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의 행복 담론으로 떠오르고 있는 신조어가 '소확행'이다. 소확행이라는 이 단어는, 일본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의 수필집 '랑겔한스 섬의 오후'에서 사용하게 된 이후로, 30여년의 시간을 거쳐서 한국에 정착하게 된 것이다.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는 새로운 트랜드용어 중의 하나로서, 욜로족, 미니멀 라이프 등과 함께 평범한 행복, 소소한 가치에 집중하는 행복 키워드의 하나로 인정하고 있다.
물론 소확행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한자어 그대로를 풀이하자면 '작고 확실한 행복'이다. 하지만 이 신조어의 등장 이면에는, 경제성장이 정체하면서 남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과 능력을 갖추지 못한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을 극복하기 위해서 축소지향적으로 자기의 삶의 수준을 하향조정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신조어 유행이라는 측면이 담겨져 있다.
최근 취업포털 사이트인 커리어가 구직자 450명을 대상으로 하여 실시한 '행복 키워드' 조사에서 10명 중 7명 이상이 '소확행에 공감한다' 고 응답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응답자의 82%가 '현재 행복하지 않다' 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는 56%가 '취업과 진로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 에 라고 답했으며, 32%가 '생활비 마련이 어려워서' 라고 답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에서의 소확행이라는 것은 소득격차, 취업난, 경쟁적 구조, 상대적 박탈감 등으로 인하여 상처를 입은 자기비애를 해소할 길이 없어서, 자기 합리화적인 모순적 신조어를 유행시키면서 스스로를 포장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고 보여지는 것이다.
과연 한국에서의 소확행이라는 것이 정말로 '작고 확실한 행복' 이라는 것일까? 이것은 분명히 아니라고 보여지는 것이다.
마치 A 와 B, 두 가지 중에서 B보다도 A가 월등히 더 좋기 때문에 자기선택의 결정권으로서 A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는 오로지 A 하나만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싫으나 좋으나 A를 선택하게끔 되어져 있고, 그 A를 선택한 것에 대해서 자기의 판단과 상태를 합리화하고 자기설득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오늘날의 경제성장이 과거의 경제성장기처럼 지체없이 꾸준히 성장을 하고 있고, 경제적 부의 축적기회와 그 분배의 기회 역시 거침없이 누구에게나 쉽게 들어와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면, 스스로들이 '소확행' 이라는 시대적 신조어에 공감을 하고 있을까?
한국사회에서는 이것이 분명히 더 어려운 문제이다.
유달리 자존심 강한 문화이고, 남이 잘되면 시기질투하면서 모함해서 끌어내리려고 눈에 불을켜고 살아가는 대표적인 문화적 분위기의 나라에서, 자신의 가지지 못하고 기회를 얻지 못한 상황을 '소확행' 이라는 문화적 조류속에 파묻어버리려고 하는 것은 정말이지 자기비애의 자기합리화에 불과할 뿐이다.
정말로 돈이 많아서 마음껏 해외 여행 다니는 것과 또한 그러한 경제적 능력을 가진 사람이 스스로 해외여행을 마다하고 그의 집뜰과 뒷산에 올라가서 자연의 느긋함에 심취한다는 것과, 돈이 없어서 고시원 쪽방에 기거하는 가난한 젊은이가 직장동료들과 어울릴 돈이 없어서 고시원 근처에 있는 산에 올라가서 마음 다독이고 온다는 것은 서로 너무도 다른 삶의 질적 수준 차이인 것이지, 이것은 결코 소확행의 삶의 패턴으로서 정의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