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광주 518미터 타워 건립, 변화와 혁신이 아닌 구시대적 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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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의 심장인 옛 전남도청부터 복원해야

민선7기 이용섭 광주시장의 당선과 함께 취임 초반부터 유난히도 논란거리가 많다. 특히, 지하철 2호선 건설과 5.18 빛의타워, 경제문화부시장 후보 등과 관련한 얘기들은 심란하기까지 하다.

그중에 5.18 빛의타워 건립을 둘러싼 논란은 이용섭 시장의 태생적 한계와 정체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비아냥과 함께 ‘변화와 혁신’이 아닌 토건중심의 구시대적 개발정책과 관료출신다운 구태적 발상 아니냐는 시민사회의 비판이 거세다.

이 시장은 취임을 하자마자 ‘5.18 광주를 상징하는 518미터 타워 건립의 공론화 필요성’을 제기하며 ‘지역 특화산업인 광산업 기술력을 더하면 세계적 명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리더는 고독하고 힘든 결단을 내려야 한다, 여론조사만 따른다면 왜 능력을 갖춘 시장이 필요하겠냐’며 강한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애초에 선거과정에서 동구주민들에게는 518미터 타워를 동구에 건립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다녔다는 얘기도 있고,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양향자 예비후보가 이시장의 캠프에 결합하자 양 후보의 핵심공약을 대책없이 덥석 물었다는 소리도 있다.

임기 시작부터 시민단체와 언론의 비판이 가열되자, ‘아직 결정된 것도 아닌데 시민단체가 기정사실화 하면서 무책임하게 공격을 일삼으면 되냐’며 발끈했고, 급기야 ‘혁신위가 제안한 검토과제일 뿐이며,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라는 언론발표까지 하며 불끄기에 다급한 모양새다.

그러나 민선 7기 첫 기자간담회를 통해 “광주의 자산을 활용한 랜드마크, 광산업 발전, 미래먹거리, 해외사례 등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측면도 적지 않고 민간이 돈을 만들고 분양 등을 통해 수익을 낼 수도 있는 문제”라고 정제된 소신을 밝힌 것을 떠올리면 당분간 백지화 선언까지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오히려 수면 아래에서는 끊임없는 모색과 검증되지 않은 청사진을 흘리면서 찬성여론을 유도하는 등 논란을 재발시킬 가능성이 크다.

‘광주의 상징이자, 관광명소가 될 만한 518미터 타워를 건립하자’는 주장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소모적 논쟁만 되풀이하다 백지화되었던 철지난 메뉴에 불과하다.

2005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물 상부에 518미터 높이의 민주·인권타워를 세우자고 할 때도 마찬가지고, 2013년 전남도가 무등산 정상에 518미터 타워를 건립해서 케이블카를 운영하자는 아이디어가 제출될 때도 논란 끝에 없던 일로 된 바도 있었다.

그때보다 세련된 그림을 제시했지만 이번에도 역시 허망한 과욕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도시를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꼭 거대한 위용을 과시하는 건축물이어야 하는가’라는 반론과 더불어 ‘민주·인권평화라는 광주의 이미지와는 부합하지 않다’라는 의견, 천문학적인 비용은 물론, 장소 확보도 마땅치 않을 뿐더러 경제성 측면에서도 시민의 공감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6.13 지방선거 때 ‘묻지마 투표’ 바람에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신임 시장의 위세가 결코 가볍지는 않다. 시민의 선택을 받아 당선된 시장의 권위를 함부로 폄훼할 수도 없다. 장관의 경력까지 줄곧 고위관료를 거쳐 두 번의 국회의원, 대통령직속 기구인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까지 역임했던 터라, 더구나 두 번의 고배를 마시다 세 번째 당선된 시장이기에 누구보다 의욕에 차 있을 터인데, 임기초반부터 시민단체와 언론의 비판이 결코 달갑지는 않을 것이다. 자칫 여론에 밀려 자신의 공약마저 쉽게 포기했다는 소리는 자존심의 문제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이럴 때 자신도 모르게 독선과 관료주의가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혹시라도 일각의 우려와 일방적 편견이 실재로 현실화 된다면, 시장 개인도 시민들도 다함께 불행할 뿐이다.

5.18의 심장인 옛 전남도청부터 복원해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5.18 기념과 지역의 역사 문화자산을 바탕으로 한 지역경제 발전을 꾀한다며 그럴듯한 도시비전을 제시하지만 현실에서는 광주의 정신과 가치, 도시정체성과는 무관한 대형 토건공사와 부동산 개발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 7천억원 이상을 투여해 5.18을 모토로 아시아와 소통하는 문화발전소, 지역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기대했던 아시아문화전당의 실패는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가.

무조건 5.18이라는 이름을 갖다 붙였다 해서 다 광주다운 것이 되는 건 아니다. 5.18과 광주정신, 도시의 역사와 전통을 중심으로 한 고유의 자산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고서 겉모양만 화려하게 꾸미는 것은 사상누각에 불과 할 수 있다. 애초에 존재했던 5.18의 역사적 자산을 훼손하면서까지 문화요, 지역경제요, 새로운 랜드마크요 하는 것은 천박한 졸부를 꿈꾸는 것에 다름 아니다. 5.18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옛 전남도청의 복원부터 생각 할 일이다. 지금도 방치되어 있는 지역의 역사적 문화적 자산들이 수두룩하다. ‘가장 광주다운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다는 발상이 필요하다.

지역의 역사적 문화적 유산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볼 줄 아는 안목, 이를 기반으로 예술이나 생태 문화적 마인드를 접목시켜 종합적인 기념사업을 계획하고 이와 연계된 경제문화전략 도시발전 전략을 세워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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