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어 간다는 것은 어려서는 하루하루 손꼽아 기다리던 일이었지만 지금은 한 살 또 먹게 되는 것이 두렵기만 하다. 며칠 전에 허리를 다쳐 누워서 생활하고 있지만 디스크는 아니라서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쉬고 있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허리와 엉덩이 통증이 이만저만이 아닌 상황이다.
오늘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과자와 관련한 ’낭비‘이야기 인데 몇 달 전부터 일반 과자를 먹으면 두피에 염증이 생기기 시작한 것을 발견하고는 과자를 끊었었다. 하지만 오늘 새벽 설상가상이라고 허리가 너무 아픈 와중에 관리하는 서버가 죽어버려서 재부팅을 하러 잠깐 나갔다 와야 하는 상황이 생겨 버렸다. 서버도 나이를 드셔서 까딱까딱 하고 있는지라 한참을 씨름하다가 문제가 해결되어 집으로 돌아오던 중 달달한 것이 너무나 땡기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마트를 들르게 된 것이다.
콜라와 함께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종합과자’
약간 비싸 보이지만 좀 고급스러운 과자는 염증이 생기지 않지 않을까...
가격표가 붙어 있지 않았지만 이젠 가격표 따위 안 봐도 되지 않나! 나에겐 무려 '신용카드'가 있으니까! 라며 덥썩 집어 들고는 계산대로 향했다. 잽싸게 봉투에 집어넣는 주인아줌마의 손길이 예사롭지 않았는데 12,100원이라는 숫자를 보고 속으로는 뜨끔했지만 겉으로는 아주 태연한척...으레 이런 과자는 그냥 막 사먹을 수 있다는 듯 계산을 하고는 집으로 향하게 된 것이다.
나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과연 이 과자가 진짜 만원이나 하는가가 궁금해 졌기에 인터넷으로 가격을 찾아보았다. 표시가격은 10,500원. 세일가격은 4500원. 아...역시... 아주 잠깐...반품을 망설이긴 했지만 이내 달달한 모나카의 유혹 때문에 과감하게 개봉하여 과자를 아금박스럽게 깨물어 먹었다. 그렇게 나의 달달함을 추구하는 욕망의 불꽃은 사그라들게 되었다.
좋아하는 게임인 ‘배틀그라운드‘도 참아가며 집에서 소소하게 1060으로 한 달을 채굴하여 벌어들인 수입 팔만원은 이틀에 걸쳐 식당과 피자와 생활용품과 과자, 음료로 소비되었다. 다른것은 아깝다는 생각이 안들었는데... 이 과자 한봉지가 나를 초라하게 만들었다.
나중에 한 마리의 닭으로 키워 잡아먹기보다는 당장의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한 알의 달걀을 깨버리는 나의 행동은 언제나 가난에서 벗어나길 바라지만 절대로 벗어날 수 없는 굴레의 틀을 만들고 만 것이다.
나는 이미 수십 수백억의 가치를 가진 코인을 단지 몇 번의 뷔페식당에서 고기를 사 먹고 치워버린 사람을 알고 있지만 이미 때늦은 후회해 봤자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학습하지 못하고 반성하지 못하고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하여 귀한 자원을 낭비해 버린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와 같은 경험을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일부의 악착같고 의지가 강한 사람은 재산이 자꾸자꾸 불어나겠지만 대 다수는 야금야금 코인을 팔아서 달달한 과자와 고기와 음료로 배를 채우며 만족하고 있는 필자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약간은 안도하게 되는 것이다.
한 살 한살 나이를 먹어가며 느슨해진 경제관념으로 어느새 낭비와 사치는 내 일상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누군가가 고기를 사먹기 위해 팔아버린 코인을 구입한 사람이 부자가 되듯 아직 눈치 채지 못하고 팔아버린 코인을 내가 주워 모은다면? 그렇다! 아직 모두가 깨어난 것이 아니다! 아직도 나에겐 기회가 있다! 이렇게 후회하고 반성하며 만회 할 기회를 얻고자 글을 남겨 본다.
아... 이글을 보고 다들 절약하고 알뜰하게 코인을 모으고 나 빼고 다들 부자가 되어버리면 어쩌지... 한 알의 겨자씨로 숲을 만들 것인가 ’머스타드소스‘를 만들어 핫도그에 발라 먹어 치울 것인가... 일단 팬케이크 한봉 뜯고 팹시 한모금 마시면서 생각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