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립학교 분쟁 조정 기구에도 뻗친 양승태의 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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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분위 전면적으로 개혁해서 ‘사학분쟁조장위’라는 오명 벗어나게 해야

지금 전국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당시 대법원의 천인공노할 판사 사찰·정치 공작·재판거래 문제로 들끓고 있다. 모든 것이 사실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해도, 지금까지 밝혀진 문건들과 사실만으로도 사법부 독립 파괴, 직권남용, 증거인멸 의혹들이 차고 넘치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사법농단 세력들을 전원 구속 엄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는 것이다. 오죽하면 법률가들이 사상 최초로 대법원 앞에서 노숙농성까지 돌입했겠는가. 앞으로 이들의 사법농단 행각이 낱낱이 만천하에 드러나 석고대죄의 엄정한 심판이 내려져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양승태 대법원의 재판 공작으로 인해 엄청난 피해와 고통을 당한 이들에 대한 원상복귀와 적절한 배상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과 적폐 행각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좀먹고 있는 사학비리를 척결하기 위한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 마저도 양승태식 농단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현행 사분위는 2007년 개정된 사립학교법에 따라 설치된 기구로서 11인의 위원으로 구성되고, 대통령과 국회의장이 각각 3인, 대법원장이 5인을 추천하는데, 위원장은 대법원장이 추천한 인사 가운데서 선출되게 되어 있다. 사분위 구성이 이렇게 되어 있다 보니 이명박·박근혜 정권 하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자유한국당 류의 정당 등이 추천한 인사들이 사분위를 장악하게 되었고(참고로 대법원장 임기 6년, 사분위원 임기는 2년 이다), 그들은 쫓겨난 구 비리재단이 새롭게 구성된 이사회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게 해주는 황당한 결정을 내려, 전국적으로 수십여 개 대학에 비리재단이 다시 대학을 장악할 길을 확 열어줬다. 이는 가히 사학참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즉, 이명박·박근혜 세력이 국정 농단을 일으킨 것도 모자라, 양승태 사법 농단 세력들과 손잡고 사학 농단·교육 농단을 저지른 것이다.

더 심각한 일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퇴임 전 2인의 새 사분위원을 추천하였다는 점이다. 이들은 사학비리 세력과 유착 의혹이 제기된 특정 로펌(법무법인 바른·법무법인 동인) 소속의 변호사들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그들을 추천한 것부터가 매우 문제가 많았고, 더욱 황당한 것은 국민들의 감시가 느슨한 틈을 타 그 중에 한명이 문재인 정부에서의 첫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으로 거론이 되었다는 것이다.

내막은 이렇다. 지난 5월 28일, 서울교대에서 새로이 바뀐 사학분쟁조정위원들을 중심으로 첫 회의가 진행되었고, 이들 중에는 위에서 지적한대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추천한 비리 사학재단과의 유착 의혹이 있는 특정 법무법인 소속의 변호사들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들 중 1명이 대법원장이 추천한 인사가 사학분쟁조정위원장으로 선임된다는 규정을 악용해 촛불시민혁명을 통해 탄생한 문재인 정부 하 첫 사분위원장으로 선출될 뻔한 것이었다. 아직 대통령과 국회의장이 추천한 인사들이 다 선임되기도 전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추천한 인사가 사분위원장으로 선출되었다면 사분위의 파행과 사학 농단은 당분간 계속되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참으로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상황을 파악한 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등 교육·시민단체들이 5.28일 사분위 회의 몇일 전부터 집중적으로 문제제기를 했고, 뜻있는 새 사분위원 중 일부 위원도 비슷하게 문제를 제기하면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추천한 특정 로펌 소속의 변호사가 사분위원장으로 기습적으로 선출되는 것은 막아냈지만, 앞으로도 우리 국민들과 교육·시민단체들이 면밀히 감시하고 대응해나가야 할 것이다.

사분위는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그동안 63개 학교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60개 학교에 비리재단을 복귀시키는 결정을 하였고, 그 결과 사학 현장에 극심한 분쟁이 재발하게 만들고 더 나아가 사학비리가 창궐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사분위는 57개 대학의 정상화 과정에서 사립학교법이 규정한 개방이사를 선임하지 않는 불법까지 자행했다.

그런 상황에서 그동안 사학비리 재단과 유착 의혹이 있는 법무법인 바른·동인 소속의 변호사를 또 다시 사분위원으로 추천해 임명케 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잘못은 결코 가볍지가 않다. 나아가 법무법인 동인의 변호사들이 이미 3기, 5기 사분위의 위원장으로 사분위 파행·왜곡에 제일 큰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새 사분위 위원장 후보로도 법무법인 동인 소속의 변호사가 거론되고 있는 것 자체를 우리 국민들은 결코 용납할 수 없을 것이다.

다종다양한 유형의 모든 권력형 비리가 다 나쁜 것이긴 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최악의 비리 중 하나를 꼽으라면 그것은 교육비리·사학비리일 것이다. 그 자체라도 해당 교육기관과 사회에 매우 파괴적인 영향을 끼치지만, 동시에 자라나는 세대와 학생들에게 최악의 상처와 고통을 주는 비리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지금 당장 사분위부터 전면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당연히 그 시작은 문재인 정부의 사분위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인사가 사분위원장이 되는 일은 결코 발생하지 않아야 할 것이며, 동시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추천한 사분위원들의 자발적 사퇴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를 필두로 한 교육·시민단체들은, 6.5일부터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추천해서 사분위원이 된 법무법인 바른·동인 소속변호사들의 사분위원직 사퇴를 요구하며 법무법인 바른·동인 사무실 앞에서 매일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최소한의 양심과 상식이 있다면 그들은 바로 사분위원을 사퇴해야 할 것이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다시 한 번 국민들과 전국의 학생들을 포함한 교육기관 구성원들에게 깊이 사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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