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은 헌법과 사면법에 근거해서 죄를 용서하고 형벌을 면제한다는 것을 뜻한다. 사면에는 특정범죄의 종류를 지정해서 그 죄목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지른 모든 사람에게 형 선고 자체를 소멸시켜주는 '일반사면'과 형을 선고받은 사람 가운데 대통령이 특정인을 지정해서 실시하는 '특별사면' 으로 나뉜다.
'특별사면' 은 법무부장관이 지정한 자에 대해서 감형과 복권을 상신하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서 대통령이 특사를 행한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대통령 특별사면은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각종 권력형 비리로 시법처리된 대통령 측근이나 재벌기업 대주주, 경영자들을 대통령 임기 중에 구제하기 위해서 남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역대 대통령 사면의 남발은 제 12대 전두화 대통령 시절에 11차례로 가장 많았다. 앞서 제11대 대통령 당시까지 합치면 전두환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총 14차례나 사면권을 행사했다. 김영삼 정부 당시 9차례 사면이 이뤄졌고 노무현 정부 8차례, 이명박 정부 7차례, 노태우·김대중 정부 6차례, 박근혜 정부 1차례 등의 순이다.
하지만 역대 정권 사면의 주요 특징은 사면권의 본래 취지와는 달리 대통령 측근들과 기업인들이 대상에서 빠지지 않아 사면권 남용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노태우 정부 때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씨를 포함해 김종효 내무부 장관, 이학봉 전 의원 등 제5공화국 비리관련자들이 특사에 포함됐다. 김영삼 정부에서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됐고, 집권 초기 비리 사건 연루자들이 대거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당시 슬롯머신, 율곡비리, 통화은행장 뇌물비리 등 주요 사건에 연루된 정치권, 군부, 재계 등 인사들이 혜택을 입었다.
김대중 정부에서는 2002년 외환위기 주범으로 꼽혔던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용호·최규선 게이트 연루자인 김영재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최일홍 전 국민체육공단 이사장 등이 특사 혜택을 입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도 1999년 8·15 특사로 풀려났다. 노무현 정부는 2005년 구속된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을 비롯해 2006년에는 최측근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여택수 전 청와대 행정관, 신계륜 전 의원 등을 특별사면했다. 이어 2008년에는 최도술 전 대통령 총무비서관,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등도 특별사면됐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최측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등이 특별사면됐고 기업인들에 대한 사면이 다른 정권에 비해 더욱 두드러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취임 첫해인 2008년 김우중 전 대우 회장, 같은해 광복절 때는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 74명이 특별사면됐다. 또 2009년 12월31일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단 1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해 논란을 자초했다.
이 쯤되고 보니, 국민들 입장에서는 돈많고 빽좋고 힘있는 놈들은 아무리 죄 지어본들 정권만 바뀌면 특별사면으로 감옥에서 빠져나올 것이라면서, "그럼 그렇지" 라는 소리로 혀를 차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최근에 청와대에서 공식적으로 발의를 앞두고 있는 '대통령 개헌안' 에는, 대통령이 자의적인 사면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만들고 특별사면을 행사할 때에도 사면심사위원회를 반드시 거치도록 해서 대통령 독자적인 권력남용을 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움직이 일고 있다. 만약 대통령이 특별사면을 시할 경우에는, 사면심사위원회의 심사과정을 반드시 거치도록 재도적으로 보완을 했으며 사면위원회를 법무부 장관 소속이 아닌 독립기구로 재편해서 대통령의 특별사면권을 견제하도록 만드는 방안이 강구되고 있다고 한다.
물론 현재 논의되고 있는 개헌안에 대한 내용들은 이것말고도 다른 내용들이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것은 " 대통령의 특별사면권한 축소 " 라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아마도 이것에 대해서는 나 말고도 다른 국민들 역시도 가장 관심가질 만한 빅뉴스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번에 감옥에 들어가는 거물급 인사들은 죽을 때까지도 두 번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이 너무도 간절하기 때문에, 제발 죽을 때까지 곱게 곱게 감옥에서만 지내주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더 이상 국민들 입에서, "저런 인간들 감방에 처넣어도 정권만 바뀌면 특별사면으로 다 나올건데" 라는 자조섞인 넋두리는 안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다.
대한민국에 대통령 특별사면권한의 축소가 이루어지는 역사적인 시점에 맞추어서, 권력형 비리로 수옥의 몸이 되신 위의 세 분이시여! 부듸 영면하시게 될 그날까지 안락한 큰 집에서 평안하게 지내다 이 세상 떠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