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미언 여러분, 안녕하세요?
한재연(@witism)입니다.
어제 평창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경기를 텔레비전 중계로 보았어요.
보면서 생각한 몇 가지를 여기 적어둡니다.
캐스터는 말 그대로 중계를 해야지, 과도하게 응원만 해서는 곤란하다. 최대한 중립적으로 경기의 여러 요소를 말로 전달하는 데 전력을 다해야 옳다. 화면은 시청자도 보고 있다. 따라서 라디오 중계가 아닌 이상 화면을 직역하는 중계보다는 화면에 나오긴 하지만 생소한 요소에 대해 알려주는 게 좋을 것이다. 이를테면 어떤 선수가 특정한 동작을 취했을 때, "아, 대단하네요!"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저런 동작을 그 종목에서는 어떤 용어로 부르는지, 그것이 외국어라면 무슨 뜻인지 해설자와 함께 대화 형식으로 알려주는 게 좋다.
해설자는 시청자를 대표한 응원단장이 아니다. 누구보다도 차분하게 경기를 분석해서 왜 저런 플레이가 나오는지 알려줘야 한다. 특히 선수 출신 해설자라면 경기 상황에서의 선수만이 갖는 특수한 심리 상태를 시청자에게 전달해줄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여자 아이스하키 중계를 보다가 해설자가 몇 번이나 "괜찮습니다. 잘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는데, 사실 이런 말은 해설이 아니다. 점수를 내줘도 괜찮습니다, 상대편 골문 앞에 가서 미적지근한 플레이를 해도 괜찮습니다, 라고 했는데 무엇이 괜찮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렇게 괜찮다, 괜찮다 라는 감정적이고 주관적인 평보다도 지금 상황에서 왜 저런 플레이가 나오는지, 어떤 식으로 경기를 풀어나가야 하는데 왜 그렇게 안 되는지를 알려주는 것이 낫다. 아니면 한국 아이스하키의 현재 상황을 진단하고 발전 방향을 제시한다든지.
요약하자면 스포츠 중계가 감상적인 응원, 흥분 상태의 울부짖음으로 점철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팔이 안으로 굽는 중계나 해설은 삼가야 옳다. 내로남불 식의 발언은 스포츠 중계에서도 경계해야 한다. 상대 선수가 한 반칙은 대단히 잘못한 것이라고 분개하고, 우리 선수의 반칙은 어쩌다 한 실수라고 하는 식의 멘트는 중계 방송을 단지 소음으로 만들 뿐이다.
* 평창올림픽 공식 마스코트 수호랑과 로고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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