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만평(時代漫評) - 159. 출제자만 풀 수 있는 시험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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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을 치룬다는 것은 일정한 기준이상의 자격을 갖춘 자를 골라내기 위한 변별력의 측정 과정이다. 이 시험을 응시해서 자신의 입지를 확정받고자 하는 자는 당연히 그 시험에 통과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게 되는데, 어떻게 시험문제가 출제되느냐에 따라서 노력의 방법이나 과정 역시 바뀌어지게 된다.

그래서 이 시험통과의 과정에서는 시험문제를 출제하는 갑과 시험문제에 응시하는 을의 관계가 성립되어지며, 시험문제출제자인 갑의 의도와 목적에 따라서 응시자인 을은 싫으나 좋으나 그 기준에 순응을 하고 맞추어 가게끔 되어져 있다.

하지만 갑의 횡포가 어느 정도여야지, 도무지 시험을 통한 변별력 측정의 수준이 을의 입장에서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고난이도가 되어버리면 아예 포기를 해버리거나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현재 대한민국 공무원시험의 유형이 바로 이런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 공무원 시험을 응시해보거나 공부를 해 본 사람은 누구나 공감하는 내용이 있다. 바로 공무원 시험의 합격여부는 99%의 평이한 시험문제의 적중과 1%의 극도록 애매모호한 문제의 운빨 좋은 적중여부로 인해서 당락이 결정이 난다는 것을 말이다.

물론 다년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오지 않은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이겠지만, 일명 공시족이라고 하여 국가 공무원으로서의 안정된 평생직장을 꿈꾸면서 최소 몇 년 이상씩을 공부만 해온 장수 수험생들은 대한민국 공무원 시험의 특성을 아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평이하고 비슷한 난이도 수준의 시험문제는 몇 년간 공부를 한 사람들은 대부분이 다 맞추지만, 결국에 가서는 100문제들 중에서 1~2문제가 도무지 질문 자체를 이해할 수도 없을 정도로 애매모호하고 아주 세밀한 영역의 듣보잡 문제를 출제하기 때문에, 그 한 두문제로 당락을 결정짓게 하는 대한민국 공무원 시험문제 출제 위원들의 아주 교묘한 노림수를 익히 잘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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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공무원 시험출제위원이 갑의 입장이라고는 하지만, 그들의 입장에서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공무원 시험응시자들을 일정수준 이상으로 걸러내기 위해서 필기시험과정을 거치게 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누구나 다 풀 수 있는 뻔한 수준의 시험문제로는 도무지 변별력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극도의 난해한 문제를 1~2개 정도 집어넣어서 그 문제의 풀이여부로 당락이 결정되어질 수 밖에 없도록 하는 것이 그들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항변을 할 것이다.

물론 그들의 주장 역시 지금의 상태에서는 아주 현실적이고 일리가 있다. 과거 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공무원 신분이라고 하면 그다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군이 아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지금처럼 응시자가 과하게 몰려들지도 않았을 뿐더러, 시험문제의 출제과정에서 역시도 아주 난해한 문제를 고의적으로 집어놓아서 당락을 결정지으려고 하는 꼼수를 부릴 필요도 없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지금시대의 대한민국은 4년제 대학졸업이상의 고학력자들이 취업전선에서 대기업을 들어가지 못하면 그 다음으로 선택하는 코스가 누구나 한번 이상은 도전을 하게 되는 공무원시험이기 때문에, 그 수많은 응시자들을 일정한 수로 커트를 쳐내려면 고난이도의 시험문제로 변별력을 더욱 더 상향조정할 수 밖에 없는 말 못할 고민이 담겨져 있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큰 틀에서 생각을 해보면, 우리가 지금까지 익히 알고 있는 필기시험문제의 풀이를 통한 변별력 측정이라는 것이 과연 지금 이 시대에도 과거시대의 방식과 똑같이 적용이 될 수 있는지의 여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과거시대에는 필기시험을 통해서 응시자들을 골라내는 시험제도라는 것이 어느정도는 합리적이고 모순적이지도 않는 방법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최소 한 세대 이전의 시대적 상황에 어울리는 변별 과정이었지, 지금의 시대에서는 필기시험을 통한 문제풀이 능력으로 사람을 변별한다는 자체가 상당히 시대착오적이고 모순이 생기는 방식이지 않을까.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공무원 선발과정을 보면 필기시험이 90%이상의 당락을 결정짓는다. 그러니 필기시험 응시에 모두가 목숨을 걸고 준비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당연한 현상이기는 하지만, 이 방법이 지금시대에는 상당히 맞지 않는 방법이라는 생각을 해야하고 새로운 변별력 측정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일으켜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한마디로 지금도 공무원 시험과정에서 계속 이야기가 나오는, "출제자도 풀지 못할 정도로 난해한 시험문제를 왜 출제하느냐" 라는 비난은 당연히 계속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시대가 너무도 바뀌어버린 상황에서도 몇 십년전의 제도와 방식을 그대로 답습해 이어오면서 그 틀안에 지금의 젊은이들을 계속해서 짜 맞추어 넣으려고 억지를 부리고 있는 것과 똑 같은 꼴이다.

그 원인을 파고 들어가보면 새로운 시대적 상황과 변화에 맞는 인재선발의 기준과 그 방법을 생각해내지 못한 기성세대의 무능력함과 사고전환의 능력부재가 원인이면서도, 그들의 머리 속 생각하는 수준의 덜떨어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치명적 원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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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등장한 언론기사에 의하면, 노량진등에서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공시생들의 시름을 소개하면서 공무원 시험 특유의 지엽적인 문제들이 그들로 하여금 좌절감을 느끼게 한다는 기사내용이 보인적이 있었다.

기사에 소개된 응시자들의 하소연에서는, 지엽적인 문제 한 두개로 인해서 당락이 결정되는 것이 지금의 엄청난 응시생들 중에서 어느 수준이상으로 골라내기 위한 과정이라고는 하지만 과연 이렇게까지 지엽적인 문제로 괴롭혀냐 하느냐라는 불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공무원 채용시험의 경쟁률이 높은 만큼 변별력 강화를 위해서 난이도를 높인 측면이 있다" 고 시험문제 출제위원들은 그들의 갑질에 대한 해명을 하고 있지만, 지금도 이렇게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앞으로 5년후에도 10년후에도 이런 식으로만 변별력 강화를 위한 시험문제의 난이도 업그레이드를 계속해 나아가기만 할 것인지 참으로 의심스럽다.

과연 그렇다면 앞으로 당장 5년 후에만 해도 변별력 강화를 위해서 지금보다 난이도가 더 높은 지엽적인 문제를 만들어낸다면, 그 시험문제의 난이도는 과연 어느정도라는 것일까? 그렇다고 아예 의도적으로 출제위원 그들 조차도 풀 수 없는 문제는 만들어내지 않을 것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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