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만평(時代漫評) - 111. 들러리의 사회경제학

yangmok70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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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남 좋은 일 해주기 위해서 그 뒤에서 배경역할을 하는 것을 두고서 들러리 역할을 한다고 말을 한다. 

들러리라는 단어는 원래의 태생이 결혼식 문화에서 나온것이다. 서양식 결혼식에서 신랑이나 신부를 식장으로 인도하고 거들어 주는 사람을 지칭하는 것으로, 신랑에게는 남자가 신부에게는 여자가 선다. 

지금의 현대사회에서는 들러리라는 단어를 결혼식에서 뿐만 아니라,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기 의해서 뒤에서 배경을 역할을 해주는 사람 혹은 주객을 돕기 위해서 조객역할을 하는 사람을 통칭해서 가리키는 단어로 사용이 된다. 

한 사람의 선택받은 사람, 혹은 최고의 승자 한 사람을 탄생시키기 위해서 뒤에서 병풍 역할을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렇듯 병풍역할을 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것은 일이 끝난후에 고마움의 댓가를 받거나 덕담을 듣는 것으로 그 역할을 보상받기는 하지만, 왠지 주인공보다 못한 사람이라는 자괴감과 열등감이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결혼식 문화에서의 들러리라는 것이야, 친한 친구관계로서 한 번씩 번갈아가면서 서로의 결혼식에 참석하여 들러리 역할을 해주고 또는 받기도 하는 것이니까 상호보상적인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 외의 사회적 관계에서는 묘한 권력관계의 서열화를 조장시키는 불쾌함이 스며들어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기업체 면접에서나 특출난 한 사람을 선발하는 과정에서의 뒷배경을 형성시켜주는 '들러리' 역할을 하는 나머지 사람들의 존재의의는, 오로지 특출나게 선발되어진 한 명을 위한 희생타 역할만을 하고서 그에 대한 댓가를 받는 것도 아니고, 그냥 쓰린 속을 혼자서 쓸어내리면서 씁쓸한 기분을 머금고 돌아서야 하는 존재일 뿐이다.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경쟁관계를 통하여 가장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 시스템이야 말로 가장 적절하고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그 결과치를 금액의 수치적인 측면과 비용손실적인 측면으로만 해명할 수 없는 정신적 문화적 사회적 측면에서의 다양한 파급효과를 따져보게 되면, 이건 결코 마이너스적인 치명적 결과를 가져오게 됨을 부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다양성과 개개인의 잠재적 능력을 도외시하고, 일방적인 자본의 논리에 맞추어서 그 사회의 상위권력자가 요구하는 최선의 기준에 맞추어들기 위해서 자신을 깎고 잘라서 합격을 해야만 만족스러운 삶이 보장되는 시대, 그 과정에서 탈락자들이 가지게 되는 자학감과 우울함과 상대적 기회의 박탈로 인한 또 다른 투자비용의 낭비등을 돈으로 환산해보면 얼마나 손실이 클 지 상상해본 적이 있는가?  

아마도 천재 한 사람을 찾아내기 위해서 그리고 그 천재 한 사람의 행복함을 계속 유지시켜주기 위해서 들이게 되는 투자비용보다도 더 많은 사회 전체적인 투자비용의 증가를 가져오지는 않을까?  과거에 한국의  S기업체가 "한 명의 천재가 만 명을 먹여살린다" 라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자본주의의 경쟁체제를 당연하게 인식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 말이 아주 정상적이고 좋은 말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의 속내를 까 들여다보면, 이 말은 너무나 모순적인 말이다. 천재 한 사람이 만명을 먹여살릴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 창출해내는 경제적 이득의 측면과, 나머지 만 명에게서 박탈되어진 사회적 참여의 기회와 그로 인해서 각자가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는다양한 재능의 매장으로 인한 가치생산의 기회박탈, 그리고 만명이 새로운 기회를 얻기위해서 각자가 쏟아부어야할 엄청난 투자비용의 증가와 그 과정에서 그들이 겪어야할 정신적 고뇌와 정서적 불안감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의 증가등을 따져보면, 사회전체적으로는 손실이 훨씬 더 큰 구조가 되어버린다. 

결국에는 그 사회적 비용의 부담을 기업만이 아니라 국민들에게까지도 강요할 것이면서 말이다. 그러니 천재 한 명을 탄생시키기 위해서 사회전체가 더 퇴보하는 꼴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한국식 대기업 문화가 특히 그러하다.  우수한 인재를 뽑기 위해서 경쟁적 관계속에서 소수의 뛰어난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 속에는 정말 잔인한 인간학대가 담겨져 있다.  5명을 한 조로 선정하여 면접을 통한 선발과정에서 눈에 띄는 한 사람을 골라내기 위해서 나머지 4명을 병풍처럼 역할을 하게끔 만든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어차피 자기 마음에 드는 사람 골라낼거면서 왜 수많은 들러리가 동원되어야 하는가? 힘과 권력을 가질수록 잔인하고 못된 심보를 가져서 가학성 쾌락에 빠져드는 것일까?

지금도 여전히 이 대한민국에서는, 이제 갓 피어나는 새순을 상처주고 잘라내는 무서운 어른들이 있음도 변함이 없고, 고개 숙이고 낙심하는 젊은이가 있는 것도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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