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자꾸 눈에 보이는 녀석이 있었습니다.
와사마요 라면 2종.
와사비를 먹게 된 게 대학들어간 후였으니
사실 와사비가 아직도 '먹을 수 있는 재료' 정도지
좋아하는 재료는 아니긴 하지만,
자꾸 눈길을 끌어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한 놈은 삼양, 한 놈은 오뚜기.
사 와서 계속 쟁여두다가
오늘 점심에 하나, 저녁에 하나
하나씩 꺼내 먹어보았습니다.
첫 번째 타자는 삼양의 와사마요 볶음면.
와사비 소스, 마요네즈 소스, 오리엔탈 소스의 세 종류 소스가 들어있습니다.
건더기는 기본으로 조금 들어있고,
면을 삶은 뒤 세 소스를 쭉쭉 뿌려주면 됩니다.
와사비 소스는 취향에 따라 조절하라고 했지만
처음 먹을 땐 그런 거 없습니다. 일단 다 쭉쭉 짜버립니다.
섞어놓고 나니 제법 때깔이 납니다.
의외로 녹색이 별로 진하진 않네요.
한 젓가락 하려고 집어 입으로 가져가는데
눈이 맵습니다. 이건 생각도 못 했는데...
생각이상으로 센 와사비 향에 당혹하지만
어렸을 때의 내가 아닙니다.
마음을 굳게 먹고 먹어봅니다.
과연...!
코가 뻥 뚫리는 기분이 콧 속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옵니다.
신기한 건 제법 맵기는 한데,
또 그렇다고 못 먹을 정도는 아니고
마요네즈의 기름지고 단 맛과
간장소스의 짭짤달콤한 맛이 어우러져
의외로 괜찮습니다.
와사비의 톡 쏘는 매운맛이 먼저 스쳐지나가고 나면
나머지 무거운 맛들이 뒤를 달래주는 기분.
어쨌든 한 그릇, 순식간에 먹어치워버렸습니다.
뭐, 사실 양이 많진 않으니까요...
그리고 나서 저녁.
두 번째 손님이 찾아옵니다.
오뚜기의 와사비 마요볶이.
겉보기엔 고만고만하네요.
개봉해보자 구성이 약간 다릅니다.
이쪽은 와사비와 마요를 합쳐 와사마요 소스로 묶어놓고
액체소스(삼양의 간장소스와 비슷한 물건입니다)와
별첨 건더기소스가 들어있습니다.
어차피 이 쪽도 다 삶은 뒤 소스 3종을 털어넣고 비비는거니까,
별 고민없이 진행합니다.
일단 소스를 쭈우우욱 짭니다.
잘 비비고 난 후, 별첨스프를 뿌립니다.
확실히 별첨 건더기스프를 뿌리니 뭔가 있어보이네요.
사실 별 거 아닌데....
오뚜기는 이걸 노린걸까요.
결국 한 번 더 섞어줘야 할 물건이었지만,
이렇게 비비고 뿌리니까 때깔은 좀 나네요.
결론적으로 맛의 구성에서 큰 차이는 없습니다.
뻥 뚫리는 알싸한 매운맛 + 짭쪼름달콤느끼.
둘 다 예상보다 와사비향이 강한 것 때문에 약간 당황은 했지만
불닭볶음면 같은 케이스가 이미 증명했듯이
오히려 이런 컨셉이 잡힌 물건은 약간 무리해서라도 훅을 잡아야
나중에 다시 생각나고 집어들게 되는 효과는 있는 거 같습니다.
굳이 두 제품의 차이점을 좀 잡아보자면
삼양은 와사비 소스와 마요소스가 분리되어 있어서
와사비에 약한 사람은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 반면,
오뚜기는 그런 거 없기 때문에 와사마요 소스 자체를
적게 넣지 않는 한 와사비 함량을 줄일 방법이 없다는 게 하나,
기본 건더기의 양은 대체로 비슷한데
오뚜기의 별첨건더기스프가 생각보다 적절해서
씹히는 맛도 있고 보기에도 좋았다는 게 하나.
결론적으로 막상막하처럼 보이지만
오뚜기 와사비 마요볶이를 먹었을 땐
먹기 전에 빵을 좀 먹고 먹었는데도
둘의 맛을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했으니
오뚜기 와사비 마요볶이에 판정승을 줍니다.
그리고, 전 어차피 맵고짜고달고쓰고간에
스프량 조절이라는 걸 안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저 세심한 배려가 저에겐 무용지물이라는것도 있고.
양은 둘 다 115g.
칼로리는 470 vs 495.
사실 라면먹으면서 신경 쓸 수치들은 아닙니다만(...)
둘 다 괜찮은 물건이었습니다.
얼마전에 먹어본 농심 참치마요 비빔면같은 경우는
까놓고 오뚜기 와사비 마요볶이에서
와사비 스프만 뺀 수준의 물건이라
별로 흡족하지 않았는데,
이 둘은 컨셉도 명확하고 맛도 괜찮았습니다.
마요폭탄이다보니 느끼한 뒷맛때문에
탄산이나 커피가 땡긴다는 것만 빼면 그럭저럭...
여기까지, 와사마요 2종셋 후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