다면 최고의 일류직장이었고 항공사 직원은 어디를 가나 대접받는 귀한 몸들이었다. 간혹 사진으로만 보여지는 대한항공 여객기 내부의 좌석모습이나 기내식 제공모습은 어디에서나 쉽게 구경할 수 없는 최고로 수준높은 고급스럽고 깔끔하기 그지없는 것이라고만 여겨질 정도였으니, 그 시대에는 여객기 내부에 해충이나 벌레등이 나타난다는 것은 도무지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으로만 여겨지고 있었을 것이다.

최근 대항항공 지주인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의 도가 넘은 갑질과 비위 의혹에 대해서 비판여론이 극에 달하면서 사주일가의 퇴진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땅콩회항 갑질의 당사자인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과 물벼락 갑질의 당사자인 조현민 대항항공 전무, 그리고 조양호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사건이 연일 언론의 도마위에 오르면서 사회전체적으로 퇴진압박을 받고 있는 상태인 것이다.

그러한 와중에 최근 대한항공 여객기 내에서 바퀴벌레가 서식하고 있는 것을 과거부터 여러 건 신고가 들어왔었지만, 이것을 상습적으로 보건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고의적으로 누락시켜왔던 것이 밝혀지면서 대항항공의 이미지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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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내의 해충발생과 사후 소독조치 등 방역 실태 전반에 대해서 항공사의 신고에 의존하는 것이 현행법의 규정이기 때문에 대항항공에서는 이것을 공개적으로 신고할 경우, 대한항공이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대항항공의 여객기 문화라는 이미지에 치명적인 악영향이 있을 것을 두려워하여 이것을 숨겨왔던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항공기 역시도 다른 나라를 왕래하다보면, 탑승객의 몸을 통해서나 소지품 혹은 기내식 음식의 반입과정에서 그러한 병해충이 들어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겠고, 지금처럼 항공기여행이 과거시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빈번해진 시대에는 그러한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훨씬 더 높은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으면 이것을 고치려고 노력을 했어야지 한번의 악평듣는 것이 두려워서 문제를 계속 키우고만 있었다는 것이 한국인 특유의 체면치레 문화가 도대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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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항공 총수일가의 갑질 논란에 때문에 사회로부터 부정적인 악평을 듣고 있는 그 와중에 붉어진 대항항공 여객기내의 바퀴벌레 소동이라니, 참으로 재수가 없어도 희한하게 재수없는 타이밍이 잘도 맞아들어간 것 같아서 안타깝기는 하지만, 한번 추락된 이미지를 이제 와서 다시 되살리기에는 상당히 어려움이 따를 것 같아서 걱정스럽기는 하다.

70년대~80년대에 대항항공 여객기를 타고서 미국이나 유럽을 간다는 것은 아주 잘나고 복 많은 사람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면서, 일반 서민들은 꿈도 꿀 수 없었던 항공여객기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있었기 때문에 대한항공 여객기 내에 바퀴벌레가 등장한다는 것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요즈음 들어서 그 깔끔하고 고급스럽고 최고의 깍듯한 예절과 친절함을 갖춘 최고의 여객기 항공사라는, 70년대 ~80년대의 일반 서민들과 어린아이들이 가졌을 대한항공 여객기에 대한 동경심을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계속 지켜나갈 수 있었다면 참 좋았을 것인데라는 아쉬움을 가지는 것은 나 혼자만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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