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만평(時代漫評) - 126. '장발장'은 이제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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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2년 프랑스의 소설가 '빅토르위고'가 발표한 '장발장' 은, 장편소설 <레미제라블> 에 등장하는 주인공이다. 소설속에서 장발장은, 프랑스 라브리 지방의 노동자로 가난과 배고픔 때문에, 가엾은 조카들을 위해서 빵 한 조각을 훔친죄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툴룽의 감옥에서 복무하다 4차례의 탈옥을 시도하게 되지만, 결국은 19년이나 되는 징역을 살게 된다.

그러나 소설 <레미제라블> 속의 주인공인 '장발장' 은 시대가 흐르면서 소설속의 주인공이라는 차원을 뛰어넘어서, 가난하고 배고픔 때문에 빵 한덩이를 훔치다 감옥에 가게 되는 힘없고 가난한 사람의 대명사격으로 인용되어지는 상징적인 이름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오늘날에는, '장발장'이라는 이름을 인용하게 되는 경우는 가난한 사람이 생계형 절도를 하는 경우를 지칭하는 용어로서 흔하게 사용되어진다.

하지만 이 장발장이라는 암울한 과거시대의 상징적인 이름이 이제는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거대한 유통공룡인 아마존이(amazon.com) 무인매장 '아마존 고(amazon go)' 를 개장했다고 한다. '아마존 고' 는 고객이 매장에 들어가서 물건을 집어오기만 하면 따로 계산을 하지 않아도 매장을 나서는 동시에 자동적으로 청구서가 날아오는, 바로 영화같은 미래형 무인매장이다.

얼핏 생각해보면 사람이 없으니까 마음껏 물건을 훔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절도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곳곳에 숨겨진 CCTV와 감지센서, 그리고 24시간 원격으로 연결되는 본사와의 관리 시스템, 무인결제를 할 수 있도록 관리되는 앱과 출입문 앞에서의 비상감지기능 등을 갖추고, 물건을 마음대로 골라서 가져 나가기만 하면 되는 편리함과 함께 거의 완벽에 가까운 절도 방지 기술이 접목되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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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현재는 무선결제과정이 스마트폰에 깔려진 앱을 이용하여 자동결제가 이루어지지만, 이 기능을 더 발전시키게 되면 스마트폰이 없는 상태에서도 생체에 이식된 초소형 마이크로 칩을 이용하여 감지센서가 자동으로 결제를 하는 기능이 접목될 것으로 보인다.

생체이식 무선칩의 경우 그 기술이 이미 상용화중에 있으며, 여러가지 제도적 문화적 종교적 관념의 문제로 인하여 대중적인 사용이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앞으로 무인매장의 급속한 증가로 인하여 생체 이식무선칩의 사용도 대폭 증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한 마디로 이제부터는 배가 고프면 직원이 없는 무인매장에 가서 먹고 싶은대로 빵과 고기를 골라서 들고 나오기만 하면 된다. 그 과정에서 현금도 카드도 스마트폰도 필요가 없다. 오로지 빈손 빈몸으로 가서 빵과 고기를 가지고 나오기만 하면 된다.

더구나 당장 자신의 계좌에 잔고가 없어서 결제가 어렵더라도, 일정기간동안 결제를 유보해주면서 나중에 수입이 생기면 외상식으로 결제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제도 역시 등장할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외상 결제에 따른 금액에 대해서 연체료를 부과하여 나중에 한꺼번에 결제를 해야하는 제도가 적용되겠지만 말이다.

그러니 앞으로의 시대에는 배고픈 장발장이 당장 빵 한덩이 구해 먹으려는 것 때문에 감옥가게되는 억울한 사연은 더 이상 들리지 않는 시대가 올 것 이다. 참으로 좋은 세상이 도래하는 것 같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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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장발장이 사라져버린 시대에는 또 다른 무서운 존재가 등장하게 될 것이다. 외상결제가 지금시대의 은행연체와 같은 개념으로 인식되어지면서, 외상결제가 많아질 경우 처음 자신의 신용등급이 깍여지게 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또한 신체에 내장된 무선칩을 이용해서 송금과 결제 급여지급 등이 모두 이루어지기 때문에, 정해진 시기내에 자율적인 대금결제를 하지 못할 경우에는, 그 연체기간이 지난후에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강제적으로 외상대금과 미지급금 등이 계좌에서 한 순간에 다 빠져 나가버리면서 계속해서 종속적 노예로서의 삶이 되어버리는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사소한 외상결제가 쌓이고 쌓여서 그 금액이 커지면 자신의 유형자산에 대한 가치 상각으로도 강제징수가 들어갈 수 있는 것이고, 미래의 시대에는 개인의 신상정보와 직업 행동반경 활동상황 건강상태 재산상태 결제내역 등을 모두 무선칩과 생체칩을 이용하여 한자리에서 취합해서 확인할 수 있는 시대이다보니, 사소한 금액이라도 숨기고 싶어도 숨길 수가 없는 시대인 것이다.

그래서 미래의 시대에는 당장 우리 눈 앞에서 가난하고 배고픈 '장발장' 들이 더 이상 보여지지 않기 때문에 좋은 세상이 되기는 하는 것이지만, 그와 함께 영영 사회로 부터 격리되어지는 '고독한 신용불량자'들의 세상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 고독한 신용불량자들은 더 이상 제도권 사회에서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그들만의 세상을 구축하면서 또 다른 사회적 질병으로 등장을 하겠지만 말이다. 반대로 정상적인 사람들이라면 고독한 신용불량자들의 불운한 삶을 겪고 싶지 않아서, 나름대로는 열심히 성실히 제도권 사회의 요구조건에 자신을 맞추려고 노력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시대에는 가난하고 배고픈 자가 빵 한 덩이를 훔치고 절도죄로 감옥에 가는 것을 보고서 '현대판 장발장'이라는 용어로 표현을 하였지만, 앞으로의 미래시대에는 장발장들이 사라져버리면 그들과 비슷한 입장이 되어버린 사회적 격리자들을 어떠한 문학적 표현으로서 그 이름을 지칭하게 될까 궁금하다.

과연 미래에는 장발장 대신에 어떤 단어로서 대체를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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