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만평(時代漫評) - 141. 노래방 템버린으로 창조되는 '가라'예술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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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찾아오는 손님들이 있어서 함께 어울리다 보니 술이 한 잔 얼큰 하게 들어가게 되자, 갑자기 노래방에 가서 놀자는 제안이 있어서 동네 노래방을 찾아갔었다. 거의 몇 년동안 노래방 근처에도 가지 않았던 사람인지라, 노래방에 가자는 제안이 좀 떨떠름 하기는 했지만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노래방문화가 어떻게 변화되었을까 궁금하기도 해서 가보기로 하였다.

혼자 사는 사람이 일부러 노래방을 가지 않는 것이야 당연한 것이지만, 노래방을 찾아간다는 것은 직장동료들끼리의 회식문화 때문이거나 혹은 가족단위로 삼삼오오 모여서 같이 즐길 오락문화가 필요해서 일 것이다. 분명 가수선발 방송프로에 출전하려고 작정을 했거나 혹은 노래방 회식때를 대비하기 위해서 노래실력을 향상시켜보려고 하지 않는 이상은 나홀로 노래방족은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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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노래방 문화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가장 저렴한 오락문화이기도 하거니와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고, 음치음정 엇박자 스타일이라도 가라반주에 맞추어서 립씽크만 적당히 해대면 '명가수' 소리를 들으면서, 그 순간 우쭐해지는 기분좋음을 느껴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명품오락문화이자 최장수 상업적 대중적 가라예술이기도 하다.

그래서 한국에서 살면서 그 독창적이고도 대중적이고도 화기애애한 한국인 특유의 정많은(?) 유대관계의 쫀득함과 끈끈함을 느껴보기 위해서는 한국의 노래방을 방문해서 같이 어울려보아야 한다는 것이 십분 이해가 가는 것이며, 아마도 한국의 노래방문화는 한국인 특유의 끈끈하고도 끈적하면서도 쫀득한 인간미(?)를 느껴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한국만의 비공식적인 세계적 문화유산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이 노래방을 아주 간만에 방문하여 기억도 가물가물한 옛날 노래를 몇곡 부르고 나니, 이제는 모두 생각나는 노래들이 바닥이 난건지 더 이상 마이크를 부여잡지도 않는다. 이때 쯤에 모두가 지친것을 눈치 챈 한 친구가 템버린을 손으로 잡더니만, 갑자기 들아보지도 못한 신세대 아이돌 곡을 한 곡 땡기더니만 템버린을 요란스럽게 흔들어댄다.

그 탬버린의 생김새가 과거 어린시절에 학교에서 가지고 놀던 템버린들과는 사뭇 다른 형식인데, 이건 완전히 노래방에서 노래 부를 때에 반주 맞추어주고 놀기에 딱 좋게끔 아이디어를 내어서 만들어진 특성이다.

그 친구의 요란한 템버린 반주에 맞추어서 듣도보도 못한 노래를 듣고 있자니, 노래는 얼렁뚱땅 그냥 박자 틀리고 음정 틀려도 템버린 소리에 묻혀서 그럴듯 하게 분위기를 고조기키는 기술이 상당히 노련한 재주를 그동안 연마해왔음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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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데 문득 그 많은 타악기들 중에서 왜 노래방에는 템버린이 고정으로 배치가 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노래방 분위기에서 적당히 반주를 해주면서 리듬감을 살려줄 수 있는 타악기는 템버린 말고도 여러 종류가 분명 있을 것인데도 말이다.

그래서 다음날 템버린에 대한 역사적 유래를 찾아보니, 템버린은 음악과 동시에 놀이의 도구인 악기라고 소개가 나온다. 오늘날 우리가 노래방에서 볼 수 있는 반달 모양의 템버린은 70년대 후반에 와서야 만들어졌다고 한다. 70년대 후반에 가짜 오케스트라의 준말인 가라오케가 일본에서부터 만들어지고 술집에서 사람이 직접 연주하는 밴드의 반주를 기계가 대신하기 시작하자, 많은 전문 악기들의 직접 연주가 사라졌다. 그러나 가라오케의 기계에서 나오는 음악소리에 맞추어서 적당히 흥을 돋우고 반주를 따라하기 위해서 살아남은 유일한 악기가 템버린 이라고 한다.

한국에는 91년 여름에 가라오케 기계와 템버린이 들어온 것이, 부산 동아대학교 앞에서 처음 문을 연 노래방이 시초라고 한다. 그 후 단 1년만에 전국에는 1만군데의 노래방이 어마무시한 속도로 늘어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럴만도 한 것이 한국인 특유의 술자리 문화와 더불어서 직장인들의 회식문화에서 흥을 돋우고 건전하게 2차를 즐질 수 있는 문화가 절실히 필요한 때였으니, 이 노래방 문화는 엄청난 인기를 끌었을 수 밖에,

그런데 노래방 문화에서는 너도 나도 한 번씩 번갈아가면서 노래를 부르지만, 평소에 노래 실력이 좋은 준가수급이 아닌 이상은 비록 가수의 노래가 기계에서 흘러나오고 그것을 따라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말처럼 고음처리부터 음정박자 맞추기가 쉽지 않은 것이 일반인들의 노래실력인 것이다.

이러한 어색한 분위기의 태동을 '가라'연주로 숨길 수 있는 눈치빠른 제스처와 적당한 소음이 필요한 것이었으니, 이러한 경우에 텀버린의 소리와 그 흔들어댐의 분위기 연출은 그야말로 딱 좋은 위장전술을 빙자한 가라예술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노래방에서 템버린을 이용하여 만들어낼 수 있는 가라예술의 경지는 직접 체험을 해 보지 못한 사람은 누릴 수 없는 절대내공의 경지인 것이다. 적당히 분위기 맞춰가면서, 그 흥겨움의 연속이 끊어지지 않도록 하면서, 팝이든 발라드이든 랩이든 댄스이든 간에, 음정과 박자의 어긋남을 템버린의 촬랑~~ 촬랑~~ 거리는 소리에 묻어버리면, 어색한 탈락가수의 쫄팔림을 충분히 커버해주고도 남는 것이다.

그래서 템버린으로 노래방에서 만들어내는 가라예술은, 오늘날 한국인들의 "누구나 가수와 인기연예인" 이 되고 싶어하는 방송연예계 진출의 꿈을 노래방에서나마 환상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만들어 줌과 동시에, 부족한 노래실력의 쪽팔림으로 인하여 주변동료들에게 눈총 받을 일을 사전에 예방해주는 끈끈하고도 끈적끈적하면서 또한 쫀득쫀득한 한국인들이 가진 정(情)의 문화를 여전히 활활 불타오르게 만들어주고 휴머니즘적인 경지에 이르게 도와주는 절대적 예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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