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만평(時代漫評) - 119. 멜로영화가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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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극장가를 자세히 살펴보면 남녀열애지사를 소재로 하는 영화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과거 80년대와 그 이전시대만 해도, 남여열애지사를 뛰어넘어서 순애보를 소재로 하는 영화가 절반 정도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시대에는 순애보영화는 커녕 남녀열애가 아니라 청춘연애를 소재로 하는 영화도 구경하기 어려운 시대이다. 이 추세는 한국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공통된 추세로서 청순한 미모를 앞세운 유명 여배부가 주연하는 멜로 드라마적인 영화가 거의 선보이지 않는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그야말로 가뭄에 콩 나듯이 어쩌다 구경할 수 있는 정도인데, 요즈음 시대는 왜 이렇게도 멜로영화가 뒤안길로만 사라지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가장 대표적으로 손 꼽을 수 있는 원인을 찾으라면 세가지 정도를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첫째로 영화산업에서 촬영기술의 발전과 고도의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등장하면서 인간이 상상하는 여러가지 환타지적인 소재와 장면묘사를 아주 쉽게 해낼 수 있기 때문에, 대중적인 흥미를 자극할 수 있는 공상SF 혹은 액션씬을 중심으로 하는영화들이 대거 등장하게 되었고, 문화적 취향의 다변화로 인하여 일단은 재미있고 볼거리가 많은 영화들을 더 선호하게 된 대중적 취향의 변화가 원인일 것이다.

거기에 비하면 멜로영화는 억지로 눈물을 짜내는 듯한 분위기에 남여 두사람만의 사랑이야기라는것이 그 소재가 한정적이고, 화려한 구경거리가 거의 없기 때문에 시대가 갈수록 진부해지는 느낌이 많아졌을 것이다.

둘째로는 영화산업의 발전과 더불어서 전반적인 사회발전과 문화의식수준의 발달이 있어왔고, 그로 인하여 다양한 계층과 다양한 문화적 특성을 소화해 낼 수 있는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게 되면서 멀티캐스팅적인 측면이 강화되었고, 여러 다양한 배우들의 특성과 분위기를 한 껏 살려줄 수 있는 영화들이 제작되어지면서 진부한 소재인 멜로영화는 차츰 뒤로 밀려나게 되었을 것이다.

셋째는 사회발전의 고도화로 인하여 사랑에 대한 관념이 변화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성일 것이다.
지금의 세대는 사랑의 개념을 어느 한쪽이 평생 수절하면서 오로지 한 사람만을 죽도록 가슴에 묻고산다는 식의 사랑이야기를 아름답다라고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그러한 순애보적인 사랑이야기를 듣게되면, 정신이 모자라거나 너문 순진하기만 한 병신 머저리라고 취급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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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지금의 남녀연애지사 영화는 순수멜로가 없고 로맨스적인 영화소재만이 간간히 등장할 뿐이다. 가령 여러 상대를 번갈아가면서 만나는 전문직 여성의 화려한 인생이라든지, 혹은 한동안 서로가 함께 육체적 관계를 즐겁고 밝게 즐기지만 나중에는 각자가 다른 상대를 만나서 헤어진다던지 하는 식으로, 눈물섞인 순애보를 선호하는 것이 아니라 코믹하고 앤조이스럽게 즐기고 노는 것 처럼 연애 하는 것을 선호하는 시대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순애보 멜로의 영화가 사라져버린 영향은, 드라마와 같은 방송문화와 다른 예술문화계에서도 전반적으로 비슷한 특성을 드러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더구나 여성인권신장과 여성페미니즘사상의 증가로 인하여, 순애보적인 멜로에 대한 개념은 시대적으로 이제는 더 이상 사람들에게서 인정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아무튼 애틋하고 감동적이고 가슴시리고 눈물이 절절절 흐르게 만드는, 죽어도 오로지 한 사람이라는 식의 로미오와 줄리엣과 같은 연애공식을 소재로 하는 멜로 영화를 만들어 놓아도, 관객들은 극장을 나오면서 공통적으로 "세상에 저런 남자가 어딨어?" 혹은 "세상에 저런 여자가 어딨어? 라고 말을 내뱉는 시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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