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u robotics 입니다.
아까 의사성상님 글에 답글을 달고 나서
가만히 있는데,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나서
썰이나 좀 풀어볼까 합니다.
저는 군대를 포병연대 작전병을 나왔습니다.
어떤 사람은 행정병이라서 땡큐보직이라고 생각하지만,
야근이 1일이 아니라 최대 5~6일까지 연속으로 이어지는
죽음의 라인업이었어요.
작전병 야근의 무서움은
새벽3시까지 일한 다음 날에도
군인이기 때문에 6시에 기상한다는 것이죠.
그게 6일이 이어지면 진짜 정신 못 차리는 날도 있죠.
(물론 365일 야근은 아니었지만,
야근 안 하는 날은 드물었고요.
주말에도 일하는 게 당연할 정도였죠.)
사실 아무도 안 할려는 보직이었는데요.
저는 오히려 빡쎈게 좋아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작전이란게
뭔가 JQ를 쓸 것 같기도 하고 해서요.
연대에 가기 전에
사단에 잠깐 들렀었는데요.
사단에서도 군수병을 갈 찬스가 있었어요.
저한테 이렇게 묻더군요.
"변기 청소를 해야 되는데 할 수 있겠냐?"
저는 "변기 청소 같은 거 못 합니다." 하고 거절했고,
결국 다른 녀석이 사단 군수과에 들어갔어요.
알고보니 사단이 더 널럴했고 복지도 더 좋았고,
어려운 일은 변기 청소가 끝이었지만,
전 솔직히 관심 없었습니다.
나중에 연대 애들은 그 말 듣고 편한 자리 걷어찼다고 아쉬워하던데요.
저는 연대 작전병이 더 빡쎄서 좋았습니다. ㅋㅋㅋ
아무튼, 상병 5호봉 쯤에
굉장히 신기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 때는 휴가 가기 전이었는데
머리 깎을려고 군대 이발소에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가끔 갈구지만 귀여운 까불이 선임이
저보고 논다면서 시비 걸더니
자기 먼저 깎겠다고 새치기를 하더군요.
그러려니 하고 있었는데요.
선임 차례가 되기 바로 직전이었습니다.
이발병이 머리 깎는 사람의 귀를 잘라버렸습니다.
사람 귀가 잘리는 것을 처음 봤거든요.
너무 놀라서 처음에는 이게 뭔가 싶었는데요.
피가 사방에 튀고 으아아아아악 소리를 지르면서
그 사람이 귀를 잡고 튀어나갔습니다.
이발병이 제 선임 얼굴을 보는데
선임은 놀라서 뒤로 한 번 넘어지고
냅다 도망갔어요.
저는 귀 자르는 사람 아니면 깎고 싶었는데
귀찮게 됐다고 생각하고
천천히 돌아왔습니다.
내무실에 와보니깐
선임 얼굴이 파랗게 질려서
엄청 큰 소리로 이야기하고 있더군요.
그냥 천천히 다니다가
내 귀가 잘렸으면 어땠을까 상상해보니깐
갑자기 찌릿하면서 공포감이 몰려왔어요.
그리고 며칠 뒤에 들은 얘긴데
녀석은 영창을 갔다고 하는군요.
원래 그 녀석을 엄청 갈구던 선임인데
실수인척 하면서 귀를 잘라버렸다고 합니다.
참 인간관계는 평소에 잘 해야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