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삐끗...아....아프다.

yanca(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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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전에 무거운 것을 들려다가 허리가 아파서 주저 앉게 되었다. 설 수도 앉을 수도 없고 간신히 누워서도 뒤척일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나는 처음에 이것이 디스크인가 라고 생각했지만 디스크는 아니었다. 다리가 직각으로 둘 다 올라갔기 때문에 과거 군 제대후 있었던 허리 통증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사람이란 여러차례의 경험을 통해 학습하는 능력이 있다. 나는 이 고통도 곧 나을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고통은 잊어버리고 있었다. 근 몇년동안 허리가 아플일이 없었다.

인간은 고통스런 기억은 금방 잊어버리는 생존본능이 있다. 끔찍한 고통도 금새 잊고 헤헤거리며 살아갈 수 있는것이다. 그래야만 웃으며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참 바보같게도 나도 무거운 것을 들면 안된다는것을 잊고 살았다. 한참을 잊고 살 수 있었으니 참 다행이기도 했구나 싶다.

사고의 현장에는 내 동생이 있었다. 나와 함께 사십년 가까이 살아왔지만 녀석에게 디스크나 비슷한 경험은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몸을 엄청 사리며 일을 할 때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뺀질거리는 녀석이다.

나에게는 두명의 형제가 있다. 형과 동생. 삼형제중 중간인 나에게 둘은 세상을 비추는 거울과 같다. 내가 아파서 누워있게 되자 형은 전화를 받고 파스와 약을 사왔고 바닥에 깔개를 깔아주어 눕게 해 주었다. 동생은 구급차를 불러야한다고 호들갑을 떨다가 이것저것 검색을통해 주둥이를 털기 시작했다. 디스크가 어쩌구 허리통증이 저쩌구...

내가 참 바보같은게 형이나 동생이 일을 안하려하니 내가 다 해버리자는 마음으로 평소에 일을 주도 했었다. 군대도 정식으로 다녀온것은 나 뿐이라서 일을 밀어붙이는것도 내가 주도해 왔었다. 형은 공부를 한다고 미루고 미루다 방위산업체를 나왔고 동생은 제주도 전경을 나왔는데 말로만 모든일을 다 할것처럼 뺀질거린다. 천천히 일을 다 마무리 하긴 하지만 시키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전형적인 로봇이다. 그러니 허리에 무리가 갈 일이 없었던 것이다.

어제도 그 전날 형과 동생이 무거워서 불가능하다는 욕조를 꺼내는 작업을 답답해 보다 못한 내가 꺼내서 허리에 무리가 갔던 모양이다. 무식하게 힘만 쓰면 허리는 아픔으로 사용자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준다. '몸을 함부로 사용하기 전에 머리를 먼저 써라~' 라고 말이다. 나는 머리를 쓰기전에 몸을 쓰는 스타일이라서 항상 어딘가가 고장이 나고 있다.

반성하는 시간을 이틀이나 누어서 천정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상념에 빠져들고 있다. 나는 지금 내 아픈 허리보다 동생의 말 때문에 정신이 없다. 녀석은 허리를 아파본 적이 없다면서 나에게 병원가서 주사를 맞고 와서 하던 작업을 같이 마무리 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나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틀만에 간신히 이를 악물고 일어난 형에게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 할 수가 없었다. 타인의 고통을 모르니 저런 말을 하겠지.. 라고 넘기고 싶지만...사이코패스가 괜히 생기겠는가...

나중에 네녀석이 디스크같은게 와서 아파서 아야아야할때 두고보자 했다. 나는 씨익 웃으며 오늘의 일을 상기시켜 주리라 마음 먹었다. 아야! 하며 쓰러져서 바닥을 구더기 처럼 기어다니며 똥오줌 해결할 일이 걱정일 정도로 아플때 오늘일을 차근차근 상기시켜주리라. 그것이 형으로써 꼭 해줘야할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형으로써 꼭 해줘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두고보자. 나쁜녀석. 이 글도 보겠지. 꼭 봐야할텐데... 내가 오래 살아야 그런날을 볼텐데... 아...아프다. 너무 아파서 눙물이 고인다. 마음도 아프다.

어려서 부터 하도 여기저기 아픈 나에게 나보다 한참을 더 엄청 아파보신 어머니께서 어느날 말씀을 주셨었다. '그정도도 아프지 않고 사는 사람이 어디있겠니. 다 살아진다.' 나는 그 후로 모두가 이정도는 아프고 살겠지...생각했었다.
왠걸...감기만 걸려도 지랄옘병을 엄청 해대는 동생이나 친구가 나에게 엄살떤다고 말을 할땐 두고보자 이를 갈고 있다. 그러다가 감기라도 걸려서 갤갤대면 나는 교훈을 주고 있는 것이다.

내가 아프면 남도 그정도는 아픈것이라는것을 왜 1도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처럼 많은지... 의학의 발달이 이처럼 이기적인 세상을 만드는것은 아닌지... 생각이 많은 어제와 오늘이다.

아파본 사람이 겸손도 배려도 할 줄 안다.

아프지 않고도 겸손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는 여러분들 되시라... 글을 남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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