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야 배낭 단디 메라 13화>
"태국의 1바트 정수기의 비밀"
글/그림 키만소리
노점상의 음식과 길거리에서 파는 주스를 아무리 마셔서 멀쩡했던 나의 장은 1바트 정수기 한 방으로 너덜너덜해졌다. 효밥이는 하루 이틀 정도안에 금세 괜찮아졌지만 효밥이보다 더 많은 물을 마신 나는 2주가 넘는 시간 동안 변기와 물아일체가 되었고, 살이 무려 3킬로나 빠졌다.
어찌나 독한 장염이던지 한국에서 가져온 약과 인터넷에서 본 식이요법은 먹히지도 않았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나의 대장 후룸라이드 덕분에 화장실에서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었다. 너무 아파서 세계 여행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엄마 보러 한국에 가고 싶어서 변기에 앉아 울기도 했다. 일주일이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길래 태국 약국으로 달려가, 손짓 발짓으로 나의 강력한 고통을 묘사했다.
(배를 문지르며) 나 배가 너무 아파ㅠㅠ
(엉덩이를 가리키며) 멈추지 않고 계속 나와ㅠㅠ
나의 몸짓 발짓을 보던 태국 약사가 처음에는 변비약을 꺼내 주더니, 추가된 나의 고통스러운 표정 묘사에 아하! 하면서 블로그에서 봤던 약을 건네주었다.
장염 약을 먹자마자 대장 후룸라이드는 작동을 멈췄다.
역시 현지의 병은 현지 약으로 잡아야 했던 것이다!!!!!
태국 병균은 그렇게 태국 약에 의해 이틀 후에 박멸되었고, 1바트 정수기 장염 사건 이후로 나의 장은 아무리 더러운 것을 먹어도 튼튼함을 뽐내고 있다.
p.s 제가 마셨던 1바트 정수기의 물은 정제된 수돗물이라고 하는데, 먹어도 괜찮은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 분들은 강철 대장을 가지신 축복받으신 분들인 것 같아요..... 우리 같은 유리 대장러들은 물을 사 먹도록 합시다.
이렇게 좋은 레지던스에 비치된 정수기라서 의심 없이 마셨다가 장장 2주동안 화장실과 변기일체가 되었다.
이게 바로 나에게 장염을 선사해준 1바트 정수기! 마셔도 문제 없었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우리는 둘 다 마시고 바로 장염이 왔다....
글/ 그림 키만소리 (ki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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