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만평(時代漫評) - 121. 왜 분홍색은 여자의 색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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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핑크색, 분홍색은 여자의 새깔이라고 한다. 여성용품이나 여성의류 여성화장품등의 제품과 포장지 혹은 광고지 등에도 핑크색은 전형적인 여성스러움을 상징한다고 여겨진다.

반면에 남성스러움의 상징은 어떤 색깔일까를 물어본다면, 단색으로서의 빨간색 혹은 녹색 파란색 등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서 핑크색이 여자의 색깔이라는 것으로 규정을 하고, 단색으로의 빨간색은 남성적인 색깔이라고 규정을 할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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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적으로 따지고 든다면, 색깔에 있어서 남성과 여성의 구분은 분명히 없는 것이다. 다만 시대적 상황에 따라서 문화적 가치관에 따라서 어떤 성향으로 치우치느냐에 따라서 유행을 타는 것일 뿐,

혹시나 여성용화장품이나 여성전문용품들에 핑크색이 많이 사용되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 이것이 여성의 생리적 감성적 느낌과 비슷하다라고 주장한다면, 그만한 설득력있는 근거가 있어야 할 것이 아닌가? 그러나 실제로는 이것을 뒷받침할만 하다고 주장할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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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에 문학적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은 핑크색이 타협의 미덕을 상징한다고 설명을 한다. 그래서 여성의 타협성이 강한 장점을 부각시켜서 여성의 색으로 본다는 관점도 있지만, 왠지 설명이 부족한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과거 역사를 추적해보면 오히려 핑크색은 남성의 색깔에 더 가까웠다고 한다. 그 실례로서 중세시대와 르네상스 시대에 그려진 아기예수의 그림에서는 핑크색 옷을 입고 있는 그림이 대부분이며, 바로크 시대에도 남성들은 핑크색 옷을 선호했다고 한다.

지금이야 여자아이들의 옷에는 분홍색이 많이 사용되지만, 이것은 1940년대부터 시작된 경향이라고 한다. 실제로 1927년 타임지에서 미국의 주요 백화점에서 아이의 성별에 따라서 어떤 색깔 옷을 권장하는지를 정리한 표를 보면 보스턴과 뉴욕, 클린블랜드, 시카고 등 많은 곳에서 남자아이에게 권하는 옷은 분홍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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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국에서도 옛날 삼국시대의 의복이나 조선시대의 여러 신분과 관직에 맞춰서 입던 의복들을 연구해보면, 의외로 남자들이 핑크색 옷을 입는 것이 더 많았다고 한다.

그러고보면 현재의 우리가 알고 있는 핑크색에 대한 여성스러움이라는 생각도, 현대에 접어들면서 상업미디어와 자본의 논리가 앞세워진 상술적 마케팅 과정에서 형성되어진 이미지 전략에 의해서 학습화 주입화된 사고관념일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첫 시발이 어디에서부터 누구에 의해서 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모르지만, 1950년대 이후에 서구쪽의 패션과 뷰티산업이 성장하면서 동시에 이루어지게 된, 여성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이미지 전략에 의해서 형성된 핑크색 선호의 영향이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오면서, 당연히 " 핑크색은 여성을 상징하는 색깔이다" 라고 믿는 것이 굳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 설명은 시대적 상황이 변화되면, 여성의 색깔이 핑크색이라는 관념도 당연히 변화될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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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현대에는 여성성을 상징하는 색깔이 핑크색 뿐만이 아니라, 아이보리 연보라 연청색 등으로도 인식되어지고 있다. 물론 이 색깔들이 단 한 가지 색으로만 포장이 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성성을 강조하는 이미지가 투영된 제품이나 컨텐츠 등에는, 핑크 연보라 아이보리 등이 복합적으로 배합되어서 포장이 되어지지만, 이들 색깔들에 대해서 공통적으로 의식하는 것은, 대부분 "왠지 여성스럽다" 라고 느낀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대사회에서의 여성성에 대한 인식은 미적인 감각의 색깔론으로 파악을 해보면 직접적이고 직설적이고 또렷한 한 가지의 단색이 아니라, 이 색도 아니고 저 색도 아니고 약하지만 약간씩 혼합되어진 은은한 이미지의 색깔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핑크 아이보리 연보라 등의 여성스럽다는 느김의 색들의 혼합방식이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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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남성적인 색깔의 특성은 단 한 가지의 또렷한 색깔로 규정될 때가 많다. 이 차이점을 두고서 여성의 심리가 분명하고 뚜렷한 것이 아니라, 흔들리는 갈대의 마음처럼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애매모호한 심리적 특성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특성이 투영되어져서, 현대에는 어중간하게 배합적인 색깔들이 여성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선호되어지는 것이 아니냐라는 설명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다시 여성의 색깔과 남성의 색깔이 서서히 구분이 없어지는 유니섹스적인 색깔의 성향으로 변화해가고 있음을 느낀다. 이것이 아마도 남녀차별의식의 해소와 남녀성을 구분하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의 완화에 힘입어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 아닐까도 싶기는 한데,

어찌되었든 사회의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당당한 여성들의 등장과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전반적인 사회적 문화적 분위기의 변화가 사회전반의 의식을 변화시키고 있듯이, 이것이 성별 특성을 상징화하는 색깔 선호도에까지도 평등성을 이룰 수 있도록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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