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4시 꾸역꾸역 일을 마치고 집에 도착해 샤워를 하니 새벽 5시 30분. 8시에는 일어나야 다음날 있을 교육을 들을 수 있기에 억지로 몸을 이불 위에 뉘였다. 출근이 아니라 교육을 받으러 간다는 것이 불행중 다행이었다.
5분 단위로 맞춰놓은 알람에 눈이 떠져 일어나자마자 부랴부랴 짐을 챙기고 교육장으로 향했다. 카카오맵이 알려준 경로로 갔으나 길을 찾기 어려워 헤매고, 마스크를 낀 상태에서 엄청난 수의 계단을 오르다보니 안경에 김이 끼고 땀이 뻘뻘나서 결국 안경과 마스크를 벗어재낀채 세미 산행을 했다.
가까스로 도착한 교육장. 평소 같았으면 대충 수업을 듣고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커피타임을 즐겼겠지만, 곧 시험을 봐야했기에 졸린 눈을 억지로 뜨며 열심히 수업을 들었다.
수업이 끝난 후 오랜만에 대학교 후배들을 만나기로 했다.
이번에 수련 시험에 합격해 취업하게 된 후배를 축하하기 위해, 논문학기가 되어 논문을 쓸 후배를 위해, 그리고 1년간 잘 버텨 여기까지 온 나와 친구를 위한 신년 모임이었다.
종로 5가 곱창골목에 도착했는데, 분위기가 너무 무섭고 젊은 사람들은 우리 뿐이었다. 사전에 정보가 없이 곱창이 먹고싶다는 일념으로만 찾아왔기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결국 제일 밝고 사람이 많은 가게를 선택했다. 이름이 대전 곱창이었나.
부부가 운영하는 곳이었는데, 아주머니는 곱창을 만들고 아저씨는 서빙을 헀다. 아저씨는 친절하시긴 했지만 서빙이 느렸고, 음식도 맛있었지만 나오는 속도가 느렸다. 그래도 곱창이 아주 맛있어서 불만은 금방 사그라들었다. 야채곱창과 막창의 순서로 먹었는데, 반대의 순서로 먹었다면 훨씬 맛있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결론적으로 둘 다 맛있긴 했으니 그걸로 됐다.
그다음엔 조금 걸어 광장시장으로 향했다. 광장시장에서는 후배가 알고 있다는 맛집에 갔다.
광장시장에서는 역시 육회와 빈대떡을 먹어야한다. 사실 이전에 왔을 땐 육회와 빈대떡이 그닥 맛이 없었다...
하지만 오늘 후배가 추천해준 맛집은 정말로 맛집이었는지, 육회가 맛있었고 특히 고기완자의 맛이 일품이었다.
다른 후배가 새로 취업한 후배를 위해 사온 케잌. 대학교 앞에 있는 디저트 가게에서 사왔다는데 정말 맛있었다. 나도 대학원 시절 자주 가곤했던 그 곳. 문득 대학교 시절의 사람들과 대학교 앞의 음식을 먹으니 그 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맛있는 음식과 술을 한잔 하며 대학시절 이야기, 여태까지 힘들었던 이야기, 앞으로 살아갈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계속해서 인생은 힘들겠지만, 그래도 그 와중에 즐거운 일은 분명히 있을 것이고, 이렇게 가끔씩 만나서 훌훌 털어버릴 수 있다면 그래도 살 만한 인생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