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에 좀 일찍 도착해 시간을 죽이러 반디앤루니스에 갔습니다.
서가를 훑다보니 '유혹하는 글쓰기'가 보였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잡문을 쓰는 일로 여가를 보내고 있다 보니
책 제목을 보고 그냥 지나치기가 힘들었습니다.
심지어 저자도 그 유명한 스티븐 킹.
쇼생크 탈출, 그린마일, 미저리 등등...
소설로도 성공했으며,
소설을 기반으로 한 영화들의 대성공으로도 유명한 작가죠.
작가가 작가라 그런지, 책 자체의 구성도 재미있게 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작가로서의 삶을 돌이켜보며
인생에서 있었던 순간순간의 굴곡들과
그 과정에서 체득한 글쓰기의 비법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갑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누구든 문필가의 자질을 어느 정도는 타고 났으며,
이것은 갈고 닦기에 따라 발전시킬 수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 모두는 생각하고, 말하고, 씁니다.
의식적으로 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가능한 영역의 일인데,
마냥 어렵게만 생각하고 타고 나지 않으면 할 수 없다고
덮어놓기엔 글쓰기가 주는 즐거움이 너무 아쉽습니다.
스팀잇이라는 공간에서 글을 쓰고 계신 여러분들도
많은 부분 공감하실 수 있는 이야기일거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이야기들이 한 권이라는 분량 안에 알차게 들어있지만
무엇보다도 이 책을 읽고 나서 얻은 교훈을 정리하면
1의 경우
평소 주위를 잘 쳐다보지 않는 편인데
다양한 소재 또는 생각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위를 잘 둘러보며 소재를 갖춰두자는 것이 하나,
독자에게 원하는 효과를 주기 위해서
각 상황에 맞는 문체나 기술들을 익혀둬야겠다는 점이
다른 하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를 위해서 자주 관찰하고,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2의 경우는 특히 찔리면서 읽은게
글을 늘여쓰는 버릇이 들어있어서
'이해하기 쉽게', '군더더기 없이' 글을 쓴다는 게
항상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지금만 봐도 그래요...)
어렸을 때 '독후감 : 200자 원고지 10매 채우기' 같은
분량압박에 대응하는 법을 익히다 보니 든 버릇일까요.
상투적인 수식어를 배제하고, 군더더기를 잘라내는 게
아직은 쉽지 않지만, 계속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얼핏 들으면 단순하고 당연한 이야기같지만
책에 실린 사례들과 함께 읽다보면
더욱 더 설득력있게 다가온다는 점이 인상깊습니다.
여하간, 대가는 대가의 노하우가 있다는 말이
썩 틀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사실 무언가를 얻기 위한 자기개발서 양식의 책들을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몇 권 읽어봤는데, 읽을 때만 무릎을 치고 결국 바뀌는 게 없었거든요.
자기개발서로 얻은 건 '자기개발'이 아니라 '내가 개발되는 환상'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예외로 둬도 되겠습니다.
설령 내가 더 나아지지 않더라도, 책 자체로도 재밌으니까요.
덤으로 내 글쓰기가 더 좋아질 가능성도 있으니, 플러스 알파라고 할까요.
한 줄로 정리하면 '재밌는 글쓰기에 대한 재밌는 책'.
추천해드릴만한 책입니다.
이상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김영사, 정가 12,000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