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사관학교 제74기 졸업 및 임관식이 6일 서울 공릉동 육군사관학교 화랑연병장에서 있었는데, 이 날 졸업및 임관식 행사에서 10년만에 대통령이 직접 주관을 하여 화제다.
이 날 행사에서 특이한 점은 국군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직접 졸업및 임관식을 주관한 것이기도 하지만, 과거 독립군과 광복군으로 활약하였던 애국지사들의 후손들까지도 참석하여 육군사관학교 명예졸업 증서를 수여받았다는 점이다.
과거 10년간 정권은 대통령이면서도 국군 통수권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던 것도 있겠지만, 국토방위의 가장 중요한 근간으로서 육군 장교를 배출해내는 의미를 깊게 통감하지 못한 점도 많았으리라. 그리고 역사적으로 광복군과 독립군의 역사적 의의를 이번 대통령이 육사졸업생들과 동일한 선상에서 거론하면서까지 그 숭고한 역사적 가치를 인정해주었다는 것이 아주 큰 상징성을 가진다고 하겠다.
전쟁이 존재하는 한 모든 나라들은 그들만의 강한 군대를 유지하고 싶어하고, 또한 강한 체력과 정신력으로 무장한 능력있는 장교들을 양성하려고 한다. 그 장교들을 양성하기 위해서 그들 나라마다의 독특한 군사적 문화를 배경으로 장교 양성 배출을 위한 사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오늘날에는 이들 군사용 사관학교의 운영목적이 표면적으로는 군사지휘권을 가지는 초급장교양성과정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사회진출에 유리한 엘리트 코스로의 입성 혹은 좀 더 유리한 사회적 평판과 진출의 기회를 얻고자 하는 측면에서, 사관학교라는 코스를 거치려고 하는 목적이 더 강해지고 있는 시대이다.
규칙적이고 절제된 생활습관 속에서 익혀진 말과 행동, 그리고 휘하 병사들을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훈련되기 위해서 교육받은 교양적 지식과 사교적 능력등, 여러모로 이러한 특성들이 사회적으로 두각을 드러내기 유리한 능력들이기 때문에 성격과 적성이 어느 정도 잘 맞으면 일반 대학교 과정의 코스를 거치는 것 보다는 더 선호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시대가 가면 갈수록 전 지구에 전면적 전쟁의 위험성이 줄어들고있고, 국지전 형태의 소규모 전쟁만이 일부 존재하거나 혹은 지구문명권이 더욱 더 진화되어서 전쟁을 통한 무력분쟁의 필요성이 거의 사라지는 때가 온다면, 이들의 존립가치도 약해지기 시작할 것이다.
더구나 지금의 시대만해도 문화와 문화 국경과 국경을 초월한 통합적 소통의 문화로 변화해가고 있는 상황인데, 기존의 장교양성용 사관학교의 존재의의가 시회진출시에 더 유리하기 위한 실리적인 측면을 더 중요시하는 세태로 변화해가고 있는 것만 보아도, 이미 그 큰 변화의 흐름은 부정할 수 없는 상황임을 알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과거의 독립군과 광복군의 역사적 의의를 대통령이 직접 육군사관학교 졸업임관식에 참석하여 다시 되새기는 축사를 하였다는 것은, 서서히 잊혀져가는 사관학교의 설립의의와 국가방위수호의 목적의식을 다시 중요성있게 되살려보자는 의미인 것 같지만, 지금의 거대한 시대적 변화는 어차피 막을 수 없는 것임이다.
과거 한국전이 끝나고 군사정권이 이끌어나가던 80년대까지만 해도 사회 전반에 팽배해있던 군대문화와 애국심 강요, 그리고 조국수호와 국가존위의 이념이라는 것은 그 시대에 걸맞는 시대적 사상이고 이념이었을 뿐이지, 지금의 젊은 세대에까지 그러한 애국심과 조국방위의 투철한 의식을 요구한다는 것은 솔직히 시대에 뒤떨어진 구시대적인 이념의 강요일 뿐이다.
비록 현재의 대한민국이 전세계에서 유일한 이념적 분단국가이고 남북이 대립하고 있는 전쟁발발의 위험성이 상존하는 국가라서 강제적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군입대를 앞둔 젊은이들이나 전 국민들에게 국가방위와 조국영토의 수호라는 정신적 무장을 해야할 실리적인 필요성은 분명히 있는 것이지만, 시대적 상황의 변화에 따라서 정신적 이념의 색깔론 역시 희석이 되어질 수도 있는 것이고 혹은 과거와는 전혀 다르게 새로운 이념으로 변질되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당연히 인정을 해야 하는 것이다.
나라를 구하기 위한 군인으로서의 투철한 조국애와 사명감을 가지고서 젊음을 바쳐서 죽어갔던, 그 시대의 아름다운 젊은이들의 넋과 그 정신을 역사에 고히 간직하고 잊지않는다는 것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지금의 세대에게는 잊혀져서는 아니 될 정말 소중한 유산이다.
하지만 그 과거의 역사를 깊이있게 되새겨서 오늘날의 정신을 지금의 현실에 맞게끔 다시 재정립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지, 그 과거의 역사처럼 다시 동일하게 정신과 의식을 그대로 뒤따라가자는 것은 아니라고 여겨지는 것이다. 그래서 분명 군인정신으로서의 애국심과 조국애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 역시 과거세대까지의 정신적 잔유물이지, 그것이 오늘날의 자라나는 세대에까지 강요할 수 있는 이념체계는 아닐 것이다.
과거 76년에 가수 김민기가 불렀던, "늙은 군인의 노래" 라는 곡이 있었다. 이 노래는 젊은 청춘을 푸른 군복에 바쳤던 한 하사관의 회한과 아쉬움, 소박한 나라사랑의 마음이 담긴 노래인데, 78년에는 가사가 불건전하다는 이유로 금지곡으로 지정되기도 하였던 노래이다.
이 노래의 가사는 청춘시절동안 나라를 지키는 충절한 조국애 만으로 살아온 한 늙은 군인의 회상곡같은 노래이지만, 지금의 젊은세대들에게 이 노래를 들려준다면 이 노래속의 주인공처럼 순수하고 뜨거운 나라사랑과 군인으로서의 충직한 사명감을 느낄 수나 있을지 의문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